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현역 장경태, 지역 안 나타나…‘빈곤 포르노’ 이후 반감 심해” [동행인터뷰]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경진 “현역 장경태, 지역 안 나타나…‘빈곤 포르노’ 이후 반감 심해” [동행인터뷰]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4.03.25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후보(국민의힘) 
“이재명 지도부, 경쟁자 남김없이 제거…당내 바른 소리 차단”
“조국혁신당 돌풍, 전혀 이해 안 돼…비이성적 판단 난무”
“尹 대통령, 완고한 이미지 거두고 민생 아픔 공감해야”
“지도자 부패하면 국가 구조조정 어려워…혜안가진 리더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4·10 총선이 16일 앞으로 다가왔다. 승부처이자 격전지인 수도권에 주목한다. 인물, 바람, 구도가 맞부딪치며 판세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민심의 바로미터. <시사오늘>은 수도권 총선 핫플레이스를 찾아가봤다. 시작은 국민의힘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후보다. <편집자주>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후보가 지난 3월 22일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평제방길에서 유권자와 대화하고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는 4·10 총선, 국민의힘에서 동대문에 출사표를 던진 이는 이른바 ‘스까요정’으로 알려진 김경진 전 의원. 지난 2022년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돼 지역을 다져온 그는 일찌감치 단수공천을 확정 지었다. 22대 총선에서 현역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과 겨룬다. 

국민의힘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후보는 광주에서 정치를 시작한 호남 출신 정치인이다. 하지만 조국 사태,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등을 거치며 민주당의 내로남불과 이중성에 실망해 과감히 국민의힘으로 발길을 돌렸다. 일각에선 동대문을 선거가 ‘친윤(親尹) 대 친명(親明)’ 구도라고 하지만 김 후보는 진영을 넘나드는 쓴소리로 중도 유권자들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인생 궤적도 다채롭다. 12년간 검사 생활을 끝내고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몇 차례 낙선 끝에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광주 북구갑 국회의원을 지냈다.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공보특보단장을 맡았고, 인요한 혁신위에서 역할 했다. 

<시사오늘>은 지난 3월 22일 김경진 후보를 따라 동대문구 전농동 전일중학교부터 장안동 장안평제방길 유세 현장에 동행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민의힘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후보가 지난 3월 22일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평제방길에서 유권자와 대화하고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후보가 지난 3월 22일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평제방길에서 유권자와 대화하고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동대문구 전농동 전일중학교 앞, 학부모 의원총회를 앞둔 오후 1시. 김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안녕하세요, 김경진입니다”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학부모로 보이는 한 유권자가 김 후보에게 다가가 교육 관련 요구사항을 말하자, 김 후보가 말을 멈추고 끄덕이며 듣는 모습이 보였다. 

‘서울 선거는 처음인데, 어려움은 없느냐’는 기자 질문에 김 후보는 “오히려 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서울 동대문을은 특히나 전국에서 제일 작은 (6.01㎢) 선거구다. 

동대문을은 판세를 쉽게 가늠할 수 없는 경합 지역이다. 민주화 이후 24년간 보수 정당이 의석을 가져갔으나, 2012년부터 민주당 소속 후보자가 당선됐다. 16대 총선에선 고작 11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그러다 지난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부터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까지는 모두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 수도권은 통상 스윙보터 지역으로 분류된다. 바닥 민심은 어떤가.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위기가 있다가, 한동훈 비대위 들어서면서 관심도가 높아지며 수도권도 좋아지는 듯했으나 현재는 백중세다. 50대 후반~60대 이상 세대에선 많은 지지 보내주신다. 직장인인 40대의 경우 ‘묻지마 민주당’ 성향인 경우가 많은데 출퇴근 길 외에 만날 수 있는 경로가 적다. 저런 방식으로 여론을 청취하려 노력한다.”

인터뷰 도중 트럭을 운전하다 김 후보를 마주친 한 남성은 차를 멈추고 김 후보에게 이런저런 응원의 말을 건넸다. 

