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 꼴찌였어도 1인칭 시점 완주 영상 수확
캐주얼 게임엔 커플·가족 단위 나들이객 몰려
즐거운 순간 담고 나누는 데 충분한 값어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스마트폰 하나면 사진과 동영상 등 모든 걸 찍을 수 있는 세상에서 여분의 카메라를 챙기는 일은 수고롭게만 느껴진다. 예전에 장만했던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가 장농 속 고물 취급을 받는 이유기도 하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의 추천으로 액션캠 '고프로'를 접하게 됐다. 자동차 시승 행사장에서 자주 쓰이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직접 제대로 다뤄보긴 처음이다.
고프로는 스마트폰을 대신할 수 있는 기록용 장치인 셈인데, 뛰어 놀때 화면 흔들림을 최소화해주고 1인칭 시점의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제공한단 점에서 매력적이다. 손에 쥐고 다니는게 익숙치 않아 불편하단 생각이 들다가도 콤팩트한 사이즈의 고프로가 제공하는 새로운 세상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무언가를 녹화하고 찍는 행위가 놀이처럼 느껴져 장난감 같단 생각이 든다. 작은 디스플레이를 터치하는 방식으로 모든 설정이 가능해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다는 강점도 지녔다.
고프로13 블랙을 들고 밖으로도 나가봤다. 지난 27일 제3회 고프로 포레스트 리그가 열린 한강난지공원을 찾은 것. 스마트폰을 쥐고 다니던 손에는 고프로(핸들 삼각대)가 대신해 들렸다. 선선해진 가을 날씨까지 더해지니 나들이 나온 것 마냥 들떴다. 행사장에선 근대5종 레이저건 게임이 한창이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레이저건을 쏘고 잔디광장 한바퀴를 돌아 다시 레이저건을 쏘고 한바퀴를 돌고, 이를 한번 더 반복하면 되는 경기다. 사격 포함 총 1.2km 코스를 가장 빠르게 돌면 된다. 기자는 고프로를 직접 들고 행사에 참가했다. 중요한 건 달리기 체력과 고프로를 내려놓지 않을 수 있는 끈기, 레이저건 사격 솜씨였다. 50초 내 과녁을 5발 명중시키면 우선 출발할 수 있는데, 운동 신경 부족인 기자는 첫바퀴에서부터 사격과 체력 모두 뒤쳐졌다. 여성 참가자들을 따라가는 게 목표였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결국 두 바퀴 째부턴 나 자신과의 싸움을 벌였다.
결과가 무의미해진 가운데, 끝까지 힘을 짜내 골인 지점에 들어왔다. 당연히 함께 뛴 8명 중 순위는 8등이다. 꼴지에게도 무한한 응원을 보내주는 관계자들 덕에 부끄러움보단 뿌듯함이 밀려왔다. 고프로가 제공하는 완주 메달(고프로 모양)까지 목에 거니 마음만은 1등이었다. 1인칭 시점의 완주 스토리 영상을 남긴 점도 스스로에겐 큰 수확 중 하나다.
경기 후 숨을 고르다보며 주변의 부대행사들이 눈에 들어온다. 잔디 광장에는 원반 던지기, 트램펄린, 회전무대, 2인 1조 콘홀게임, 외줄타기 등 다양한 캐주얼 게임들이 마련돼 있었다. 앞선 ‘고프로 레이저런 최강자전’이 운동 좀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게임이라면, 캐주얼 게임은 남녀노소 모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나 데이트 나온 커플들의 참여가 성황을 이뤘다. 대부분 참가자들의 손에는 고프로가 하나씩 들려있어, 즐거운 순간들을 담아내기 분주했다.
일정 수준의 조건을 달성하면 각 게임별 진행 요원들은 참가자들에게 코인을 하나씩 제공한다. 해당 코인 1개는 경품 캡슐 뽑기 1회 참가 기회를 부여한다. 기자는 총 3개 코인을 모아 뽑기에 나섰다. 꽝 하나에 △고프로 기념 스티커 △게토레이 경품을 받았다. 재밌게 놀았을 뿐인데 상품까지 주니 감지덕지다. 참가자 모두가 웃음꽃을 피우며 행사를 즐길 수 있었다. 고프로 측은 서울시와 함께 반려견 장애물 경기 ‘고프로 반려견 어질리티 최강자전’, 자전거와 스케이트 보드로 화려한 묘기를 선보이는 프로그램 등도 진행했다.
행사 내내 고프로를 능숙하게 활용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하루 동안의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생생히 담아낼 수 있었단 사실은 분명 만족스러웠다. 행사 후 가족들에게 즐거운 순간을 나누는 데 있어서도 고프로는 그 값어치를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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