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버스, 현금창출력 축소에 유동성 악화…회사 대비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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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버스, 현금창출력 축소에 유동성 악화…회사 대비책은?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4.09.04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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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 141억원…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유동부채, 유동자산의 2배 넘어…유동차입금 대부분 단기차입금
크레버스 “장기차입금 롤오버…자사주 매도해 단기차입금 낮출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크레버스 로고. ⓒ크레버스 홈페이지 갈무리
크레버스 로고. ⓒ크레버스 홈페이지 갈무리

교육 기업 크레버스가 본연의 사업에서 다소 저조한 실적을 거둔 탓에 현금창출력이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현금창출력이 줄면서 재무건전성도 다소 악화됐는데, 특히 단기차입에서의 부담이 커졌다.

회사는 자사주 매도를 통해 단기차입 규모를 줄일 수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밸류업으로 인한 주주환원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라 실제 매도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4일 크레버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법인세 납부로 인해 20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한 탓도 있지만,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이 100억원 가량 줄어든 영향이 컸다.

크레버스의 현금창출력은 최근 눈에 띄게 쪼그라들었다. 2021년 말 582억원이던 영업활동으로 창출된 현금흐름은 지난해 말 467억원으로 20% 줄었다.

문제는 줄어든 현금창출력으로 인한 유동성 악화다. 현재 크레버스는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보다 갚아야 할 부채가 더 많은 상황에 놓여있다. 올 상반기 크레버스의 유동부채는 1291억원인 반면, 유동자산은 508억원이다. 유동부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고, 유동자산은 8% 줄었다. 이 기간 비유동부채가 줄고, 유동부채가 늘었다는 점에서 일부 비유동부채의 상환기간이 도래함에 따라 자연스레 유동부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재무건전성과 관련해 크레버스 관계자는 “장기차입금 중 상환기간이 도래해 유동부채가 된 부채는 대부분 롤오버(만기 연장)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다시 장기로 잡힐 것이기에 당장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러한 가운데 눈에 띄는 건 유동부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동차입금 대부분이 단기차입금으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크레버스의 유동차입금 786억원 중 526억원이 단기차입금이다. 여기에 60억원의 유동성장기차입금을 포함하면 크레버스의 단기차입금은 사실상 586억원 수준인 셈이다. 그러나 정작 손에 쥔 현금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90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회사 측에서는 단기차입금이 현금 지급 능력을 웃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자사주 처분을 통해 해결 가능한 수준이라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크레버스 관계자는 “회계상의 순차입금에 대한 회사의 부담은 없다. 자사주 매도는 향후 회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결정하는 사안이지만,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를 100억원어치만 팔아도 부채비율은 200% 후반대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며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도 차입이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는 건 (금융기관 측에서) 자사주 매도도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말 기준 크레버스가 보유한 자사주는 290만2573주(상장주식 수 대비 25.6%)다. 이날 종가로 매도할 시 447억원의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 유사 시 단기차입금을 100억원대까지 낮출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자사주 매각은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고, 수차례 나눠 매도하더라도 주가 하락이 발생해 수중에 들어오는 현금은 447억원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밸류업 프로그램의 시행으로 자사주 매입 후 매각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배당주로 분류되는 크레버스가 이와 반대되는 행보를 걷는 무리수를 둘 수 있을지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결국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은 실적이다. 올 상반기 기준 크레버스 영업이익은 76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3억원과 비교해 절반 넘게 줄어든 액수다.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인건비 등 나간 비용이 증가하면서다.

크레버스는 향후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고자 유아교육 사업 외 중국과 일본 등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지만, 현재까지 유의미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해외 매출액은 1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0.8% 수준에 그친다.

그럼에도 회사는 향후 전망을 밝게 점치고 있다. 크레버스 관계자는 “해외 사업은 (인력이) 직접 나가는 게 아닌, 커리큘럼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매출은 100% 이익으로 잡힌다”며 “기존에 코로나로 인해 베트남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그러다 이번에 사업을 다시 시작하게 돼 어느정도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자산운용·가상자산 담당)
좌우명 : 닫힌 생각은 나를 피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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