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조국혁신당, 양날의 검…중도층 유입 막는 방파제 역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제22대 총선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곳곳의 지역구에서 한 치 앞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초접전의 양상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남은 기간 선거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정부-의사협회간 갈등 △범진보좌파 진영 결집 △후보 막말 여부 등 최종 변수를 짚어봤다.
정부-의사협회간 갈등
윤석열 정부는 올 초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시행과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을 결정했다. 이에 반발한 의사들은 집단행동에 나섰다.
파업에 나선 의사들을 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4%는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이 중 ‘매우 부적절하다’라는 응답이 57%, ‘적절하지 않은 편’이란 응답이 27%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초기에는 정부·여당이 반사이익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 결과와 관련해 <리얼미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1월 4주차 36.2%에서 시작해 2월 6일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계획을 발표한 이후 2월 2주차 39.2%로 지지율이 상승했다.
이후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과 진료현장 이탈이 이뤄졌지만, 강경한 태도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지지율은 2월 4주차 41.9%로 더욱 올랐다.
하지만 대치가 길어지자 2월 5주차부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향세로 가는 등 비판의 목소리도 확대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여당의 협상 방향이 주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1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협상에서 성과를 낸다면 지금의 불리한 선거구도가 바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역시 같은 날 통화에서 “의사 증원 문제는 역대 정부 누구도 못한 것이기에 결판을 낸다면 지지율을 상당히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범진보좌파 진영의 결집
선거의 또 다른 변수는 범진보좌파 진영의 결집여부다. 우선 민주당 내에서는 친명계가 대거 공천 받으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이어 진보당과 연대를 진행 중인데, 지역구에서는 60여 곳에서 후보 단일화를 했으며, 비례대표의 경우도 더불어민주연합을 함께 추진했다. 또한 비례대표에 민주노총 출신의 인사가 이름을 올렸다.
한편 비명계와 친문 지지층들은 조국혁신당으로 모이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를 받아 14∼15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4·10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26.8%로 나타났다.
이를두고 국민의힘 나경원 동작을 후보는 11일 밤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조국혁신당이 약진하는 건 저희한테 그렇게 바람직하지는 않다”며 “그쪽으로 세가 결집하는 것인데 이는 여당에 그렇게 득이 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접전지가 펼쳐지는 곳에서는 단일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조국혁신당 역시 이재명의 민주당에 실망한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효과가 있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양날의 검이 될 것이다”며 “중도층의 유입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후보들의 막말 논란
막말은 매 선거 때마다 변수로 손꼽혔다. 과거 17대 총선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정동영 후보는 인터뷰에서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아요. 그분들은 어쩌면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되고”라는 등의 노인 폄하 발언을 했다.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관련 막말 파동이 논란이 됐다. 당시 미래통합당 박형준 선거대책위원장은 KBS 개표방송 중 “막말 파동으로 30석이 날아갔다”고 허탈해 했다.
이렇듯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양당의 지도부는 경계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당에서는 과거 막말 논란이 있는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부산 수영구 공천을 취소했으며, 민주당은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량품’에 비유한 언론 기고문을 쓴 양문석 후보를 향한 공천 취소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변수와 관련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총선에서 중량감 있는 인물이, 실언 한다면 판세가 확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현종 논설위원은 “경선과정부터 막말이 많이 나오다 보니 과거처럼 큰 효력은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됩니다.
좌우명 :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