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무덤’ 롯데온…‘재무통’ 박익진 신임 대표는 다를까 [CEO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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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무덤’ 롯데온…‘재무통’ 박익진 신임 대표는 다를까 [CEO 오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12.2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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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사업 부진에 3년 만에 3번째 대표
매년 영업손실 수천 억…적자 줄이기 ‘특명’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박익진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 대표 부사장 ⓒ롯데

롯데그룹 이커머스 사업부가 2024년 박익진 신임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는다. 지난 2020년 출범한 롯데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ON)의 존재감이 론칭 3년여가 지났지만 아직 크지 않은 상황. 부침이 계속되면서 롯데온에는 3년간 벌써 3번째 대표가 오게 됐다. 조영제 전 대표는 론칭 첫해부터 조직을 이끌었지만 1년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고, 이후 지마켓에서 영입된 나영호 전 대표도 임기 연장에 실패했다. 박 대표가 롯데온의 내실 있는 성장을 주도해 CEO의 무덤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무통’ 박익진 대표…롯데는 왜 그를 영입했나


박익진 대표(부사장)는 외부 인사로서 롯데온에 영입됐다. 롯데는 최근 단행된 2024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 비즈니스 분야의 외부전문가를 영입했는데, 박 대표는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 출신이다.

1968년생인 박 대표는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학·석사를 마치고, 미국 MIT 물리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2004년 맥킨지(MCKINSEY) 프로젝트 매니저를 시작으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한국시티은행 카드사업본부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지냈다.

이후 2012년 현대카드 캐피탈 전략 담당 전무를 지냈고, 2014년 ING 생명 마케팅 본부장과 부사장을 거쳐 2019년~2020년에는 MBK 롯데카드 마케팅 디지털 부사장을 지냈다. 2021년부터 최근까지 어피니티(PE) 오퍼레이션 총괄헤드를 하다 2024년부터 롯데에 몸을 담게 됐다.

박 대표의 이력을 보면, 유통·이커머스 사업과는 맞닿아 있지 않다. 이에 업계에서는 롯데가 이커머스 전문가가 아닌 박 대표를 외부에서 수혈한 이유에 주목했는데, 향후 롯데온의 재무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박 대표의 이력은 ‘재무통’에 가깝다는 평가다.

 

매년 적자 롯데온…새해는 반전 필요하다


롯데온이 론칭했을 당시와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흐름이 많이 바뀌었다. 3년 전만 해도 온라인이 소비의 주요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성장이 이어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다. 특히 쿠팡과 네이버 2강 구도가 굳건해지면서 후발 경쟁업체들의 출혈경쟁은 더욱 심해졌다.

롯데온도 그 중 하나다. 롯데는 지난 2020년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론칭하면서 3조 원을 투입해 3년 내 매출 2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외쳤지만,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온 매출이 △2020년 1380억 원 △2021년 1080억 원 △2022년 1130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영업적자는 계속 늘었다. 롯데온의 영업손실은 △2020년 950억 원 △2021년 1560억 원 △2022년 1560억 원이다. 시장 점유율 역시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무 전문가인 박 대표는 우선 롯데온의 누적 적자를 줄이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롯데 이커머스 사업부의 기조도 내실 다지기로,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줄이면서 매출은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 결과 올 3분기 기준 롯데온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3분기보다 150억 원 가량 축소된 23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20억 원으로 26.1% 늘었다.

적자 축소에는 롯데온의 버티컬 서비스가 발판이 됐다. 버티컬 몰이란 특정 카테고리 상품만을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플랫폼을 뜻한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 뷰티를 시작으로 명품·패션·키즈 등 각 분야별 상품 카테고리를 강화한 전문몰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하고 있다.

 

‘히든카드’ 오카도…턴어라운드 단초 될까


롯데온에 남은 히든카드는 오카도(Ocado) 물류센터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국내 온라인 식료품 사업 관련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쇼핑은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도입과 운영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한다. OSP는 수요예측부터 자동화 물류센터에서의 피킹과 패킹, 배송과 배차에 이르는 온라인 그로서리 주문·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통합 솔루션이다.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적용한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를 전국에 6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기공식을 연 부산 CFC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이 도입된 롯데쇼핑의 첫 번째 물류센터다. 부산에 이은 두 번째 CFC는 수도권 지역에 건설된다.

오카도 물류센터를 통해 상품 구색과 배송 처리량이 증대되면 롯데 온라인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부산 CFC는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보다 상품 구색이 2배 가량 증가한 4만5000여 종이며, 배송 처리량 역시 약 2배 늘어난 하루 3만여 건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 상품 피킹과 패킹 등이 가능한 자동화 물류센터의 특징 덕분이다.

박 대표가 안게 될 가장 큰 과제도 바로 오카도 물류센터와 온라인 사업 간 시너지 발휘다.

롯데지주 측은 “신임 롯데이커머스 대표로 내정된 박익진 부사장은 커머스플랫폼 기업 관리와 마케팅, 상품, 신사업 등 다방면의 컨설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롯데 이커머스의 턴어라운드와 오카도 시스템과의 시너지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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