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과거와 현재에 놓인 조건 달라”
“청년들, 기성세대와 무한경쟁 직면해”
“젊은 정치인 향한 비난, 자정해야 해”
“개딸, 긍정적 에너지로 총선에 기여해야”
“경기도 청년 정책, 타 지자체 선도한다”
“지방의회, 의정하기 열악…1인1보좌관必”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청년 인터뷰는 당사자성에 주목합니다. 청년 정치인들을 만나 쟁점을 파고들겠습니다. 현안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고 어젠다 제시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겠습니다. 왜 정치부터인가. 문제 해결의 시작은 ‘정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 세대들이 지난 4‧7재보선부터 제도권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그런 점에서 괄목할만합니다. 함께 고민해 봄직한 청년 어젠다가 있으면 댓글로 의견 바랍니다. 반영할 부분은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청년정치인 ‖ 장민수 편
더불어민주당 장민수 경기도의원(31)은 경기도 청년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장 의원은 2017년에 입당한 뒤 지난해 치러진 8대 지선에서 경기도의원으로 선출됐다. 경기도의원인 그는 경기도의 청년정책 개발에 힘쓰고 있다. 장 의원은 ‘나는 프로다’는 생각으로 의정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의회에 들어선 이상, 자신의 언행이 정치에 입문하는 청년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들에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 늘 신중하게 의정에 임하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장 의원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는 것, 그것이 청년 정치”라며 “청년들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20일 수원에 위치한 의원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쟁점 1. 청년, 사회적 약자?
<시사오늘> 청년 인터뷰의 시그니처 질문을 던졌다.
- 청년은 사회적 약자인가요.
“어제의 청년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지만, 오늘의 청년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장민수 의원은 과거와 오늘날 청년의 차이점을 ‘무한한 경쟁’으로 짚었다.
“과거에는 청년을 사회적 약자가 맞는지 평가할 잣대가 없었잖아요. 청년기를 준비 단계 정도로 여겼지, 오늘처럼 지원이 필요한 대상으로 여기질 않았던 것 같아요. 그도 그럴 것이 과거에는 청년들에게 상대적으로 기회가 더 많았고, 한창 경제가 성장하던 시기였기 때문이죠.
본인이 충분히 노력만 하면 여러 분야로 나아갈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청년들에게 놓인 길이 많이 줄었습니다. 나아가 기성세대와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까지 왔죠. 기회가 적어졌으니까요.
과거엔 신입 TO(자리)를 기성세대가 넘보지 않았었단 말이죠. 그러나 이제는 기성세대에게도 자리가 없다보니 회사 생활을 10년 넘게 했던 분들도 다시 되돌아와 신입 자리를 두고 청년들과 경쟁하는 상황이 발생해요.
이제는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했고, 그 관점에서 보면 청년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경험이나 자본 등 여러 부분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청년일 때 직장에 들어가 안정된 가정을 이루는 이런 단계들이 무너져버린거죠. 첫 단추부터 꼬여버렸으니까요.”
한편 장 의원은 청년이 사회적 약자에서 발돋움하기 위해선 현 상황을 직시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한쪽에선 사회적 약자라는 단어가 억양이 좋지 않아 청년을 사회적 약자라는 프레임에 스스로를 가둘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하지만 그들의 상황을 직시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을 인정하는 지점이 문제 해결을 첫걸음이에요.”
- 해법은 무엇인가요.
“현재로선 해법은 없습니다.”
최선은 지금보다 경제 상황이 호전되는 것이죠. 기업이 자연스레 일자리를 늘리고 창업하는 청년들도 본인들의 이상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 나아가 투자도 받는 등 잘 되면 좋은데,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돌입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공공의 차원에서 일정 부분 뒷받침해줘야 할 것을 강조했다.
“공공 일자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고, 주거 부분에서도 공공이 개입해서 임대주택이라든가 전세자금 대출 등 이런 것들을 다루고 있는 거잖아요.
물론 본질적인, 근원적인 해법은 아니에요. 언제까지 공공에서 일자리를 계속 책임져줄 수 없고 주거를 감당해 줄 수는 없단 말이죠. 그러나 일단 지금을 청년에게 굉장히 어려운 시기로 규정하고, 공공이 개입을 해서 어려운 보릿고개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지렛대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지금보다 더 깊이, 제대로 된 ‘핀셋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것에 대한 제도적 마련이나 정책적 제안을 위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쟁점 2. 더불어민주당과 청년 정치
- 이 시대 청년들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고 집중해야할 과업이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결하는 것이죠.
