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모든 것 시작하는 존재…권한과 책임 불균형해”
“40대 위주였던 청년위원장…내가 첫 30대 청년위원장”
“민주당, 체계적으로 청년 인재 육성해…비교불가 자신”
“現 국회, ‘성공한 사람’만을 위해…평범한 대중 닮아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정부여당이 정권심판론 자초해”
“22대 총선, 승리의 핵심은 국민에게 다가가는 절실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40)은 많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초대 대학생위원장 △최초 30대 전국청년위원장 △일반 공모 최연소 지역구 국회의원 △최초 30대 선출직 최고위원 등 수많은 기록을 쌓은 인물이다.
장 의원은 22세의 나이로 서울시립대학교에 입학했지만, 교내 생활보다 아르바이트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아르바이트로 고된 시간을 겪은 그는 본인처럼 힘들게 사는 청년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정치에 뛰어들을 결심을 하게 됐다. 시립대 총학생회장이 된 그는 ‘반값등록금’을 제안하며 학생운동을 펼쳤고 이는 곧 정치권에서의 주요 청년 의제로 떠오르게 된다.
민주당에서 15년을 평당원으로 활동하며 산전수전을 겪었다. 초대 대학생위원장을 지냈으며, 청년위원회 활동을 통해 민주당 내 2030 정치 참여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을 받았다. 2020년에는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장 의원을 ‘7선급 초선’이라며 저력을 높이 사기도 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0일 여의도 국회의원실에서 진행됐다.
1. 시그니처 질문
- 청년은 사회적 약자인가요.
“잠깐만요.”
장 의원은 답변에 앞서 청년의 명확한 정의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경태가 생각하는 청년이란 ‘시작’이다.
“청년은 ‘시작의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
“청년은 △학업 △취업 △직장생활 △결혼 △육아를 시작하는 존재입니다.
예를 들어 학업을 시작하는 대학생의 경우 기숙사나 주거 환경 등을 갖추는 것이 어려울 것이고, 취업 준비를 시작할 때도 어렵겠죠.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사회 모든 분야에서 시작하는 존재가 청년의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시작하는 존재기 때문에 약자라 보고 있고요.
한편으로 봤을 때는 이 청년은 헌법상 국민으로서, 민법상 성인으로서, 선거법상 유권자로서 모든 권리와 책임을 동등하게 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성세대에 비해 상당히 제한적인 권리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권력이든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포지션인 만큼 역할과 권한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약자인 청년을 위한 장경태 의원만의 해법 같은 게 있습니까.
“그나마 가장 평등한 곳이 정치라고 생각해 정계 입문을 결정했습니다.”
장 의원은 정치가 해법임을 강조했다. 정치가 타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평등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정치에도 엄청난 기득권과 여러 벽이 있어요. 그럼에도 정치는 가장 평등합니다.”
개인이 가진 경제력에 따라 다르게 권한이 부여되는 사회에서, 1인 1표가 보장되는 정치가 유권자 개개인에게 동등한 권리를 부여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경제 분야나 다른 사회 분야에서는 1원이 1표인 곳이잖아요. 100원 있는 사람, 10만 원 있는 사람, 100만 원 있는 사람의 권한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정치는 1인 1표를 보장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포지션만큼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 정치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비록 청년이 사회에 막 발을 딛은 존재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는다면 타 세대와 동등한 발언권을 가질 수 있다는 취지다.
2. 민주당 청년 장경태
- 평당원 13년차, 30대에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습니다. 오랫동안 당의 청년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민주당 청년 정치를 평가하자면요.
“저는 스스로를 크게 세 가지로 표현합니다. △흙수저 △평당원 △인재육성입니다.”
본 질문의 답에 앞서, 장 의원은 한 가지 오해를 풀고 넘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제가 직전 청년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청년위원장이면 다 국회의원이 된다고 생각하더라고요. 하지만 청년위원장 출신으로 국회의원 된 건 제가 처음이에요. 그전에는 민주당 초대 대학생위원장이었거든요.
그 당시 청년위원회가 40대 중심의 위원회였기 때문에 20대였던 제가 활동하기 어려웠어요. 나이 차이도 많이 났죠. 지금 586 선배들이 딱 저랑 20년 차이거든요. 제가 83년생이니까 83학번들이 딱 그랬죠.
