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시사평론가)
2012년 9월6일 오후 3시 프레스센터, 안철수 원장측의 긴급기자회견은 대한민국 정치권의 모든 정치행위와 온국민의 표면적 관심사를 ‘안철수 협박’의 진위공방의 블랙홀로 몰아넣었다.
겨우 겨우 문을 연 19대 정기국회는 이명박 정권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한 야권의 전면공세를 눈앞에 두고 있었고, 새누리당은 현영희의원 공천헌금 수사로 전전긍긍했지만 일사천리로 추대하다시피한 박근혜후보의 이른바 ‘국민통합 광폭행보’의 파급력을 즐기고 있었다.
물론 민주당은 광주 전남의 민심의 선택을 위해 4명의 후보들이 피를 토하는 연설을 할때였다.국민들은 연일 터지는 아동과 여성 성폭력과 묻지마 살상 폭력에 치를 떨고 있는때였다. 이런탓에 민생은 오간데 없어진지 오래됐고, 최근 정치권은 분명히 ‘안철수식 정치의 블랙홀’에 빠져든것이 분명하다.
시비를 건 것은 새누리당과 은밀한 뒷조사와 여론공작이 체질화 된 ‘보이지 않는 손’ 임도 부인할 수 없다.
모든 언론은 지금 안철수 협박사건의 본질을 제쳐두고 ‘친구간 개인적 대화인가 아닌가’, ‘안철수의 뇌물공여와 여자문제의 실체 여부’, ‘친구간 의리냐 배신이냐’, ‘구태정치 논란’등 사건의 본질과는 한참 떨어져 나가 앉아서 공허한 논란들만 거론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사건의 문제의 본질은 대선을 앞두고 비정상적인 방법과 수단을 통한 집권 유혹에 빠진 세력들의 ‘정치적 테러’라는 것이다.
클리어 하고 정상적인 경쟁을 통한 집권보다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야권의 유력후보군에 속하는 안철수원장에 대한 치고빠지는 ‘전형적인 정치테러 행위’라는 것이다.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과 금태섭 변호사간의 오간 대화의 협박성 여부와 사실여부는 궁극적으로 법적 판단의 영역에 속한다 할 것이다.
더구나 안철수교수측의 폭로가 ‘고도의 정치행위’니 ‘야권후보단일화와 연대의 시발점’이니 ‘구태정치’니 하는 것은 비본질적인 것이며, 그것은 정치행위의 영역이니 국민과 여론이 판단할 문제이다.민주당 경선이 안철수 반격으로 ‘초토화’ 되고 대선구도가 ‘박근혜-안철수 구도’ 로 급속 재편되니 하는 섯부른 판단도 한치 앞도 모르는 정치판의 생리를 모르고 하는 소리로 들 릴 뿐이다.
이번 사건은 안철수 원장측의 계산된 고도의 정치 전략적 대응, 나아가 기존 정치권의 대응방식의 답습이라는 의심의 눈초리에 일정부분 눈길을 줄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정 공보위원의 행태는 치졸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고 여당 후보 캠프 공보위원이 대화 사실을 인정하고도 ‘친구간 사적 대화’로 축소하는 모습은 옹색하기까지 하다.
국민들은 이 사건을 접하면서 보다 심각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 이명박 정권하에서 벌어졌던 비뚤어진 대통령 충성라인을 통한 ‘민간인 불법사찰과 감시체제’를 새삼 떠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여론과 언론의 자유,집회결사의 자유를 갖은 불법적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감시하고 통제한 현 정권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직 지워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새로운 정치, 국민통합의 정치’ 를 하겠다며 야심차게 ‘광폭행보’를 하고 있는 박근혜 대선 캠프에까지 드리워져 있는가 의아해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대선이 끝날 때 까지, 아니 평생을 박정희와 유신의 그늘에서 벗어 날수 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두둔하여 자신에게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에서 한 치도 못 벗어나고 있다.
박정희 유신정권의 피할 수 없는 오명이자 정권유지의 본질적 행태는 ‘정보정치’와 ‘공작정치’임은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독재의 수단은 탄압이며 탄압은 ‘물리적인 방법’과 함께 ‘정적 척결’과 ‘정치적 테러’를 통한 공포정치, 국민과 여론통제가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이승만 정권하에 김구, 박정희 정권하의 김대중, 장준하 등 독재에 대항한 큰 인물들은 모두 그렇게 당했던 것 아닌가?
그런 정권을 온전히 체험한 박 후보가 이번 사건에 임하는 자세에서도 정진길 위원을 두고 “협박을 하고 말고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오랜 친구간 개인적 대화로 확대해석이 이해가 안된다’ 는 식의 단순한 ‘아는 친구간 해프닝’으로 치부하는 것은 정말 ‘선거의 여왕’에 ‘꼬리자르기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하나 더 선사하고 싶다.
한나라당 시절 중앙선관위 디도스 테러사건때 연루된 최구식의원, 4.11 논문 표절 의혹때 문대성 의원,성추행 의혹 김형태의원,최근 공천 헌금 관련 현영희,현기환 의원등 사건때 모두 ‘알아서 당을 나가든지’,‘탈당처리’하면서 자신은 성역으로만 남고자 했다.동생 박지만씨의 저축은행 로비 연루의혹도 “박지만이가 아니라고 하니 끝난거다”고 말았다. 아니라면 아닌거지 무슨 말들이 많냐는 것 밖에 안된다.
더구나 이명박 정권의 부정부패뿐만 아니라 현 정권의 잘못과는 일정부분 선을 긋고 있는 박 후보라면, 그리고 정말 이번 사건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대선 캠프내 철저한 자체 진상조사와 엄벌 조치를 하고 당사자뿐아니라 국민에게 사과부터 하는 게 선 조치일 것이다.어디에나 충신은 있다.그 충신들이 잘하여 군주가 성공하면 공신이 되어 발탁되고 삐딱선을 타면 짤린다. 잘되면 내 탓(후보 탓)이고 잘못되면 조상 탓(부하 탓)을 보는 듯 하다.
항간에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후보 청와대 독대 이후 ‘재집권 추구 권력세력’과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세력’ 사이에 ‘연대說’ 을 말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것을 두고 유유상종이라 해야 하는가? 박정희 정권의 어두운 공작정치의 그림자, 이명박 정권의 신종 민간인 불법사찰과 언론과 여론통제. 이러한 유산이 이제 박근혜 캠프, 박근혜식 정치에까지 짙게 깔려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박 후보는 무엇으로 아님을 증명할 것 인가? 이번사건에 대한 야권과 국민들의 비판의 목소리를 개인간의 대화로만 치부하지 말고 ‘나 박근혜는 다르다’는 것을 입증해야할 중차대한 기로에 선 것이다.
지금 국민들이 왜 기성정치의 대안으로 ‘안철수 현상’을 갈망하고 있는가? 상식의 정치, 정직의 정치, 국민과 사회에 책임지는 정치 지도자. 이 모든 것은 ‘새로운 정치’로 표현된다.
여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인 박근혜 캠프에서 먼저 터트린 구태정치의 전형에 대해 우선 박근혜 후보가 ‘새로운 정치’의 모델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국민들은 요구한다. 터트리고 여야가 싸움질하여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모습,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먼저 책임지는 자세, 기성정치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그것을 통해서만 이명박 정권과 그리고 정권의 한축을 책임지고 정치해온 박근혜식 정치의 본질과 차이점을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前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前 청와대 행정관
.前 민화협 부대변인
.前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연구원
.現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現 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