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잇단 규제완화에도 멈추지 않는 아파트價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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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 무효?"…잇단 규제완화에도 멈추지 않는 아파트價 하락세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4.03.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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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군사보호구역 339㎢ 해제…제한고도 범위서 건축 가능”
서울시 “서남권 도시개조…준공업지역 용적률 등 규제완화”
부동산 규제완화책에도 건설경기 부진…현실성이 관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경기도 일산신도시의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일산신도시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개발제한구역 해제 방안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서울시도 서남권 도시개조 계획을 내놓으며 개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 침체와 건설경기 불황이 외부 요인에서 비롯된 만큼 주택경기를 활성화시킬지 의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3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와 서울시가 앞다퉈 개발규제 완화를 약속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지난달 26일 군사시설보호구역중 339㎢를 해제하겠다고 발표했고 하루뒤인 27일에는 서울시가 서남권 개발계획을 내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남권 도시 대개조 구상을 발표하며 서남권을 제조업 중심에서 미래 첨단·융복합산업 집적지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노후주거지는 ‘직·주·락(職住樂)’ 주거환경으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비수도권도 개발규제 완화 흐름을 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21일 정부는 비수도권 지역의 그린벨트 해제를 위해 1~2등급지도 국가 및 지역전략사업에 따라 개발제한을 풀 수 있도록 바꾸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줄줄이 나오는 개발규제 완화책에도 개발 훈풍이 불기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미 규제완화폭이 확대됐지만 시장가격에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규제완화를 외치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부터 지금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의 주택통계에 따르면 2022년 아파트매매지수는 2.96% 낮아졌다. 2023년 들어서는 6.28%로 하락폭이 더 커졌다. 작년 9~11월 이사철을 맞아 잠시 상승했지만 12월부터 이달까지 연속으로 하락세다.

문제는 올해 첫 규제완화 대책으로 지난달 10일 발표된 노후계획도시 특별법도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점이다. 1기 신도시가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안양시 동안구, 고양시 일산동구·일산서구에서도 지난달과 이달 매매지수는 하락했다.

이런 추이는 2014년 규제완화책을 내놓았던 박근혜 정부와 대조된다. 당시 정부는 재건축 안전진단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고 구조안전성 반영율은 40%에서 20%로 낮췄다. 그결과 재건축사업에 힘이 실리며 주택시장이 활황으로 돌아섰다. 전후 아파트값 추이를 보면 대책 발표전인 2012년 0.18% 하락, 2013년 0.33% 상승이었던데 반해 2014년, 2015년에는 각각 2.43%, 5.06%로 큰 상승폭을 보였다. 물론 당시에는 지금처럼 금리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규제완화책이 시장에 먹혀들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에 불투명한 건설경기도 규제완화의 실효성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수시장의 한축인 건설경기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특히 “그간의 신규착공 위축 영향이 본격화됨에 따라 상당기간 부진한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고금리와 고물가 같은 대외요인이 나아지지 않는 한 규제완화책이 먹혀들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규제완화는 개발의 사업성을 높여 투자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하며 나오지만 지금은 공사비용이 높고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아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주저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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