그때 82, 83학번이던 분들이 청년위원회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랑 세대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했어요. 그보다 밑에 세대인 대학생위원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2008년에 초대 대학생위원장이 됐고, 평당원으로 시작해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특히 부위원장은 총 30명입니다. 저는 그 30명 중에 서열 30위? 이런 느낌으로 차근차근 올라왔죠(웃음).
- 민주당 역사상 첫 30대 청년위원장이자 원외위원장이네요.
“만 34살 때 제 직전 청년위원장이 김병관 의원인데, 김혜영·정호준·박홍근 등 더 위로 올라가 보면 다 현역 국회의원들이었어요.
그래서 다 40대였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만 45세까지 청년으로 간주하기 때문에요. 한국 나이로 47세죠? 그러다보니 맏형들이 많이 했거든요.
반면 저는 만 34살이었으니까 직전 청년위원장이었던 김병권 선배 73년생, 정호준 선배 71년생, 박홍근 선배 69년생이죠. 제가 청년위원장이 되면서 73년생에서 83년생으로 10년을 건너뛴 거죠.
그때부터 청년의 주축을 30대로 개편하기 시작했고, 실제 없었던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인재 육성 모델은 평당원이 대학생위원회, 청년위원회를 거쳐서 국회의원까지 가는 그 과정입니다. 비단 청년 비례가 아닌 지역구로 도전할 수 있는 과정이죠.”
장 의원이 청년위원장을 맡기 전, 민주당에는 청년을 길러내는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인재 육성 시스템이라는 게 없었어요. 청년 정치인이라는 게 말이 좋아 청년 정치지, 비정규직 청년이어야지만 정당 활동이 가능하거든요. 저는 논술 강사, 아르바이트생, 학습지 교사 등으로 살아왔어요. 부끄럽지만 국회의원 되기 전까지는 특수고용 노동자였기 때문에 4대보험에 들어보지 못했어요. 그 어려움들을 다 느끼고 경험해 왔습니다.
그래서 제 후배들이 원내에 진출하고, 앞으로 정치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사법연수생·외교 연수생 제도처럼 정무연수생 제도 같은 게 생겼으면 좋겠어요.
직업 정치인으로서의 성장 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정치인들 보면 경제·문화·사회 등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만 올라와요. 예를 들어 관료면 장차관급, 판·검사면 검사장이나 부장판사급, 은행 출신이면 은행장 이상 등 이런 식이잖아요.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만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가장 좋은 국회는 ‘국민을 닮은 국회’인데, 지금으로선 국민을 닮은 국회가 될 수 없는 거예요. 그냥 성공한 사람들의 국회죠.”
- 국회가 엘리트 위주로 가고 있는 거네요.
“제가 가장 평범한 국회의원인 것 같습니다. 모두 다 사회적 명망을 가지고 성공한 셀럽들인데 저 혼자 ‘쪼렙(레벨이 낮은)’ 정치인입니다(웃음). 그러니 저와 같은 국회의원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성공한 사람들만을 위한 국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요.”
- 후배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양성할 건가요.
“우리는 국민의힘과 많이 달라요. 우리 당은 청년위원회 활동 자체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금 국민의힘은 역대 청년위원장이 누군지 모르거든요. 민주당은 체계가 있고 2년에 한 번씩 뽑는 선출직이에요.
비교해보면 국민의힘은 임명직입니다. 항상 당 지도부가 내리꽂는 하향식이라면 우리는 청년 당원들이 직접 뽑는 선출직입니다. 대의원 50% 권리당원 50% 비중으로 청년 당원들이 직접 선출하게 되죠. 청년위원회가 부위원장과 운영위원, 분과위원회로 조직화된 상태입니다. 또한 청년지방의원협의회와 청년정책연구소 등 세밀하게 체계화돼 있어요.
