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성사되면 SBI 제치고 업계 1위 올라
부동산PF 부실 리스크 및 가격협상 변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시동을 걸었다. 만일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OK저축은행과 합병하게 되면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저축은행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상상인저축은행의 부실 리스크가 매각 걸림돌이 될 우려도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그룹은 이달 2일부터 2주가량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상상인저축은행 측은 “저희도 매각을 희망하고 OK금융에서도 인수 의향을 보이고 있어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실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OK금융 측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관련해선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드릴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저축은행업계의 큰 지각변동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OK금융 산하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올 3분기 기준 13조7843억 원으로 업계 2위다. 1위인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4조8211억 원으로 OK저축은행보다 1조 원가량 앞서있다.
OK금융이 총자산 2조7553억 원인 상상인저축은행을 품에 안게 되면 OK저축은행 자산과 합산해 SBI저축은행 규모를 뛰어넘게 된다.
다만 상상인저축은행의 건전성 우려가 큰 만큼 부실 리스크도 존재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지난 9월 말 기준 상상인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22.27%까지 치솟았다.
고정이하여신이란 회수하기 어려운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것으로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특히 저축은행업계의 부동산PF 부실 사업장 정리가 더딘 상황이라 추후 사업성 재평가에 따라 NPL 비율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0.23%로 금융감독원에서 권고하는 11%를 하회하고 있다. BIS비율은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국제 기준으로 보유한 자기자본이 위험가중자산 대비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비율이다.
OK저축은행도 부동산PF 여파로 인한 대손비용이 늘어난 상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부동산PF 관련 대출은 2조353억 원으로 총대출의 17.3%에 달한다. 특히 본PF대출은 9498억 원, 브릿지론은 1조855억 원으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 비중이 높다.
여기에 상상인저축은행까지 더해진다면 OK금융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부동산PF 여파로 부실이 확대되면서 가격협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매각의 최대 관건은 가격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전에도 우리금융지주는 상상인저축은행 실사를 진행한 뒤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SBI저축은행을 뛰어넘고 업계 1위에 올라서게 되는 점이 인수를 검토하게 된 주요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OK금융이 가장 적극적으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원매자”라며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방향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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