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 잠재력 높아…공정한 경쟁 환경 필요”
“청년 위한 할당제?…오히려 청년의 경쟁력 약화”
“교육개혁, 방향은 ‘동의’하지만 시기가 ‘아쉬워’”
“청년층 무당층 증가, 당 청년 정치인이 분발해야”
“청년 콘테스트 무관심, 양당에 대한 실망감 원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청년 인터뷰는 당사자성에 주목합니다. 청년 정치인들을 만나 쟁점을 파고들겠습니다. 현안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고 어젠다 제시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겠습니다. 왜 정치부터인가. 문제 해결의 시작은 ‘정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 세대들이 지난 4‧7재보선부터 제도권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그런 점에서 괄목할만합니다. 함께 고민해 봄직한 청년 어젠다가 있으면 댓글로 의견 바랍니다. 반영할 부분은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청년정치인 ‖ 양기열 편
국민의힘 양기열 중앙위원회 청년분과위원장 겸 은평구의원(37)은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를 졸업한 수재다. 그는 주위로부터 ‘그 좋은 이력으로 왜 구의원을 하나?’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그러면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답을 하곤 한다.
그는 과거 영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정치학을 배웠다. 수상을 지냈던 ‘마거릿 대처’에 대해 인상 깊었다고 털어놨다. 그를 보면서 ‘정치인은 늘 비판받을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포퓰리즘과 같은 방법으로 연임을 추구하는 쉬운 길을 걷는 정치인이 아닌, 미래세대를 위한 어려운 길을 걷는 것. 양 의원은 대처 수상의 정치가 청년 정치와 일맥상통 한다고 봤다.
양 의원은 “청년최고위원 선출은 정작 청년들만 투표하지 않아 그들을 대변하지 못한다”며 “2030 청년층의 지지를 끌어내려면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6일 은평구에 소재한 의원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쟁점 1. 청년, 사회적 약자?
- 청년은 사회적 약자인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청년은 ‘약자’가 아닙니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청년을 지원대상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년 문제를 살펴볼수록, 지원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 보다는 문제 해결의 주체로 보는 게 적합하다고 판단합니다. 청년에게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경우로 예시를 들어볼게요. 저는 선출직 의원이니 경선을 거치잖아요? 경선할 때는 기성 정치인이 청년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죠. 기성 정치인들은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여유로운 이들이 많고, 당원 DB를 많이 가지고 있어요. 즉 청년 정치인과는 이미 시작 지점이 벌어져 있는 거죠. 그래서 이를 공평하게 만들기 위해선 당원의 연락처나 정보를 공평하게 제공하거나 자금력이 취약한 청년을 고려해 경선에서 사용 가능한 비용의 적정선을 두는거죠.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정한 판 위에서 경쟁했을 때 누가 더 나은지를 본다면, 청년을 사회적 약자로 치부하는 것은 오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청년은 잠재력이 높은 세대잖아요. 그런 취약한 부분만 살짝 보완해준다면 관련된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단순히 청년 세대를 약자로 치부한다는 것은 문제 해결의 근본부터가 접근이 잘못된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 의원은 청년을 위한 할당제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췄다.
“하지만 할당제 혹은 가산점 제도는 오히려 청년의 성장을 가로막는 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쟁점 2. 중앙정치 이슈
- 대학입시와 관련 尹정부의 킬러문항 삭제 등 사교육 논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정부의 방향에 대해선 동의하나, 시기 선정에 있어서는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교육개편은 이번 정권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권, 그 이전 정권에서도 추진해왔던 과제잖습니까? 전 정권에서도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를 추진했었던 것과 같이 이번 정부에서 과한 사교육비를 잡으려고 하는 것이죠.
저 또한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사교육비에 대해 생각이 많거든요. 주변에서는 과한 사교육비를 우려해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 즉 입시 문제는 학생들의 인생이 걸린 문제입니다. 교육 정책을 구성할 때는 오랫동안 입시를 준비해왔던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번 건을 봤을 때 정부가 그랬느냐고 한다면, 그러지 못했어요. 교육이란 것은 연속성도 있어야하고 예측도 가능해야하거든요.
그래야 학생들이 노력의 대가에 비례한 결과를 상응하게 받을 수 있고 그것이 ‘공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정부가 내세우는 가치의 공정이지 않습니까?”
양 의원은 동시에 민주당에 반문했다.