그래서 의견의 반영과 활동력은 그때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월등합니다. 중앙당뿐만 아니라 시도당 또는 253개 지역위원회 모두 청년위원회가 설치돼 있고 또 모든 지역구마다 1명 이상의 청년 지방의원들이 다 있어요. 지역구 별로 1명이라고 단순 계산해도 253명 이상이죠. 그래서 우리는 가장 작은 단위인 지역위원회부터 청년위원장 출신들이 성장해 오고 있고, 지방의회부터 지속적으로 청년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준비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 듣고보니 청년 국회의원들이 당사자성에 기초해 청년 정치인 양성을 위한 시동을 거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작년에 당헌당규에 넣은 것이 전 지역에 지방선거 청년 후보 공천을 1명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 할 때 당헌·당규를 개정하면서 당 예산의 국고보조금 3%를 청년 예산으로 배정해야 한다고 수정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배정된 금액이 7억 원 정도 되거든요. 저 때만 해도 7000만 원 정도 썼었으니까 10배로 늘린 거죠.”
하지만 장 의원은 이와 같은 청년 정치의 발전은 민주당에 국한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우리 당만 발전하면 안 돼요. 여야가 같이 발전해야죠. 작년에 정개특위 할 때 피선거권 연령 하향을 대표 법안으로 발의했고, 그 결과 만 18세로 피선거권 연령도 하향됐죠. 정당 가입 연령도 만 16세로 하향됐습니다. 지방의원 후보자 후원회 설치 역시 제가 내세운 대표 발의법입니다.
더 많은 청년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해 청년 후보를 추천하는 정당에는 보조금을 줘 이를 장려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도 개정했습니다.
‘청년정치발전기금’도 생겼습니다. 정당이 청년정치 발전을 위해 예산을 사용하며 청년정치인을 육성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기금이지요.”
- 청년 특별당규가 제정됐습니다.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평가도 있던데 어떤 내용입니까.
“총선 후보자를 공천할 때, 단수 후보 공천 룰이 있어요. 해당 후보가 서류심사에서 30점 이상이거나, 여론조사 적합도 조사에서 20% 이상의 차이를 보일 경우 단수후보 공천을 줄 수 있게 돼있어요. 이번 특별당규로 청년 후보가 10%라도 우위에 있으면 단수 공천을 줄 수 있도록 만들었죠. 그 대신 현역인 청년 의원에게 적용은 안 되고요.”
- 한편 청년들에게 지나치게 할당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할당제 때문에 파이가 줄어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장 의원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할당이라는 것 자체가 파이를 나누는 제도잖아요. 청년들이 의회에 진출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숫자가 턱없이 적은 게 한계이자 아쉬움인 것 같아요. 더 많은 청년들이 국회에 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인구의 35%가 2030인데 국회의 4.3% 밖에 안 되잖아요. 물론 인구 비율로 의회를 구성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최소한 청년들이 진입할 수 있는 토대는 만들어줘야 되는데, 그 토대가 할당제라고 생각해요.”
- 할당을 통해 국회에 들어온 청년의 역할이 중요하겠네요.
“저는 젊은 의원들이 의정활동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으로 전용기 의원이나 다른 젊은 의원들도 두각을 드러내잖아요. 각 상임위에서 질의하는 방법과 요점을 빨리 배우고, 예리하고 날카롭게 질문도 할 줄 알고요.”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둘이 어떻게 친해진 건가요.
“저는 민중당 대표부터 시작해서 두루두루 다 친합니다(웃음).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와는 대학생 시절부터 친했어요. 김 최고위원이 경희대 총학생회에 속해있을 때, 전 시립대 총학생회장이었어서 그때부터 알고 지냈어요. 이준석 전 대표도 고정으로 방송을 많이 하다 보니까 친해졌죠.
다만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고 해서 ‘절교해’ 이렇게 하지는 않잖아요. 친구들끼리 생각이 다른 건 존중해야죠. 그러려니 하기도 하는 거죠.”
장 의원은 정치적 성향과 사적인 교우관계는 분리해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분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생각이 다르다고 굳이 싸울 필요는 없잖아요.”
3. 최고위원 장경태의 시각
이번엔 최근 돌아가는 정치 상황을 물었다.
- 당 최고위원으로서 지난 강서구청 보궐선거 승리 요인은 무엇이라 봅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승리의 요인이었던 것 같아요.”
역설적이게도 정부여당 차원에서의 개입이 민주당에 승리를 안겨줬다는 진단이다.
“강서구청장 선거를 ‘정권심판’이 아닌 ‘지역 일꾼론’으로 갔으면 박빙이었을 겁니다.
