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중앙상선 가족회사 꼬리표…이해상충 논란으로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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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중앙상선 가족회사 꼬리표…이해상충 논란으로 [현장에서]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5.31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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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31일 기자회견…김소영 사퇴 강력 촉구
金, 이해상충 논란에도 인사처 백지신탁 처분 불복
가족회사 ‘외부감사법 시행령 개정’ 수혜 논란 확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31일 서울정부청사 금융위원회 정문 앞에서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가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해상충 논란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비상장사인 중앙상선을 둘러싸고 금융위원회 김소영 부위원장의 이해상충 논란이 불거졌다.

이는 해운선사인 중앙상선이 김소영 부위원장의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라는 점, 그리고 최근 금융위가 시행한 규제 완화책의 수혜 대상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31일 전국금융산업노조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가 함께하는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는 서울정부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소영 부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공투본은 김 부위원장이 중앙상선 주식 209억 원 어치를 보유한 것과 관련해 인사혁신처로부터 공직자윤리법에 어긋난다며 백지신탁 처분을 받았음에도 이에 불복하고 결국 이해상충 논란까지 불러왔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주식보유로 논란이 된 중앙상선은 사실상 김소영 일가의 가족회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앙상선 공동 대표이사 중 한 명인 김동기 대표(김소영 부위원장의 부친)는 지난해 말 기준 지분 7.85%를 갖고 있고, 최대주주인 김지영 대표(김 부위원장의 친형)는 지분 59.05%를 보유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 역시 지분 29.26%를 갖고 있는 대주주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과 김 부위원장의 보유지분을 단순 계산하면 김 부위원장은 배당금으로 10.5억 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고위공직자 중에서도 고액자산가로 꼽히는 김 부위원장의 지난해 기준 재산 신고금액은 293.8억 원이다. 재산 대부분이 중앙상선 보유 주식과 배당금 등으로 형성됐다는 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해상충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양대 금융노조를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이 있다.

기존 비상장사라도 상장회사와 유사한 수준의 회계규제를 받는 ‘대형비상장회사’ 기준이 대폭 완화됐는데, 김 부위원장의 가족회사인 중앙상선도 그 수혜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일부터 시행 중인 개정 시행령은 기존 대형비상장회사 기준을 자산총액 1000억 원 이상에서 5000억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앙상선의 공시 상 지난해 말 자산총액은 1717억 원으로 개정 시행령 상 대형비상장사 기준에서 벗어났다. 이에 따라 상장사에 버금가는 회계규제를 피하게 됐는데, 문제는 해당 시행령 개정 추진을 금융위원회가 맡았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김 부위원장 재직 기간 중 가족회사가 수혜 대상이 되는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면서 이해상충 논란으로 확산된 모습이다.

공투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형 비상장사에 대한 기준 완화 논의는 김 부위원장 취임 직후 출범한 3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거쳐 구체화됐다”면서 “누가봐도 이해상충 정책 개입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김 부위원장은 모든 관련성을 부정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노조 박홍배 위원장은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공공재 발언과 완전 경쟁 체제 필요 발언 이후 금융위원회과 총대들 메고 은행 경영제도 개선 TF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면서 “김소영 부위원장은 본인의 재산 증식을 위해, 패밀리 비즈니스를 위해 대한민국 정책을 조종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에 대한 불수용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위원장은 “금융노동자들은 김소영 부위원장이 추진하는 모든 정책들에 대해 결코 수용하지 않겠다”면서 “사익 추구 책임자들이 모두 사퇴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이기철 수석위원장도 “공정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이던 캠프 시절 가장 핵심적으로 내세웠던 캐치프레이즈였지만, 그 약속은 무참하게 무너졌다”면서 “대통령의 측근, 그것도 대한민국 경제의 가장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금융위의 부위원장이 그 약속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김소영 부위원장 개인의 문제 뿐만 아니라 금융위 대처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 부위원장의 이해상충 문제를 똑바로 바로잡아야 할 금융위가 오히려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눈 감고 협력해줬다”고 주장했다.

김형선 IBK기업은행지부 위원장 역시 “김소영 부위원장에게 금융정책은 맡긴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면서 “김 부위원장은 공익보다는 사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던 은행 라이선스 규제 완화 검토와 관련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은행 라이센스와 관련해서 규제를 완환하는 것이 과연 금융소비자에게 무슨 도움이 되고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김 부위원장은) 이제 개인의 사익을 넘어 본인이 맡고 있는 금융위 부위원장 자리를 사용자의 민원을 해결하는 자리로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투본은 성명을 통해 윤석열 정부와 국회에 김 부위원장을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해 투명한 진상 규명을 요청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금융지주·정무위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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