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의혹’ 이양구 전 대표 경영 물러나
동성제약 “세대 교체로 조직에 활기 넣을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동성제약이 새 선장으로 오너 3세인 나원균을 지목했다. 나원균 신임 대표이사는 창업주 이선규의 외손자이자 이양구 전 대표의 조카다. 그간 오너리스크와 적자로 경영 어려움이 지속된 가운데 새롭게 닻을 올린 ‘나원균 호’가 순항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지난 14일 부사장직을 맡고 있던 나원균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회사를 20년 넘게 책임졌던 이양구 전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광역학 치료제 사업(PDT)에 전념키로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사회를 떠나는 대신 최대주주로서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 전 대표가 불법 리베이트에 휘말리면서 오너리스크로 몸살을 앓아왔다. 올해 3월 이 전 대표는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부터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전문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의사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실적 역시 지속 하락해왔다. 지난 5년간 동성제약의 매출은 △2019년 865억 원 △2020년 877억 원 △2021년 844억 원 △2022년 933억 원 △2023년 885억 원으로 꾸준히 악화됐다. 영업손실의 경우 △2019년 75억 원 △2020년 36억 원 △2021년 53억 원 △2022년 31억 원으로 꾸준히 적자 기조를 이었다.
지난해엔 정로환과 미녹시딜 등 일부 의약품 매출이 개선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겨우 6억 원 수준에 그쳤다. 올해는 다시 암운이 드리워진다. 상반기 2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연간 실적 전망에 비상이 걸렸다.
동성제약은 나 신임 대표가 그간의 부진을 씻고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 대표는 지난 2019년 동성제약에 몸 담은 후 국제 전략실에서 해외 사업을 맡아왔다. 당시 동성제약의 글로벌 매출은 약 42억 원 규모였는데, 나 대표가 총괄을 맡으면서 5년 만에 5배 이상 커진 약 200억 원으로 불어났다. 내년엔 해외 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의 25%에 해당하는 25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나 대표는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도 해낼 것으로 보인다. 나원균 대표는 1986년생으로 기존 제약업계에선 찾아보기 힘든 ‘30대 대표’다. 이번 세대 교체를 통해 기업 문화를 새롭게 탈바꿈할거란 기대다. 동성제약은 최근 주말 행사에 직원들을 동원하는 등 보수적인 모습으로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젊은 추진력은 올해 초 ESG 관련 사업부인 환경사업팀 신설로도 이어졌다. 해당 조직은 환경 관련 B2B 사업을 이끄는 팀으로, 인체에 무해한 살균소독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나 대표는 선임 직후 “신규 성장동력 사업을 적극 장려하고 임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지원할 것”이라며 “이익 창출을 우선으로 전면적인 사업 다각화 및 구조 개편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 및 주주들에게 신뢰받는 경영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원균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식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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