근데 대통령께서 김태우 후보를 재판 판결난지 세 달도 안 돼 사면·복권해줬어요. 김기현 대표는 컷오프 해도 되는데 굳이 경선을 붙여 공천까지 줬죠. 그러다 보니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서 후보가 됐다는 여론이 형성된 겁니다. 정권심판론이 강력하게 먹힐 수밖에 없던 선거가 됐어요.
민주당은 이 선거를 요란하게 치르지 않으려고 노력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국민의힘에서 나경원·안철수·정우택 국회부의장 등 거물급 인사들을 투입하면서 갑자기 판을 키우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황당했어요.
왜 저렇게 선거를 치르지? 국정 지지도가 낮은 상태에서는 오히려 판을 줄여서 정권심판론이 안 먹히게 치러야 되는데 완전 정반대로 하더라고요. 참 희한했어요.”
- 당 일각에서는 격차를 20% 이상 벌리지 못했다는 자조적인 평도 나왔습니다.
“그분은 유권자 분석이나 정무적 분석을 못하시는 분 같은데요.”
장 의원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딱 잘라 말했다.
“김태우라는 후보가 인지도가 높은 후보잖아요. 왜냐하면 직전 구청장이었으니까요. 그에 반해 진교훈 후보는 좋은 인물이지만 인지도는 낮았습니다. 완전 신인이니까요. 당에선 후보의 인지도를 올리려 노력했고요. 그래서 17%라는 차이는 강서구민들이 큰 심판을 해주신 선거라고 봐요."
특히 그는 투표율 수치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역대 가장 높았던 사전투표율을 보며 정부여당을 향한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달했음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왜냐면 이번이 보궐선거였잖아요. 투표율 49%라는 건 재보궐 선거 사상 처음입니다. 보통 30~40%거든요. 작년 지방선거 때 서울 투표율이 51%인데 그때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였잖아요. 두 선거의 조건이 어떻게 다르냐면,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는 사전투표 경우 강서구 주민을 예로 들면 어딜 여행가든 투표만 하고 오면 되거든요. 부산에서도, 제주도에서 할 수 있는 거예요. 근데 재보궐 선거는 오직 강서구에서만 투표를 하고 나가야 되거든요. 동대문구에 사는 사람이 금요일에 목포 출장이 있다면 그날 출장지에 가서 동대문에 투표를 해놓고, 투표일에는 쉴 수 있잖아요. 반면 보궐선거는 강서구에서만 투표를 하고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도 사전투표율이 24%였나요? 이렇게 평하고 싶어요. ‘강서구민의 한 표는 서울시민 20명의 표고 5000만 대한민국 국민 100표명의 표다.’”
- 총선이 다가오고 있는데, 어떻게 전망합니까.
“전망이 중요한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각 당이 얼마나 더 선거를 간절히 절박하게 치르는지,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지를 보는 선거가 될 것 같아요.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바꾸고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전략이 아닌 가까이 다가가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고 보고요. 그 첫걸음이자 상징적인 모습이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이라고 생각해요.”
- 저쪽에서 응할까요?
“응하지 않는다면, 반성한다는 말이 다 거짓말이었던 거죠. 그것이야말로 가짜뉴스죠.”
실제로 인터뷰가 끝나고 1주일 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했지만, 영수회담은 아직까지 기별이 없다.
- 친명계 지도부의 필승 전략은 무엇입니까?
“전략은 당연히 말하지 않죠. 방금 말씀드렸듯 낮은 자세로 겸손하고 간절하게 치러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민생 현안과 국민에게 필요한 법안들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제2의 양곡관리법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구속영장 기각 등 굵직한 이슈가 있었습니다.
“지금 이재명 대표가 온몸으로 윤석열 정권에 맞서고 있고, 가장 선두에 서 계시기 때문에 받고 있는 고통이라고 생각해요. 검찰이 1년 반 동안 370차례 이상 압수수색했어요. 국회사무처나 중앙당사까지 뚫린 것은 헌정사상 최초의 일이거든요. 먼지털이식으로 뭐든 털어서 ‘답정기(답이 정해져 있는 기소)’, ‘답정수사(답이 정해져 있는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께서도 해도 해도 너무한다, 정치 탄압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리라 봅니다. 1년 반이나 수사하는 경우가 없죠. 1년 반 동안 자기들이 검찰권 다 공소권 남용했으니까, 저희에게도 김건희 특검 관련해 3개월이라도 수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 윤 정부가 ‘공정과 상식’을 외쳤으니 공정하게 민주당에도 수사권한을 줘야겠군요.
