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포화·경쟁 심화에 해외 시장 진출 필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식품업계가 새해 글로벌 공략 고삐를 죈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 영토를 늘리는 건 이제 식품 기업들의 숙명이 됐다. 실제 지난해 업계는 경기침체로 국내 사업이 부진하더라도 해외시장 성장으로 어려움을 상쇄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내 대표 식품·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지난 몇 년간 닦아놓은 기틀을 바탕으로, 올해 본격적인 글로벌 도약에 속도를 낸다. [편집자주]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가 해외 시장을 발판으로 영역 확장에 나선다. 특히 이디야커피는 과거 한 차례 중국 시장에서 실패를 맛본 바 있는 만큼 이번 재도전 성공이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최근 저가커피의 공세로 입지가 애매해졌다는 평가 속 해외 진출이 제2의 도약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22일 해외 가맹 1호점이자 3900호점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을 열었다.
이디야커피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은 괌 현지 인기 쇼핑몰인 마이크로네시아몰 내 1층에 위치한 매장으로, 자체 스틱 커피 ‘비니스트’와 ‘커피믹스’ 등 현지에서 활발하게 판매 중인 유통제품과의 시너지를 위해 국제가맹 방식으로 개점됐다. 이디야커피의 대표 유통 상품인 비니스트 8종과 커피믹스 2종, 캡슐커피 3종도 아일랜드 MD장과 벽면 MD존을 통해 선보인다.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은 26평형대의 중형 매장으로, 시즌 메뉴를 제외한 국내 상시 메뉴 모두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현지 특성을 반영한 특화 메뉴 음료 7종 △니트로 블랙티 △니트로 달고나 밀크티 △콤부차 에너지드링크 2종 △바나나 스무디 3종을 비롯해 △샌드위치 5종 △파니니 4종 △샐러드 2종 △크로크무슈 등 베이커리 12종도 판매한다.
이디야커피는 추후 미국 본토 진출 준비를 위한 테스트 베드로 괌을 점찍고 내년 중 괌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향후 이를 발판 삼아 미국은 물론 동남아 국가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디야커피가 해외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05년 일찌감치 중국 시장에 도전장을 냈지만 수익성 악화로 3년 만에 매장을 철수한 바 있다.
이후 이디야커피는 직접적으로 해외 진출을 타진하기보다는 비니스트를 몽골, 호주, 대만, 홍콩 등에 수출하면서 해외 개척 경험을 쌓아왔다. 2021년 4월에는 커피믹스 2종을 미국에 첫 수출했고, 2022년 1월에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티몰 글로벌 스토어에 브랜드관을 열기도 했다.
이처럼 이디야커피가 꾸준히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린 데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이 그만큼 포화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최초로 국내 3800호점을 개점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교외 지역 등을 중심으로 출점을 이어오고 있긴 하지만 성장세를 지속하기엔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또한 국내 커피 시장이 저가커피 브랜드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이디야커피 입장에서는 새로운 생존 활로를 모색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과거 이디야커피는 아메리카노 한 잔 3000원 대라는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브랜드 정체성을 다졌다. 하지만 최근 덩치를 키우고 있는 저가커피 브랜드들이 아메리카노 가격대를 1500원~2000원선으로 끌어내리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디야커피는 프리미엄도, 가성비도 아닌 브랜드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시장 진출은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문 회장은 2024년이 제품 및 가맹점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드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23년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과감한 조직 개편과 해외 진출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인 가맹점주, 직원들과 함께 손잡고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2024년 한 해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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