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어진 수입차 30만대 시대’…테슬라 빼니 상반기 겨우 10만대 [장대한의 데: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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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어진 수입차 30만대 시대’…테슬라 빼니 상반기 겨우 10만대 [장대한의 데:자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7.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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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 10만8272대 그쳐…최근 10년새 반기 최저치
테슬라 판매량 포함해도 5년 내 최저치…年 30만 대 목표 어려움 높아져
경기 불황에 연두색 번호판 영향까지…하반기 신차 몰려도 회복은 글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이터로 동차시장 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국내 수입차 시장의 상반기 판매량이 최근 5년 새, 10개 반기 중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도입에 따른 수요 위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의 상반기 판매량이 최근 5년 새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판매량까지 포함해 10개 반기로 범위를 넓혀봐도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최저치를 벗어나지 못한다.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도입에 따른 수요 위축과 일부 브랜드의 공급 지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연간 27만~28만 대 규모를 유지하며 수입차 30만 대 시대를 준비해왔던 상황에서 되려 시장 축소를 우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단 평가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10만8272대로, 전년 동기간 대비 17.2% 감소했다. 올해부터 해당 통계에 집계되기 시작한 비회원사 테슬라를 제외한 결과로, 수입차 시장 기존 판매 데이터의 기준을 유지해 신뢰도를 높이고자 했음을 밝힌다. 

수입차 시장은 그간 통계에 포함하지 않아 허수로 여겨지는 테슬라 판매량(1만7380대)를 더해야만 상반기 판매량이 12만5652대 수준으로 오르는 상황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전년 동기 대비 판매 감소율은 3.9%로, 증가 전환을 이루진 못한다.

최근 5년새, 10개 반기로 범위를 넓혀보면 수입차 시장의 위기감은 더욱 뚜렷해진다. 테슬라를 포함하든, 포함하지 않든 판매 최저치란 사실은 달라지지 않아서다. 해당 기간 내에는 2019년 하반기 당시의 일본차 불매운동, 2020년부턴 2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 등의 변수가 자리한 바 있다.

테슬라를 제외한 올해 상반기 판매량으로 따지면, 해당 기록은 10년새, 20개 반기 중에서도 최저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종전 반기 최저 판매량은 지난 2016년 하반기 기록한 10만8530대다. 당시엔 디젤게이트로 인해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 독일차 일부 브랜드들이 판매 위축을 겪은 바 있다. 

수입차 시장은 반기동안 10만 대 판매 성적에 그친 만큼, 연간 전망도 녹록치 않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22만 대조차 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입차 연 30만 대 시대를 목표로 했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연두색 번호판(법인 등록)을 단 수입차량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br>
연두색 번호판(법인 등록)을 단 수입차량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올해 수입차 시장이 부진한 배경으로는 경기 불황과 8000만 원 이상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도입한 정책 등으로 구매 수요가 위축된 점이 꼽힌다. 우선 경기 불황은 개인 고객들의 신차 구매 심리를 약화시켜 구매를 미루거나 인증 중고차로 눈을 돌리게 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벤츠와 BMW 등 인기 수입차 브랜드부터가 올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이들 브랜드는 할인 경쟁을 벌이며 판촉 강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올 상반기 동안 BMW 7.8%, 벤츠 15.3%의 실적 감소를 겪고 있다.

8000만 원 이상 법인차의 연두색 번호판 도입 역시 고가 모델 판매가 주를 이루는 수입차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법인 명의 수입차 등록대수는 4만2200대로, 전년 동기간 5만229대 대비 16.0% 감소했다. 올해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 감소폭과 엇비슷한 수치로, 수입차 판매량의 3분 1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차의 수요 확대 필요성을 절감했단 평가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의 수요 둔화가 뚜렷해진 만큼 하반기 극적인 반등을 노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경기 침체에 금리가 높아지다보니 구매 여력이 있는 사람들조차 주머니를 닫는 상황"이라며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정책도 수입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신차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반짝 신차효과가 기대를 모으지만,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수입차 판매 회복이 녹록치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한 편에선 무시할 수 없는 테슬라의 영향력까지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비중이 커진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테슬라가 있고 없고만으로 낙폭이 3~18%까지 왔다갔다 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입차 수요가 줄어든게 연두색 번호판 때문인지는 좀 더 심도있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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