“그러니까요(웃음). 우리가 딱 3개월이라도 수사해보겠다고 하는데, 그걸 못하게 하는 거잖아요. 거부권을 행사하면 아마 역풍이 엄청 나겠죠.”
- 당내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않은 듯합니다.
“총선을 앞두고 갈등이 없던 정당은 없어요. 왜냐면 주류와 비주류, 현역과 원외, 현역과 도전자 등의 대립구도가 뒤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도전자들 입장에서는 판을 계속 흔들어줘야 되고, 현역 입장에서는 방어하다 보면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장경태 의원은 역대 야당 시절에 비추면 오늘날의 민주당은 조용한 편이라고 봤다.
“그동안 우리가 야당일 때 치렀던 역대 선거를 보면 2016년 탈당이 있었죠.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을 창당했어요. 2012년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의 통합 과정이 있었죠. 2008년 통합민주당 때는 참패했고요. 여당일 때는 선거를 수월하게 치뤘는데, 특히 야당일 때는 항상 힘들었어요. 이정도 갈등은 각오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 일각에서는 보이지 않는 이 갈등이 분당의 징조라고도 봅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분들은 정무적 판단과 분석이 살짝 아쉬운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분당의 조건과 기본적인 동력이 갖춰져야 하잖습니까. 최소한 대선 후보가 있다든지, 바른정당같이 돈 많은 의원들이 많다든지요. 창당하려면 최소 40억 원은 필요할 텐데요.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 창당할 때도 본인이 대선주자였고 창당 멤버들이 3선·4선 중진들이었잖아요. 그래서 가능했겠죠.”
- 일부 과격한 당원들의 비명계를 향한 문자공격 등도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문자 공격이 심할 경우에는 제보센터에 신고하면 징계를 주기도 합니다. 당원 인증을 거쳐 실제로 심한 욕설 같은 경우는 징계를 하고 있어요. 그런 분들이 더 이상 공격하지 못하게 하고 있기도 하고요.”
다만 장 의원은 일부 공격적인 행보는 당원이 아닌 자들의 소행일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비쳤다.
“‘수박 색출표’라며 작년에 돌았던 표가 있습니다. 그 표는 불과 1년 전 ‘이준석 탄핵 의원 명단’이라고 팸코(인터넷 커뮤니티 중 하나)에서 떴던 양식과 똑같아요. 수박 색출 명단 혹은 그 프로그램이 정치적 책임이 있는 단위에서 나온 것 같지도 않습니다. 당이나 의원실이나 이런 데는 당연히 아닐 테죠. 일부 당원 중에 있을 수도 있고 심지어 당원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4. 장경태의 의정활동
- 오랫동안 선거제(총선) 개혁을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에는 선거제와 관련된 오랜 컨센서스가 있었어요. 지역구와 비례 비율을 수정해 비례의원들을 늘리길 바라는 건데요. 지역구 국회의원 경우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되 비례는 권역별 비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균형이라든지 전략 지역을 통해 민주당의 강세 지역에서도 충분히 보수정당이 원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소선구제에 더해 권역별 비례를 지향하고 있어요.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요(웃음).”
- 하지만 비례로 재선을 하지 못해, 늘 선거철만 되면 지역으로 흩어져 의정활동에 제약이 생기지 않습니까.
“비례 국회의원 제도의 본 취지가 전문성을 가진 분들을 원내에 많이 진출시키자는 거거든요. 그분들이 재선해서 전문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검증된 분들은 지역구로 가고 해당 전문 분야에 새로운 전문가들이 또 원내에 진입해 4년간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죠. 임기 말에 비례의원들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은 많은 분들이 국회의원 신분으로 자기 실력을 표현해 가는 과정이라고 봐요.”
- 지방 정치에도 관심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지방의원 후원회 신설이 제1호 법안이었습니다.”
- 지방의원 후원회 설립이 ‘지방자치 무용론’을 막을 수 있을까요.
장 의원은 자신감 있게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지방의원 후원회를 꼭 도입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법을 발의할 당시 도입하고자 했는데 첫 시행이다 보니까 즉시 시행은 안 되고 후보자 후원회만 하자 해서 하게 됐거든요.