청년들의 경쟁 대상은 청년뿐만 아니라 기성세대도 포함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기성세대의 그것만큼 반영 되지 않습니다. 청년들은 당연히 사회에 집입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기성세대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강점도 분명히 있거든요.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고, 에너지와 열정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게 청년이잖아요.
하지만 이런 것들이 부각될 수 없는 환경이어서 상대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한 목소리를 내야하는데, 현재로선 그럴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부족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선 청년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의 차원에서,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는 창구가 있습니다만 상당히 작고,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어요.
다소 격한 표현이지만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최소한의 창구’ 정도의 역할만 하고 있는 것이죠.”
- 창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합니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년 당사자의 ‘관심’입니다.
국회에서는 청년기본법을 만들고, 지방의회에서는 청년기본조례를 만들었어요. 이런 법과 조례를 만든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청년이 기성세대와 대등하게 만들어주자’. 법과 조례로 청년의 권리를 보장해준다면,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서 비롯된 거에요. 나아가 이 가이드라인이 성과를 보인다면, 자연스럽게 청년의 목소리가 기성의 영역에 스며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년기본법과 조례 안이 잘 안 지켜지고 있어요. 저는 청년들이 정말 필요한 부분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기존에 있던 법안과 조례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청년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청년정치의 미래는 어찌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까.
장 의원은 청년 정치의 미래를 축구와 비교했다.
“축구로 보자면, 올림픽과 아시안 게임은 연령별로 차등해서 선발하고 국제대회를 치릅니다. 그 연령대에서 충분히 다듬고 또래들과 경기를 뛰면서 성장하는 기회와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있는 것이죠.
반면 월드컵은 나이제한 없이 골고루 대표 팀에 섞여있어요. 젊은 선수들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성장하고 두각을 드러내면 월드컵이라는 더 큰 무대위로 올라왔을 때 쳐지지 않는 겁니다. 이강인 선수처럼요. 올림픽과 아시아게임과 같은 연령별 제도가 오히려 축구 발전의 선순환을 가지고 왔습니다.
하지만 정치는 그렇지 않죠. 물론 청년비례 등 할당 방법이 있지만, 정치판 내에서 충분한 기회를 주고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아닌, 발탁해놓고 바로 성인 대표 팀에 끼워놓은 모양새거든요. 그러면 청년들이 위축되기도 쉽고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단 말이죠.
저는 청년정치가 잘 이뤄지려면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크게 2가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선 매우 안타까운 얘기지만 개인의 초인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열심히 하고 성과를 내고 있는 기성 정치인들을 끌어내릴 수 는 없잖아요. 인위적인 세대교체는 할 수 없어요. 만약 이렇게 강제로 기성 정치인을 끌어내리고 청년 정치인을 채워넣을 경우, 성과를 내지 못하면 청년정치 그 자체가 비판을 받을 겁니다.
결국 노력과 실력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바로 투입되더라도 두각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해요. 의정활동, 지역정치 등 많은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죠. 큰 틀에서 정치적인 시각, 비전 등의 부분에 있어서도 기성세대하고 경쟁이 성립 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죠. 이런 것이 축적돼 한 두 명씩 청년이 정치판에 진입해 어느 정도 규모가 형성이 된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바로 청년 정치인이 성장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입니다. 스포츠로 치면 ‘팜 시스템’과 같은 것이죠. 스포츠에서는 2군 선수들에게도 많은 투자를 하잖아요. 경기장도 지어주고 시합의 기회도 제공해요. 하지만 우리 정치에선 청년들에게 DIY(너 스스로 해라)를 요구해요. 알아서 공부하고, 장비를 마련하고, 코치도 데려오라고 말이죠. 정치인들이 마치 선심 쓰듯 기회를 주지만, 막상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가혹한 대가를 치뤄야해요.