“야당에서 교육개혁에 대해 여러 문제를 제기하는 점에 대해선 조금 의아합니다. 대선 운동 당시 킬러 문항 삭제와 같은 문제는 민주당도 공약으로 내세웠던 사항이고요. 이건 도입의 문제라고 보거든요. 과연 킬러 문항 삭제라는 이슈를 띄웠을 때 이것을 공론화시키고 시기를 논해야하는 것이죠.
지금 야당과 언론에서 우려하는 부분을 현 정부가 적절히 받아들이고 중장기적인 검토를 거쳐 받아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정권에서 못 이룬다면 다음 정권이 바통을 이어받았으면 합니다. 진영논리를 떠나서요.
이 사항을 가지고 저쪽에서 대여 공세를 펼친다면 오히려 수험생들만 더 혼란스러워할 것이라는 우려도 가지고 있습니다.”
- 총선이 10개월 남은 시점입니다. 당 내 공천을 두고 움직임이 분주한데, 이를 두고 갈등은 없는지요.
“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도 똑같이 겪을 문제입니다.
진보당과 같은 군소정당에서는 이미 공천을 확정지었어요. 작은 정당이라 사람이 적으니까요. 그래서 일찍 공천을 하고 지역에서 기반을 갈고 닦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 셈인데요.
거대양당은 공천만 된다면 본선에서 바람이 부는 것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위치지 않습니까? 경선도 중요하죠. 다만 이런 갈등은 전국을 통틀어서 표면적으로는 잠잠할 수밖에 없어요. 밖으로 표출될 경우 문제의 갈등을 야기한 당사자들이 총선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테니까요. 하지만 수면 아래에선 굉장히 분주히 움직이고 있죠.
우리 당에서는 조강특위(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출범한지 얼마 안 됐는데, 총선을 앞두고 한두 달 뒤에도 바뀌는 게 공천이잖습니까. 선거가 다가올수록 그 갈등이 밖으로 분출할 것이라고 봅니다.”
- 윤석열 정부의 잇따른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요.
“해당 인사를 놓고 언론에서 보이는 모습만 두고 본다면 주요 공직을 맡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죠. 공무원이 요구받는 윤리규칙과 중립성 등 여러 문제는 우리가 야당이던 시절에 다 지적했던 것들입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내로남불하지 않으려면 야당시절 지적과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차관급 인사라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인선이 이뤄져야합니다.
캠프나 당 내에서도 비판적이거나 개선의 목소리를 내는 주요 인사들이 있어요. 그런 인사들을 중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제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지나지 않았습니까.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또한 아직까지도 문재인 정부 시절에 알박기 인사로 남아 있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1년이 지났지만 1년이 안된 정권이라고 생각해요. 인사 문제는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건을 두고 여야의 대립이 극에 달한 상황입니다.
“민주당의 반일 투쟁에 대해선 익숙합니다. 수 년 전에도 ‘NO재팬’이라고 해서 대대적인 대일 투쟁에 나섰잖습니까. 심지어 민주연구원에서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것이 선거에 유리하다는 서면 자료도 나왔었어요.
큰 맥락에서 보면 당연히 국익이 최우선입니다. 만약 후쿠시마에서 방류된 오염수가 우리 국익을 침해한다면 당연히 반대해야하는 부분이죠.
그런데 민주당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이슈를 띄우고 있고, 국민의힘은 중국 오염수 기준치는 50배가 넘는다고 주장해요. 게다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얼마 전 중국 대사를 만나서 굴욕외교 했다고 기사화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필하지 않았느냐고 지탄의 목소리를 내요.
민주당은 반일, 국민의힘에서는 반중을 끌어내려고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국내 정쟁은 국경선을 넘어가지 말아야죠. 어느 정도 의견을 배출할 때는 항상 통일된 목소리, 대한민국이라는 큰 바운더리 안에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현재로선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 정치가 과연 외교에 도움이 되는지에서부터 시작을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양 의원은 현 정치의 실정을 보면서 마치 동학농민운동과 임오군란에 대처하는 정부의 과거를 보는 듯 하다고 털어놨다.
“이번 이슈가 끝나면 또 다른 반일 감정 이슈가 나올 겁니다. 이는 중국이나 미국을 향해서도 마찬가지일 테죠. 시스템을 바꿔야죠. 늘 이렇게 여야가 싸우고나면 득 보는 건 항상 외세였으니까요.”
#쟁점 3. 국민의힘 청년 정치
- 장예찬 최고위원이 청년을 잘 대변하고 있다고 봅니까.
“먼저 장예찬 최고위원이 당선된 지 아직 몇개월 안됐어요. 따라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아직 이른 시점입니다.