제1호 법안인데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어요.
첫 번째는 정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이 있어요. 저는 국회의원 후보였기 때문에 후원회를 둘 수 있었고 당시 전 재산이 1000만 원밖에 없었거든요. 후원회를 통해서 선거자금을 모아 출마할 수 있었죠. 지방의원 후보였다면 출마도 못 했을 겁니다. 대출 받아서 출마를 해야 됐을 거예요.”
장 의원의 말처럼, 2022년 8대 지방선거에서 출마한 많은 청년들이 대출을 받아 출마했다고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답한 바 있다.
“그렇기에 지방선거의 문턱을 더 낮춰줘야 합니다. 국회의원만 후원회 둘 게 아니라 지방의원 후보자도 후원회를 둘 수 있게 해서 후원받아 선거를 치러야죠. 대출받아서 하게 되면 어딘가에서 정치자금을 불법적으로 가져올 수도 있게 되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거죠.
두 번째는 지방의원 상시 후원회 제도를 통해서 지방 지역 인재들을 육성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치 인재라고 하면 국회의원을 제외할 시 국회 보좌진 또는 지방의원이잖아요. 그러나 국회 보좌진은 서울 수도권에 몰려 있죠. 혹은 지역 보좌진일 경우, 2~3명 정도가 국회의원 사무실에 있습니다. 결국 지역에서 정치를 하려면 국회 보좌진 또는 지방의원으로서 출마를 해야 되는 거예요.
근데 지방의원 후원회를 둠으로써 7000만 원의 후원회를 두면 그 이내의 후원회 직원은 2명까지 둘 수 있거든요. 그럼 지방의원이 한 7000만 원 모금해서 연봉 한 3000만 원 정도에 지역 보좌진을 둘 수 있는 거죠. 지방의원도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똑같이 질의서도 써야 되고, 민원도 해결해야 되고 인사청문회라든지 조례도 만드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잖아요. 하지만 혼자서 모든 사람도 만나고, 정책도 만들고, 민원도 해결해야 돼요. 그건 혼자 못 해요.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지방의원 후원회와 지방의원 보좌진 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지방의원 보좌진을 국민세금으로 만들겠다고 하면 국민들께서 아직은 공감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역량을 가진 지방의원들이 본인이 스스로 후원을 받아서 입법 의정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회는 열어주자’는 생각으로 발의를 했습니다.”
- 지방의원의 공천권이 지역위원장에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되는데요.
“지역위원회와 당협위원회는 법으로 정해진 단위가 아니기 때문에 시도당이 갖고 있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합니다. 시도당에 공관위가 설치되지, 지역위원회별로 공관위가 설치되지 않습니다.”
- 위원장들의 입김이 센 건 사실 부정하기 힘들지 않습니까.
“그건 워낙 지역별로 다르기에 확답을 드리기 힘드네요. 국민의힘은 국회의원도 경선을 잘 안 해요. 민주당은 경선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지방의원도 경선 시스템을 거쳐 단수를 주거나 컷오프 시킬 때는 대단히 많은 부담이 있어요. 저희 지역에서도 경선을 두 분이나 지역구에서 했고 모두 치열하게 경선을 했습니다.”
5. 청년 호위무사 장경태
장경태 의원에게는 다양한 별명이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별명이 있다. ‘청년 호위무사’. 당사자도 이를 아는지 물었다.
- 본인이 ‘청년 호위무사’라고 불리는지 알고 있나요.
장경태 의원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당을 위한 호위무사로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몸 사리지 않고 김건희 여사의 빈곤 포르노부터 시작해 이동관 방통위원장 아들의 학폭 논란, 원희룡 장관 인사청문회 때 오마카세 식당 의혹 등을 밝히고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 친명계란 점에서 상대당의 타깃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상대측에서는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으로 김경진 전 의원이 있고, 허은아 의원도 활동하고 있죠.”
장 의원은 이들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 검찰과 민주투사(민주당을 지키는 투사)의 싸움 구도로 보이네요.
“그래서 걱정입니다. 다른 분으로 바뀔까 봐요(웃음). 오히려 저는 김경진 위원장을 정말 좋아합니다. 실제로도 좋은 분이시고요.”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