청년 개개인이 이런 불합리함을 따지면 그 목소리에는 힘이 없어요. 하지만 규모를 갖춰서 당당히 요구한다면, 파괴력이 생기죠. 그래서 저를 비롯한 청년 정치인들이 현실 안에서 조금씩 목소리를 내면서 환경을 만들어가야죠. 비록 우리가 그 혜택을 받지 못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치에 꿈을 가진 후배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돈 봉투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매우 입체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 두 문제를 이분법적으로 잘잘못을 따지면 당연히 잘못한 겁니다라고 말씀드리긴 어려워요. 국민의 눈높이로 봐도, 도덕덕 잣대로 봐도, 사법적 잣대로 봐도 아쉬운 요소가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한편에서는 ‘우리가 도덕적 잣대를 너무 엄격히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해요. 국회의원이라도 투자는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지지자분도 있어요. 그 심정에 너무나 동의합니다. 또한 돈 봉투 문제는 정치자금법이나 정당법에 위반되는 문제가 있는데 이법이 너무 타이트해요. 현실정치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안에 대해서도 주목해야죠.
전당대회나 대선후보 선출 등 당에서 이뤄지는 여러 행사는 모두 자원봉사로 이뤄진단 말이에요. 지금의 정치자금법과 정당법대로 하면 임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없고, 열정 페이를 당연하게 만들어요. 그럼 이게 정말로 정치 발전이 도움이 되고, 지속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죠. 그렇기에 더더욱 경제적 기반이 약한 청년들이 현실정치를 경험해 보기가 어려운 것 입니다.
이제는 조금씩 바꿔야 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도적으로 막혀 있고, 이렇게 돼 있는 부분은 정치권이 국민의 도덕적 눈높이에 응답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이 기준이 세워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선 사건들을 계기로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앞으로 조금씩 개선을 해 나가하는 것과 동시에 실망을 시켜드린 부분에 있어서는 재발 방지책을 당에서 꼭 마련해야죠.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도 그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혁신위원회가 출범한 것이죠.
이를 말미암아 단순히 총선을 겨냥하는 것이 아닌, 쇄신의 방향을 확실히 세워서 민주당이 대한민국 정당 문화를 주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당내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는 문화가 왜 고착화됐는지, 이걸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답한다면요.
장 의원은 답하기에 앞서 당내 주류 집단은 늘 바뀌어왔다는 점을 이야기 했다.
“지금의 주류라고 불리는 분들이 과거에는 비주류였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포지션이 바뀌는 거예요. 지금 주류인 분들이 비주류였을 때는 그 당시 과거에 주류였던 분들에게 비판했었거든요. 이런 점일 미뤄봤을 때 이건 사람의 문제가 아니에요. 문화에요.
늘 포지션이 변경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상황이 계속 이뤄졌어요.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닌, ‘승복하는 문화’가 필요한 것 같아요. 전당대회나 경선을 통해 지도부가 바뀌고 위원장이 바뀌면 결과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죠.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존중을 하게 되면 자신이 손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손해를 추후 공천과 같은 민감한 문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문화의 근원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실제로 그런 불안감을 줬던 사례들이 있었겠죠. 이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안에서도 그런 것들이 있었을 것이고 이런 것들을 바꿔나가야죠.”
- 개딸(개혁의딸)이 청년 정치인을 향한 비난이 선을 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청년 정치인을 향한)비판이 건전한 선을 넘어서 공격까지 가는 상황인 것 같아요. 이를 폭력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죠. 문제 삼으면 문제가 될 것이 너무나도 많아요. 무분별한 인신공격과 같은 현상에 대한 자체적인 자정 작용이 망가진 상황이라고 봅니다.
이쯤 되면 당 차원에서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실제로 이재명 대표께서 자제해달라고 직접 부탁했잖아요. ‘수박’이라는 표현은 당을 병들게 하는 단어라고도 표현했어요. 특히 청년 정치인들의 목소리에 대해서 대표뿐만 아니라 지도부, 그리고 지도부와 가까운 분들도 이런 이야기를 했죠. ‘청년들의 비판 목소리는 충분히 낼 수도 있는 거다. 청년들이 비판했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비난하면 안된다’. 그럼에도 청년 정치인을 향한 비난이 멈추지 않고 있어요.
