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사업장 내 하부구조물 생산·마샬링 작업 등 계획 밝혀
‘산적 과제’ 우려에 R&D 역량 강조…“시장 선도할 기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삼성중공업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국내 사업 참여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까지 나아간단 포부다.
윤병협 삼성중공업 상무는 지난 29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 GS타워에서 진행된 ‘2024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처럼 전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노르웨이 에퀴노르와 국내 부유식 풍력발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에퀴노르가 울산에서 추진하는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에 하부구조물을 공급하는 게 골자다. 또, 하부구조물과 터빈 등을 결합하는 ‘마샬링’ 작업도 거제사업장 내에서 진행한다.
윤 상무는 “우리 야드 중에 10분의 1정도 되는 일부 야드를 활용할 것”이라며 “여기서 마샬링, 조립, 시운전까지 완료하고 이걸 오프쇼어 사이트(해상 거점)로 한 대 씩 끌고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같은 계획을 위해 기술력을 키우고 있단 설명도 더했다. 효율적인 하부구조물 기술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단 것.
삼성중공업은 아직 표준 모델이 확립되지 않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하부구조물 시장에서 발이 세 개 달린 반잠수식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해당 시장엔 △반잠수식(Semi-submersible) △원통형(Spar) △인장각형(Tension Leg) △바지(Barge) 등 여러 기술이 경합하는 중이다.
삼성중공업의 반잠수식 모델은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강점으로 지닌다. 윤 상무는 “현재는 여러 기술들이 춘추전국시대처럼 섞여 있다. 하지만, 결국 세 발 짜리 세미(반잠수식) 타입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최소한의 물량이 들어가지만, 플로팅 펑션(떠있는 기능)은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용화까지 남은 과제 해소에도 자신감을 비쳤다. 반잠수식 모델은 가격경쟁력은 높지만, 블록 조립 시간이 길고 조립을 위해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부유식 발전기 자체에도 우려점이 제기된다. 고정식 발전기 대비 가격이 더 높아서다.
삼성중공업은 자사 R&D 역량을 활용해 우려점 해소에 나선단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자사 R&D 역량을 활용해 △2.5MW(메가와트) 및 4MW 급 육상풍력 발전기 △7MW 급 고정식 해상풍력발전기 등을 개발 및 제작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윤 상무는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은 많이 있다. 차차 준비되는대로 오픈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해상풍력 선도기업으로 나서겠단 포부도 내놨다. 윤 상무는 “궁극적으로는 국내 프로젝트를 디딤돌 삼아 글로벌 영업으로 나가는 것이 목적이고 전략”이라며 “이번 사업이 대한민국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이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합심해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에서 협업하는 두산에너빌리티, 포스코이앤씨 등도 자리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터빈 제작에, 포스코이앤씨는 EPC(설계·조달·시공) 등에 나선다.
해당 기업들은 에퀴노르와 함께 올해 하반기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부유식 해상풍력 입찰시장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에퀴노르 관계자는 “원래는 입찰이 하반기 한 번이었는데, 정부가 해상풍력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상반기 한 번, 하반기 한 번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하반기에 참여할지 내년 상반기에 참여할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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