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경쟁 상대는 ‘외항사’…독과점 형성 어려워”
총 238대 항공기 보유…글로벌 톱10 항공사 도약 기대
“질책도 겸허히 받아들이며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대한항공은 약 4년간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번 합병으로 대한항공은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항공 시장의 판도를 바꿀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회사는 국내 항공시장 독과점 우려를 불식해 이를 발판삼아 새 도약에 나설 방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통해 지분율 63.88%를 확보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회사 주인은 기존 금호건설에서 대한항공으로 변경됐다.
이번 합병으로 두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 수도 총 238대에 달하게 됐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여객기 135대와 화물기 23대, 아시아나는 여객기 68대와 화물기 12대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합병 완료 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16일 담화문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제 한진그룹이라는 지붕 아래 진정한 한 가족이 됐다”며 “이번 합병은 대한민국 항공 산업에 큰 의미를 가지며,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합병을 통해 대한항공은 △노선 확대 △운영 효율성 강화 △비용 절감 등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팬데믹 이후 급증하는 국제선 수요와 화물 운송 시장의 확대는 두 회사의 통합이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한항공이 이번 합병을 통해 단순한 규모 확장을 넘어 세계 항공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항공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합병이 국내 항공 시장에서 독과점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인해 국내 대형 항공사(FSC) 지형도는 사실상 대한항공 독점 체제가 됐다. 소비자 선택권 제한과 항공권 가격 인상 가능성 등 우려의 시선이 불거진다.
이를 두고 업계는 시장 및 소비자들의 우려가 다소 과하다는 입장을 내비친다.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독과점을 초래할 것이라는 시각은 글로벌 항공 시장의 경쟁 구도를 간과한 것”이라며 “실제로 대한항공의 주요 경쟁 상대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아니라 외항사와 글로벌 대형 항공사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선 항공권 가격은 시장 수요와 외항사의 운임 정책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 구조를 형성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LCC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LCC들이 합병 이후에도 독자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LCC는 합리적인 가격과 단거리 노선 운항에 강점이 있어 대형 항공사와는 다른 시장에서 소비자를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측도 시장의 우려에 귀를 기울이며, 이번 메가 캐리어 탄생을 지속 성장 기회의 발판으로 삼겠단 방침이다.
이와 관련, 조원태 회장은 “통합 항공사는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사랑받는 항공사가 되기를 꿈꿔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길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이들의 장점도, 때론 호된 질책도 겸허히 받아들일 용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약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하며 서비스와 시스템 통합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2027년부터 통합 항공사로 완전히 자리 잡을 예정이다. 고용 안정과 기업 문화의 융합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좌우명 : Hakuna mat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