[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곡물 등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원료 배합 비율을 바꾸거나 대체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원료인 곡물 수급이 어려워졌고, 가격도 올랐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식당용케챂의 일부 원료를 변경했다. 해당 제품은 식당용 케찹 9종으로, 과당을 줄이고 설탕 비율을 높였다. 오뚜기 측은 표시사항 변경 없이 기존 포장재를 그대로 사용할 예정으로, 소비자에게 관련 정보를 알리기 위해 홈페이지에 변경된 표시사항을 공지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18일부터 한시적으로 ‘칠성사이다’의 원재료를 변경한 상태다. 칠성사이다 페트, 캔, 병 제품에 기존 함유된 원료인 기타과당을 설탕으로 대체해 생산한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해 기타과당 수급이 어려워 포장재 표기사항과 실제 사용 원재료가 상이하게 생산됨을 공지한다”고 밝혔다.
크라운제과는 과자 ‘크라운 C콘칲’, ‘츄러스 시나몬애플파이맛’, ‘카라멜콘 버터크로아상’, ‘콘치 치즈크림’ 등 제품에 들어가는 식용유를 기존 해바라기유에서 채종유(카놀라유)로 바꿨다. 변경 대상은 2022년 7월 1일 이후 생산 제품으로, 제조일 기준 2022년 8월 31일까지 해당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 같은 원료 대체 흐름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다른 업체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표시제도’를 탄력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 대체 원료 사용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기존 포장재 사용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원료 변경 내용은 홈페이지 등에 게시해야 한다.
현재 식품업체들이 사용하는 기타과당(옥수수), 해바라기유 등 원재료는 우크라이나, 러시아가 주요 수출국이다. 수급이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가격 역시 크게 오르면서 기업 입장에선 생산비 부담이 커졌다.
때문에 하반기 식품업계 가격 인상이 상반기에 이어 다시 한 번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계속 나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원·달러 환율 급등 등 영향으로 각종 원료 가격이 오르면서 식품업체들은 가격 인상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가격 인상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CJ제일제당은 다음달부터 카놀라유(500mL) 편의점 가격을 5500원에서 7100원으로 29.1% 인상하고, 포도씨유(500mL)도 8800원에서 1만500원으로 19.3% 올린다. 올리브유(500mL)도 1만1000원에서 1만2400원으로 12.7% 인상된다. CJ제일제당은 앞서 상반기에도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동원F&B도 다음달부터 캔햄 ‘리챔 오리지널(200g)’ 편의점 소비자 가격을 5800원에서 6200원으로 6.9% 올린다. ‘동원참치(100g)’는 3000원에서 3300원으로 10% 인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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