장안동에서 만난 한 익명의 50대 여성은 “나는 전부터 보수 성향이긴 했는데, 이곳에 장경태 의원이 싫어도 민주당 찍어야 한다는 사람이 많다”며 “양쪽 다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 현역인 민주당 장경태 의원에 대한 지역 평가는 어떤가. 

“반감이 크다. 4년 내내 지역에 잘 안 나타났다더라. 직전 의원이었던 민병두 전 의원이 지역 활동을 어마어마하게 한 것과 비교하는 분들이 많았다. 특히 ‘빈곤 포르노’ 발언 논란으로 이후로 반감이 더 심해졌다. 개인기보다 정권심판론 같은 큰 바람에만 의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 ‘장경태 의원에 호감이 없어도 민주당 찍는 사람이 많다’고 말하는 지역 유권자도 있더라.  

“그럴 수 있다.”

- 그런 민심을 어떻게 해석하나. 

“정권심판론이 불거진 건, 아무래도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가 스터번(stubborn, 완고함)해서가 아닐까. ‘강하다’는 것이 우직하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으로 발현하면 좋은 거지만, 고집불통이거나 우리와 다른 세상에 가 있는 것으로 느껴지면 밉게 보인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약한 대상에 애정이 간다. 대통령이 국민을 얼마나 생각하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있는지를 공유한다면 해결될 거로 본다.”

-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는 어떻게 보나.

“당대표부터가 범죄 의혹이 그렇게 많을 수 있나. 도덕적으로 썩었다. 이번 민주당 공천 과정을 보면 대선 경쟁자가 될 만한 당내 후보는 한 명도 남김없이 제거했다. 호남, 특히 광주 국회의원은 거의 물갈이했다. 호남에서 큰 정치인이 나타날 가능성의 씨를 말려버린 거다. 그게 이재명 대표 실체다. 이재명 당대표 변호했던 변호사나 옹호한 검찰 출신 인사가 공천받았다. 잘못한 것에 대해서도 밑에서 바른 소리를 낼 수 없게 했다. 자기 목소리 낸 사람은 다 떨어져 나가고 옹립하는 이들만 남았다.”

김 후보는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에 대해선 “우리 인요한 혁신위가 청년 50% 할당을 요구했는데, 전부 수용했다. 담백했다”고 평가했다. 

- 민주당에선 ‘검찰 독재 정권에 대항하는 민주 투사’라고 주장한다. 

“군사정권 시대엔 구속영장 없이 사람 감금하고 고문했다. 그런 게 독재다. 지금 군인이나 경찰이 강제로 끌고 가나? 조사하고 수사하는 데 1~2년 걸리고, 재판하는데 2~3년 걸린다. 조사 한 번 받으면 참고인도 변호사 3명씩 데려온다. 독재가 어디 있냐. 자유롭게 말 못 하는 사람이 어딨나. 독재 프레임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런데 국민을 그렇게 독재라는 단어로 호도하며 속이고 있다. 얼마나 웃기냐. 코미디다.”

- 조국혁신당이 뜨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해할 수 없다. 논리적으로 따지면 전혀 이해 안 되는 대목이다.”

김 후보는 재차 한숨을 내쉬었다. 

“굳이 생각해 보면 결국 이런 것 같다. 국민이 공정과 정의를 기치로 집권한 윤 대통령이 자기 사람에 대해선 무르게 행동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진 게 아닌가…. 그에 대한 반발 현상 같다.”

- 쓴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다. 

“22대 총선이 얼마나 중요한 선거인가. 긴장해야 한다. 대통령도 이런 목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운동장에서 뛰노는 학생들이 정문 밖 김 후보에게 “안녕하세요!”를 외치자 김 후보는 금세 환히 웃으며 손가락 2개를 피고 “2번!”을 말했다. 학생들은 브이(V) 자로 화답했다. 장소를 옮겨 장안평 제방길로 향했다. 

