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순자의 하루]
“엄마 오징어무침 좀 해주세요. 내일 집으로 가지러 갈게요.”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아들의 목소리다.
나는 귀가 번쩍 띄었다. 아들이 엄마가 해주는 오징어무침이 먹고 싶어서 가지러 온다니….
마트에 가서 오징어를 네 마리 사고 오이 두 개와 미나리 한 단을 샀다. 무와 양파는 집에 있으니 되었다.
먼저 오이‧무‧양파를 썰어서 살짝 소금에 절여놓고 미나리는 깨끗이 씻어 그 역시 살짝 소금에 담갔다가 바구니에 건져놓았다.
오징어는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데치고 먹기 좋게 썰었다. 물기를 뺀 야채를 갖은양념에 무쳤다. 그리고 끝으로 오징어와 미나리를 넣고 골고루 무쳐놓았다.
맛을 보았더니 아주 맛있다. 내 아들이 먹을 오징어무침이니까 더욱 맛있어야 한다.
‘오징어무침아, 내 아들이 먹을 때에 꿀맛 같아야 한다’ 라고 주문이라도 외우고 싶다.
내 아들, 내 아들이 먹을 오징어무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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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이순자 씨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78세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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