하지만 청년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방법에 대해선 문제 제기를 하고 싶어요. 국민의힘은 2년 주기로 전당대회를 개최합니다.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죠. 또한 청년최고위원을 별개로 뽑는데요. 현재와 같은 선출 방법으로는 청년최고위원이 청년을 대변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최고위원은 청년들이 뽑지 않아요. 전 당원이 투표를 해서 뽑기 때문에, 청년최고위원 선거는 청년을 대변하는 선거 구도가 아닙니다.
물론 정당이라는 곳이 집권을 위한 곳이고, 지지율을 통해 당이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나타냅니다. 그런데 야당에서 2030 젊은 세대의 지지를 못받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무당층이 이렇게 많은 것은 우리가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자성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이르나, 분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했던 김가람 후보가 신임 최고위원으로 선출됐습니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기대가 있습니까.
“김가람 최고위원의 선출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어 높게 평가합니다. 청년임과 동시에 국민의힘의 지지세가 약한 호남 인사잖아요? 그 자체로도 상징성이 클 뿐 아니라, 우리 당의 취약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인사라고 봅니다. 보궐 선거가 아닌 임명직이었다고 해도 당의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또한 다양한 인사가 지도부에 포함됨으로서 다채로운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도 성향에서 강성 보수까지 폭 넓은 스펙트럼을 가져야 당내 자정 작용이 생겨서 정당이 지속 가능한 원동력이 생기는 것이거든요. 김가람 위원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양 의원은 동시에 보궐 선거가 관심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최고위원을 새로 선출하는 선거에서 당내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너무나 무관심했다는 점에서 우리가 되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에선 ‘청년ON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더블루 스피커’ 등 여러 청년 콘테스트가 있었지만 관심을 받지 못한 듯합니다.
“이번 청년 콘테스트들은 역대급 무관심이었습니다.
과거 토론배틀이 개최됐을 때는 굉장히 화제였습니다. ‘컨벤션 효과’라고도 불리죠? 정당에서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행사를 개최하거나, 그런 움직임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국민은 오늘날 양당의 지도부가 청년을 소품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당연히 중용될 일이 없을 거라고 보는 거죠. ‘쇼’ 정도의 기대치에 머물러 있으니 대중과 언론에서 관심을 안 갖는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시도 자체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국민의힘 토론배틀이 개최됐을 때 참여했었습니다. 본선까지도 진출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대선과 지선에서 제가 했던 도전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진 못했어요. 청년이 노력하고 증명하려고 해도 공천 등과 같은 정치 행보에 반영이 돼야 도전하는 사람이 늘 텐데, 아직 미비한 것 같습니다. 보여주기 식으로 끝나다 보니, 효용성이나 기대치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청년에게 제언
양기열 의원은 정치를 지망하는 청년들에게 ‘청년’ 타이틀에 몰두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저는 지방정치를 하면서 청년이라는 타이틀에 몰두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주민들은 청년이라서 뽑아준게 아니거든요. 공천도 마찬가지 입니다. 청년이라서 가 아니라, 포괄적으로 다른 세대를 모두 포함해서 봤을 때 가장 일을 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선출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자리에 있고요.
그래서 의정활동을 함에 있어서 청년이라는 범위에 갇히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덕에 은평구 역대 최연소 재무건설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게 됐다고도 생각합니다.
또한 청년들에게 정치를 직업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직업이 아닌, 임시 봉사직으로 여기길 바랍니다. 직업 정치인이 된다면 우선 진로 문제가 발생합니다. 직업 정치인이라고 늘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매번 공천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또한 경제적인 문제도 발생해요. 정치만 하는 것이 아닌, 개인으로서 결혼하고 가정을 이뤄야 하잖습니까. 제 아내는 제가 출마한 뒤로 맞벌이를 시작했습니다.
정치를 하려면 직업이 아닌, 임시 봉사직이라는 마음으로 임하길 바랍니다. 내게 어떤 역할을 달라고 하기에 앞서 스스로가 필요한 사람이 돼야합니다.”
박기자의 청년수첩
청년 양기열은?
국민의힘 양기열 은평구의원(37)은 당 중앙위원회 청년분과장이다. 지난 7대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처음 당선됐던 그는 현재 재선 의원이자 은평구의회 최연소 상임위원장을 맡아 당당히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구의원으로 당선된 뒤 민원해결을 위해 직접 발로 뛴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뽑아준 구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에서다.
또한 과거 국민의힘 토론배틀에 참가해 16강에 오르면서 스스로의 경쟁력을 입증해냈다.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청년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현재는 서울시당 부대변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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