국민의힘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후보가 지난 3월 22일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평제방길에서 유권자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후보가 지난 3월 22일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평제방길에서 유권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동대문구민들의 바람은 무엇인가. 

“뭐니 뭐니 해도 동대문 발전이다.” 

김 후보는 특히 ‘교육’에 대한 동대문 구민 갈망이 대단히 크다고 강조했다. 

“30·40·50·60대 세대별 인구 분포가 균등하다. 젊은 30·40세대가 많다는 건데, 학생도 많고 학부모도 많다. 질 좋은 학생 돌봄 서비스, 교육 프로그램 수요가 높다. ‘교육특구 동대문구’를 만들고자 한다. 또 학생 수 대비 고등학교가 부족해 동대문구 다니면서 중랑구에 위치한 고등학교 배정받은 학생이 있을 정도다. 그 문제를 꼭 해결하려 한다. ”

- 동대문구 현안이 무엇인가. 

“청량리~회기 1호선 라인과 답십리~장한평 5호선 라인 사이 지하철 사각지대가 있다. 지하철이 들어왔으면 하는 지역 주민들 바람이 강력하다. 하지만 지하철은 기본 5년, 10년 단위 계획이 선행되는 만큼, 당장 약속드리는 것은 버스 배차 확장이다. 왕십리·군자·청량리 등 주요 거점역을 기준으로 마을버스나 단구간 버스를 만들어 5분에 한 대씩 다닐 수 있게 하는 게 실질적 해법이 될 거로 본다. 장기적으로 장한평역에서 청량리역 사이를 잇는 지선 전철 선로가 필요하다.”

김 후보는 주택 문제도 언급했다. 

“주택 문제의 경우 이 지역이 재개발하다가 멈췄다. 당장 임대료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이들은 재개발을 원하지 않고, 반대편에서는 재개발을 하고 싶어 하고. 재개발과 관련한 주민 간 의견 대립이 상당히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재개발 재건축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게 맞다고 본다.”

그는 동대문구 마을버스 주요 전철역 연계 외에도 어린이 전담병원 유치, 분당선 확장, 전통시장 재개발, 주요 공원 길 조성, 서울시립대 공공의대 신설·부속병원 설치 등을 공약했다. 

- 국회의원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이 인구문제로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전남대·경북대 심지어 관내 서울시립대 공과대학 연구실험실 불이 다 꺼졌다. 실험실이 안 돌아간다는 것은 국내 기초 연구의 원천적 맥이 끊긴다는 이야기다. 10~20년 후에 질 좋은 제품·소프트웨어·서비스가 사라지는 거다. 엄청난 위기다. 옛날에 했던 노력, 성공적인 산업화로 여기까지 왔지만 20년 지나면 진짜 큰일이다. 지금 구조조정을 해놓지 않으면 삐까뻔쩍한 지금의 대한민국 유지가 어렵다.”

김 후보는 “20년 후가 걱정”이라며 “한동훈 위원장 혼자 이렇게 하면 나라가 큰일이라고 소리치지만, 조국혁신당이 돌풍일 정도로 비이성적 판단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승리해 올바른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야 한다. 그래도 국민의힘 안에는 비판 기능이 살아있다”고 전했다.

“도둑은 잿밥에만 관심 있다. 이재명 대표 성남지사 시절부터 경기지사 하면서 불거진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를 보라. 대한민국 전체가 도둑질 대상 되는 거다. 지도자가 도덕적으로 부패하면 나라에 필요한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할 수 없다. 양심 바르고 혜안 있는 사람들이 전문가 도움을 받아 할 수 있는 거다. 

나는 이재명·조국이 양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권력을 어떻게 하면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사심으로 가득하다. 당장 국가 예산을 쓰면서 빚을 내도 본인 권력이나 정파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사람들이다. 나라 구조조정으로 제2의 대한민국 도약을 이뤄내려면 양심적인 정파, 지도자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본다. 국민의힘에는 그런 기능이 더 살아있다고 본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