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착공은 줄고 자재값은 오르고"…건자재업계 "죽을맛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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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착공은 줄고 자재값은 오르고"…건자재업계 "죽을맛이네"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3.12.19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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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부동산PF발 위기' 전전긍긍
한기평, 사업환경·실적방향 ‘부정적’ 전망
‘선행지표’ 착공과 수주 줄고 유연탄값 상승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한 레미콘 공장에서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건설경기 악화에 부동산PF 옥석 가리기까지 더해져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자재 시장도 악영향을 받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분간 건설업계의 일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원자재값 불안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도 힘든 형편이기 때문이다.

19일 건설업 및 건설자재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잇따른 부동산PF발 건설업계 위기가 건설자재 업계의 부정적 전망을 키우고 있다. 건설 일감이 많아야 건설자재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에서 건설사들이 공사에 착수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면 건설자재 소비도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2일 시멘트·레미콘 업계의 신용등급을 '중립적'으로 전망하면서도 사업환경과 실적방향은 '비우호'와 '저하'로 각각 부정 전망했다.

한기평은 가파르게 오르던 원자재 가격이 안정 흐름을 보이면서 영업수익성이 개선되고 판매단가를 인상해 매출이 늘어나 재무안전성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주택수주 부진 등 경기전반의 불황으로 시멘트와 레미콘 등 건설자재의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사업여건과 실적방향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불안한 건설경기는 건축착공 면적감소와 수주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건축착공 면적과 수주 규모는 건설자재 업계가 스스로의 행방을 예측하는 선행 지표다. 국내 건축착공 면적은 지난 3분기 전년동기대비 5.5% 감소하는 등 5분기 연속 감소했다. 수주도 10월에만 반짝 증가했지만 이마저도 기저효과 탓이 크다.

건설자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멘트의 선행지표인 건축착공이 안좋아 내년도 시멘트 업황도 극히 불투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했다고 여건이 나아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자재가격이 오름세지만 수익성이 낮아진 점도 업계를 불안케하고 있다. 쌍용C&E 등 시멘트업계는 지난 10월부터 가격 협상에 돌입해 톤당 11만2000원으로 6.9% 인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연탄 가격 인상 같은 원자재 시장 불안 요인은 잔존한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주간광물가격 동향에 따르면 유연탄은 톤당 145.67달러로 지난주보다 1.9% 올랐다. 유연탄 가격은 겨울이 다가오면서 계절성 수요확대로 11월3주차 톤당 126달러에서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이후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건설자재업계 관계자는 “유연탄 가격이 보통 120달러선이었는데 유연탄 수요가 증가하는데 공급이 달리니 내주 정도에는 160~170달러 정도 나가지 않을까 예측한다”며 “원자재 가격의 급등에 전기세 인상도 예정돼 향후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레미콘은 시멘트를 원료로 가공한 결과물인 만큼 가격 변동에 더 취약하다. 시멘트의 가격 인상분이 그대로 레미콘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부터 시멘트 업계가 판매단가 인상 방침을 밝혔을 때 레미콘 업계가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이에따라 자재업계는 내년도에는 ‘버티기 전략’으로 때가 좋아지길 기다리겠다는 전략이다.

건설자재업계 관계자는 “내년은 올해보다 더 최악이라는 기조를 갖고 있다”며 “건설경기는 안좋고 수주가 잘 안되는 정체된 상황에서 정부 동향을 파악하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답답해 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인상한 시멘트 가격을 적용한 지 두 달밖에 안되기 때문에 추가 인상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손해를) 감수할 부분은 최대한 감수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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