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강사빈, ‘정율성 기념공원’ 두고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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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강사빈, ‘정율성 기념공원’ 두고 설전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3.08.25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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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빈 “6·25 부추겼던 정율성 기념공원? 대한민국 근간 뒤흔들어”
이병훈 “이념갈등 없는 탈냉전시대인데…시대착오적이고 위험한 발상”
강사빈 “‘공산영웅’ 자처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이야말로 위험한 발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좌)과 국민의힘 강사빈 부대변인(우)이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좌)과 국민의힘 강사빈 부대변인(우)이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과 국민의힘 강사빈 부대변인이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 의원은 정율성 기념공원 반대 의사를 밝힌 강 부대변인을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고, 강 부대변인은 이 의원의 생각이야말로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강 부대변인은 지난 22일 논평을 통해 “광주시가 약 48억 원을 들여 동구 불로동 일대에 ‘정율성 역사공원'을 조성한다고 한다. 정율성은 중국에서 주로 활동하며 ‘팔로군행진곡’을 작곡했고, 광복 이후에는 북한으로 넘어가 ‘조선인민군 행진가’를 작곡해 6·25 전쟁을 부추겼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공산군 응원단장’을 자처한 정율성을 역사공원 조성으로 기념하는 행태에 큰 우려를 표한다. 정율성의 친북, 친중 행적은 매우 명확하다”라며 “북한 정부 수립에도 기여한 바가 있으며 그가 만든 조선인민군 행진가는 6·25 전쟁 당시 남침의 행진곡으로 쓰였고, 이후에는 신중국 창건 영웅 100인에까지 오른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그는 “국가를 위해 몸을 던져 헌신한 여러 독립유공자도 기억에서 사라지거나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라며 “그 와중에 대한민국이 정말로 기억해야 할 인물인지에 대해서조차 논란이 있는 이에 대해 공원까지 조성해 기념한다면, 그야말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자 이 의원은 24일 <남도일보> 쓴 특별기고문에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공산당 나팔수의 기념 공원을 짓겠다는 건가’라고 비난하며 철회할 것을 주장했고, 강사빈 부대변인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며 “이들의 발언은 매우 시대착오적이며 위험한 발상에서 기인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현 시대가 탈냉전시대라는 점에서 착오적이며, 요즈음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가 되어버린 ‘공산당’이라는 말까지 동원하여 진보와 보수라는 정치 양극화를 심화한다는 점에서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냉전시대의 이념갈등을 빌미로 지자체의 사업에 간섭하려는 현 정부의 태도는 개탄스럽기까지 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부분의 학자들은 오늘날을 탈냉전의 시대라 이야기한다. 탈냉전시대의 특징은 탈이념, 경제우선주의, 세계화로 요약된다”면서 “여기에 ‘이념갈등’이라는 말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념적 잣대로 국내와 국제적 상황을 재단하려 한다면 그 손해는 철저히 국민이 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이런 상황을 박민식 장관과 강사빈 부대변인이 모를 리 없다”면서 “정말로 이를 모른다면 그야말로 21세기 국민에 20세기 정부라 할 수밖에 없고, 알고도 이런 태도라면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비겁한 정치적 선동일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24일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도 “항일운동가이자 음악가였던 정율성을 공산주의자로 낙인찍어 불온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매카시즘적 행태”라면서 “이런 선동의 본심에는 호남에 대한 차별, 중국에 대한 혐오감정을 부추겨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맞섰다.

또 그는 “윤석열 정부의 선동과 낙인찍기 속에서 국민이 분열하고 대한민국이 퇴보하고 있다”며 “케케묵은 냉전, 반공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특정 국가, 특정 지역, 특정계층에 대한 혐오와 차별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선동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에 강 부대변인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이야말로 ‘위험한 발상’이다. 이념 갈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우리나라에 악영향을 미친 사람을 혈세를 부어 기리는 것은 명확하게 구별해야 한다”며 이 의원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강 부대변인은 “정율성은 친북 친중 행위를 일삼은 인물이다. 그가 작곡했던 곡들은 북한군과 중공군의 사기를 드높였고, 우리나라는 크나큰 피해를 입었다”라며 “의원님의 말씀처럼, 중국인 13억 명 중 8할이 정율성의 노래를 알고 있다고 할 정도로 정율성은 ‘중국에서’ 영웅이다. 심지어 현재 광주에는 이미 정율성을 기리는 ‘정율성음악축제’와 ‘정율성로’, 그리고 그의 생가까지 존재한다”고 짚었다.

이어 “공산 영웅’을 지금까지 기념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역사공원까지 조성하겠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이 의원님은 과거 독립투사인 유관순 열사를 ‘미친X’으로 묘사한 시를 SNS에 공유해 많은 논란을 초래했던 바 있다. 그런 얼토당토않은 행태를 보인 의원님께서 이번에는 ‘공산 영웅’ 기념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반대를 ‘시대착오이고 위험한 발상’ 운운하시니, 국민께서 어떻게 판단하실지 의문스럽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병훈 의원님께 경고한다. ‘이념 갈등 해소’와 ‘보훈’은 명백히 달라야 한다”라며 “만약 ‘공산 영웅’을 자처한 정율성에 대한 공원을 ‘이념 갈등 해소’의 명분으로 조성하겠다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위험한 발상’임을 명심하라”고 덧붙였다.

광주에서 태어난 정율성은 1933년 항일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하다 음악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한 후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인 ‘팔로군행진곡’을 작곡했고, 해방 이후 북한으로 귀국해 ‘조선인민군행진곡’을 작곡했다. 6·25 전쟁 중엔 중국 인민군 일원으로서 전선 위문 활동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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