저는 언젠가 더 단호하게 이야기해야 될 시점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순간이 언제일지는 지도부가 판단할 테죠. 지도부의 판단을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딸 분들을 다 만나본 것은 아니지만, 만나본 분들 중 몇몇 분은 애당심을 가지고 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 많아요. 이런 선한 에너지가 당과 정치인을 바꾸는 혁신동력의 방향으로 모아졌으면 좋겠어요. 물론 이재명 대표를 존경하는 마음도 크겠죠. 본인이 당과 대표를 향한 사랑이 너무 크다보니 당내 비판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적으로 간주하는 것 같더라고요.
어려운 문제지만, 그래도 같은 당원이기 때문에 우리를 비판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선을 넘는 행위는 스스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문제에 대해서 공론화가 많이 됐으면 좋겠어요.
또한 개딸을 자처하는 많은 분들이 모두 다 이렇다고 평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 중에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분들도 정말 많거든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충분히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목소리를 내줬으면 좋겠어요. 나아가 자신들의 목소리가 이재명 대표에게도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한번 쯤은 고민을 해줬으면 합니다.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하는 건 당이 잘 뭉쳐서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하는 거잖아요. 생각이 조금 다르더라도 이 목표를 위해 함께 달려가고 싶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가 출범했습니다. 당내 갈등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혁신위에 기대를 거는 것이 있나요.
“혁신위원회(혁신위)는 역사상 항상 있어왔고, 이번 혁신위의 역할과 기능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 봅니다. 또한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정당 전반적인 해묵은 과제들도 크게 달라지지 않거든요.
결국은 지도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권한을 가지고 있는 지도부가 본인들의 권한을 어디까지 내주고, 혁신위에서 나온 내용을 어디까지 수용하고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이재명 대표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요. 그래서 당명 변경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맡기겠다고 말한 것 같은데 그게 정말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혁신위가 민주당이 자연스럽게 당을 쇄신해 국민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건 아니잖아요. 당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나온 거잖아요. 그래서 책임이 더 막중하죠. 그러다보니 국민의 혁신위를 바라보는 관점이 굉장히 타이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쇄신을 잘 해줬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쟁점 3. 지방자치에 대해
- 경기도 청년정책은 타 지방광역단체의 청년 정책과 비교해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우선 경기도의 상황을 봐야겠네요.”
장 의원은 경기도는 타 광역단체에 비해 유일하게 청년인구가 증가세에 있다고 말했다. 청년인구 유출을 걱정하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유입된 청년을 위해 어떤 정책을 수립해 나갈지가 고민이다.
“경기도가 국내에서 가장 큰 광역자치단체다 보니, 경기도의 정책이 기준이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아요. 과거에는 서울이 주도했다면 이제 주도권이 우리에게 온 거죠(웃음).
대표적으로 지난 대선 때 기본소득에 대해 논쟁이 있었잖습니까. 기본소득은 이미 경기도에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도정을 이끌 때 시행했었던 정책이고요.
그러다보니 이제 경기도에서는 정책을 가볍게 시작할 수 없게 된 것 같아요. 작은 대한민국이라고 불릴 만큼 모든 것이 집약돼 있어서 여기서 벌어지는 과정들이 역으로 중앙정부에서도 참고하는 상황이 됐거든요.”
하지만 장 의원은 아직 경기도의 위상에 비해 도의 청년정책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청년정책이 다른 지자체의 모델이 될 정도로 체계적이고 튼튼하게 돼 있느냐고 한다면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지금 각각의 상황을 상정하고 정책모델을 만들고 있어요. 서울시도 그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었고 어느 정도 어렴풋이 만들었지만, 아직 완벽하게 구축된 상황은 아니고요. 청년정책을 가장 선도적인 경기도로서는 이에 대한 모델을 더욱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만드는 작업을 서둘러야 합니다.”
- 지방자치 무용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지방자치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에 대해선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어요. 물론 국민 입장에서는 지방자치가 효능감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신뢰를 하지 못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지금 예산만 따져보면 중앙이 7, 지방이 3 정도 비중을 차지해요. 지자체로서는 충분한 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고군분투를 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사실을 국민은 모르잖아요. 지방자치단체가 능력이 없고 의지가 없으니 성과가 안 나는 것이라고 바라보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저는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개선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회 차원에서도 보면 국회의원은 9명의 보좌진이 있어요. 반면 지방의원은 1인 1보좌진 제도도 아직 안 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이 어느정도 균형이 맞춰지고 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유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그 단계까지 도입이 되지 않았지만, 효능감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고 성과도 냈다고 봐요.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보여줬던 행정적 성과가 예시죠.
