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적만 바꾼 정치인…김영주·이상민에서 진영·조경태·김부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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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적만 바꾼 정치인…김영주·이상민에서 진영·조경태·김부겸까지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4.03.27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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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李, 민주 탈당 후 국민의힘行…영등포갑·대전 유성 도전 
진영·조경태, 20대 총선 앞두고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사진 왼쪽)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영주 영등포갑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지난 1월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이상민 의원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입당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전달받고 미소짓고 있다. ⓒ 뉴시스
(사진 왼쪽)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영주 영등포갑 후보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지난 1월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이상민 의원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입당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전달받고 미소짓고 있다. ⓒ 뉴시스

22대 총선에서 당적만 바꿔 같은 지역구에 출마하는 정치인이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이상민 의원 이야기다. 양당제가 공고한 우리나라 정치권 상황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일이다.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13번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해 배지를 단 뒤 19·20·21대 총선에서 영등포갑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4선을 했다. 현재는 국회부의장까지 맡고 있다. 

그런 김 의원은 지난 2월 19일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의정활동 하위 20% 통보를 받고 “모멸감을 느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2주 뒤인 3월 4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이 의원은 대전 유성에서 17~21대 국회의원(20·21대는 대전 유성을)을 지낸 5선 중진이다. 18대 총선에서 한 차례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한 것을 제외하곤 줄곧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에 몸담았다.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지도부를 비판해 온 대표 비명(非明)계였던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전격 탈당을 선언하고 지난 1월 8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아 출마 준비 중이다. 

당적을 바꿔 당선에 성공한 사례가 드물지만 없는 건 아니다. 진영 전 행정안전부 장관·조경태 의원·김부겸 전 국무총리 경우가 있다. 이들 모두 본인의 원래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종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지난 2016년 3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탈당 진영 의원의 입당 기자회견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김종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지난 2016년 3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탈당 진영 의원의 입당 기자회견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진 전 장관은 보수 정당에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역구는 서울 용산이었다. 그는 2004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대표 친박계였으나, 복지부 장관 시절 국민연금·기초연금 연계 문제를 두고 청와대와 대립했다. 이후 탈박(脫朴) 인사로 분류됐다. 

20대 총선에서 공천 배제된 진 전 장관은 2016년 3월 17일 “지난날의 내 선택이 쓰라린 보복을 안겨줬다”며 탈당을 선언하고 사흘만인 3월 20일 “내게는 특정인의 지시로 움직이는 파당이 아닌 참된 정당정치가 소중하다”며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다. 용산에서 42.77% 득표율로 새누리당 후보를 2.86%p 차이로 이겨 4선에 성공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았고, 장관직 퇴임 후 정계 은퇴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1988년 총선 당시 노무현 부산 동구 통일민주당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자원봉사 하며 민주당과 인연을 맺었다. 17~19대 총선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로 부산 사하을에 출마해 3선을 했다. 

조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표 체제의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해 친문계와 대립각을 세우다 결국 2016년 1월 19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새누리당 입당 후 부산 사하을 단수 공천을 받아 2위 후보와 33%p 넘는 득표율 차이로 4선에 성공했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이상호 후보에 20%p 득표율 차이를 벌리며 1위로 당선됐으며, 22대 총선도 같은 지역 출마를 준비 중이다. 

김부겸 전 총리는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 군포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으나, 다음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된 바 있다. 다만 당적 변경 맥락은 위 두 후보와 조금 다르다. 김 전 총리는 한겨레민주당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해 민주당-통합민주당에 몸담았던 민주당계 인사였다.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은 1995년 민주당 분당사태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를 따라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조순 당시 민주당 총재가 신한국당과 합당을 해서 하루아침에 한나라당 일원이 된 것. 

김 전 총리는 결국 16대 대선 이후인 2003년 8월 김영춘·이부영 등과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합류한다. 그리고 17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계속 민주당에서 정치를 했으며 현재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27일 대화에서 이러한 현상과 관련해 “한국 정치에서 후보 개인 능력보다 정당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 아니겠냐”며 “과거 3김 시대엔 정당보다 ‘인물론’으로 더 주목받는 측면이 있었는데, 현재는 거대 양당 사이 빈틈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26일 통화에서 “아무리 당에서 배척당했다고 해도 당을 바꿔 출마하는 것은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국민의힘 지지층도 썩 반지 않을 태도”라며 “공고한 양당 구도 가운데에서도 기성 대결 구도를 깨는 도전이 필요할 텐데, 개혁신당이나 새로운미래 등이 제3지대 열망을 받아내지 못해 실망만 안겼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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