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저작권 인식 개선 캠페인으로 불법 시청 수요 줄여야”
英, 불법 OTT 강력 처벌…도메인 차단 등 인터넷 사업자 역할 중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제2의 누누티비'가 등장해 또다시 국내 OTT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불법 OTT 플랫폼 누누티비가 서비스를 종료한지 한 달여 만에 재등장이다. '티비X', '쿠X티비', '소X기티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저작권 인식 개선 캠페인 전개, 해외와 비슷한 수준의 엄중한 처벌 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티빙 등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OTT 4개사의 지난 4월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전월 대비 101만8655명 늘어난 1410만4270명으로 집계됐다. 모바일 시청자 한정 집계라는 점, 누누티비 서비스 종료일이 4월 14일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도 다소 아쉬운 증가세라는 평가다.
업계에선 지난 3월 기준 누누티비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1000만 명 이상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 같은 수요가 누누티비 서비스 종료로 유료 구독 전환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제기됐으나, 실현되지 못한 셈이다.
국내 OTT업계 관계자들은 그 원인을 제작사·스태프들의 노력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제2의 누누티비로 돌리고 있는 눈치다.
실제로 6월 8일 기준 누누티비와 같이 불법적인 경로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이트는 1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넷플릭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비롯해 △예능 △드라마 △개봉영화 등에 대한 실시간 다시보기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 중이다. 사이트 상단, 하단 등 여백에는 불법 도박, 성인 사이트 홍보 배너가 걸린 점을 미뤄봤을 때 수익 구조도 누누티비와 흡사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텔레그램 등을 통해 주소를 공유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누누티비와 같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바로 접속이 가능한 사이트가 등장한 것은 모르고 있었다”며 “하지만 불법 OTT 사이트 운영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법적 제재가 부재한 이상 제2의 누누티비 등장은 불 보듯 뻔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P2P 사이트를 통한 불법 음원 다운로드가 횡행하던 시절을 예로 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엔 소리바다, 프루나 등 P2P 사이트를 통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음원을 불법으로 다운로드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음악저작권협회와 대형 기획사들, 팬덤들의 자정 작용으로 현재는 음반을 구매하고 음원을 유료로 구매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됐다.
앞선 관계자는 “음원처럼 영화, 드라마 등의 영상 콘텐츠 저작권 인식도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 법적 제도를 당장에 만들기 어렵다면 저작권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통해 불법 콘텐츠의 수요가 줄어든다면 공급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에서는 이른바 '도둑 시청'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는 지난 5월 30일 성명서를 통해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불법으로 시청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한 스트리밍 업체 3곳의 최종 책임자들이 영국 법원으로부터 총 30년 7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알리기도 했다.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는 지난해 9월 아시아 비디오 산업 협회의 불법 복제 방지 연합(CAP)에 의해 30개의 불법 OTT 플랫폼과 관련된 245개의 도메인이 차단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CAP 관계자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는 이러한 불법 사이트 및 관련 도메인에 대한 액세스를 비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며 “차단 외에도 콘텐츠 생태계의 모든 플레이어가 온라인 불법 복제에 맞서 싸우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국내 OTT업체들의 노력이 선행·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제2의 누누티비 탓을 하기 앞서 자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좌우명 : Do or do not There is no 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