경기도의회 또한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경기도의회는 78대 78로 동률이에요. 의회는 의석수가 동률일 경우, 집권 여당이 할 수 있는게 없어요. 그래서 협치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죠. 그래서 여기서 어떤 협치의 모델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지방자치에 대한 무용론을 넘어, 오히려 지방의회가 국회에 먼저 제안할 수 있는 기회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가 국민에게 잘 어필해서, 지방에도 유능함이 있고 효능감을 느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 논란과 전문성 결여, 각종 비위 의혹 등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지요.
“성비위 문제 같은 것은 당연히 잘못된 거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 때문에 싸잡혀서 비판 받는 건 억울합니다. 전국에 지방의원이 많잖습니까. 수 천명에 달해요. 사람이 많아지면 그만큼 사고가 날 확률도 높아지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그런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서 지방의회 전체가 불필요하다는 주장은 너무 나아갔다고 봅니다.
또한 의원 개인의 아쉬운 부분이라고도 보는데요. 아직까지는 지방의회의 문제가 구조적인 문제라고 보진 않습니다. 공직으로 들어왔을 때의 마음가짐이 안이했던 것이 더 크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 것을 고치기 위해 지방의원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은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지방의원들이 역량을 보여주기에는 다소 환경이 열악한 것 또한 사실이에요. 분명, 지방의원을 보조하는 제도들이 있긴 합니다. 의회의 고유 기능은 행정부의 감시잖아요. 도정을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해야하는데, 이걸 온전히 수행함에 있어서 의원 개인에게 맡겨진 상황이거든요. 의원이 되기 전에는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고 온 사람들도 많잖아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모든 영역의 전문가는 아니란 말이죠. 혼자서 모든 영역을 다뤄야하니 홀로 진행하기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제한적으로나마 의원 2명당 1명의 정책 지원관이 배치됐지만,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거든요. 얼마나 시너지가 나고 실효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하는 부분이죠. 점진적으로 이런 요소들이 뒷받침 된다면 역량을 가진 의원들이 나타날 겁니다.
그 때 유능한 지방의회를 주목해줬으면 좋겠어요. 거기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도덕적인 일탈 등에 대해선 전체 여야를 막론하고 경각심을 가져야할 부분이죠.”
청년을 위한 제언
마지막으로 장 의원은 청년 정치인이라서 겪는 애로점과 정치를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제언을 남겼다.
“청년들이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링 위에 올라오면, 유망주로 보는 것이 아닌 한명의 동등한 선수로 취급 받아요. 제가 대학생 위원장을 할 때와 달리 의원이 되니 들이대는 잣대가 달라졌거든요.
하지만 대부분의 청년 정치인 중 준비를 충분히 하지 않은 이들이 많아요. 그런 상태에서 바로 실전에 투입되다 보니까,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거죠. 똑같은 실수를 해도 유망주니까 관대하게 넘어가는게 아닌, 젊으니까 부족한게 많다고 보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죠.
그래서 청년들이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 부분을 상기하고 현실을 정확히 바라보길 바라요. 타석에 들어 선 이상, 안타 하나는 쳐내야합니다. 먼저 정치를 시작한 청년 정치인들이 새로 시작할 청년에게 충분한 기회가 제공되는 토양을 만들겠습니다. 여러분도 필드에 올라오기 전 충분히 준비하고 올라오길 바랍니다.”
박기자의 청년수첩
‘청년 장민수는?’
장민수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청년위원장 겸 경기도의원(31)은 2017년 입당했다. 2018년 경기도당에서 대학생위원장이된 그는 예산을 확복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고 민주연구원(당시 원장 김민석)의 예산으로 정책을 실행했다.
그는 민주당에 들어와 경기도당 대학생위원장을 역임한 후 중앙당 청년대변인을 지냈으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직속 청년선대위 운영단장을 지냈다. 2022년 8대 지선에서 경기도의원 비례후보 2번을 받아 경기도의회에 입성했다. 현재는 경기도당 청년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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