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대림가락 수주…신반포4·방화6도 유력
그룹 물량감소 대비 포트폴리오 다각화 행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올해 정비사업 현장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공격적인 행보가 눈에 띤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들어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과 송파구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을 잇달아 수주하며 2조원이 넘는 수주액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1월 현대건설과의 혈투끝에 1조5695억원 규모의 한남4구역 시공권을 확보했다.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사업은 4544억원 규모다.
대림가락과 인접한 한양3차 재건축 역시 삼성물산의 수주가 유력시되고 있다. 한양3차조합은 다음달 22일 총회에서 삼성물산과의 수의계약을 의결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앞서 두 단지를 통합한 대규모 재건축 모델을 제안한 상태다.
이외에 공사비 1조310억원 규모의 서울 서초 잠원동 신반포4차 재건축과 서울 강서구 방화6구역도 삼성물산의 단독입찰로 수주가 유력하다. 이러한 추세라면 삼성물산은 올 1분기에만 3조5000억원 규모의 정비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간 목표의 70%에 해당하는 수치다.

삼성물산의 이같은 전략은 반도체 경기침체에 따른 대안 모색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또한 해외건설시장의 불확실성 증가와 상대적으로 낮은 수주잔고를 만회하려는 노력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 목표액을 전년대비 47% 증가한 5조원으로 대폭 늘렸다.
우선 삼성물산은 오세철사장의 취임 4년차를 맞아 고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과 실질적 성과 도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매출 비중이 높았던 그룹 물량의 의존도를 낮추고 정비사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또한 트럼프정부 출범이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로 해외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해외발주 물량 감소가 우려되면서 국내 정비사업이 안정적이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여진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낮은 수주잔고를 만회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27조715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 18조6550억원의 약 1.5배에 불과하다. 연매출액의 3~4배 수준의 수주잔고를 가진 다른 건설사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 계획이 늦춰져 내부적으로 주택부문 비중을 늘릴 필요성이 대두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만 서울·수도권 주요 입지 수주를 위해 노력하는 건 다른 건설사도 마찬가지”라며 “수주경쟁에서 삼성물산이 시공권을 획득한 것은 래미안이 가진 브랜드 파워로, 다른 건설사와 달리 공사기간 등 약속을 제때 지켜 조합원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은 앞으로 잠실우성1·2·3차, 개포주공6·7단지, 장위8구역,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광진구 광나루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등 다수의 정비사업에도 참여를 검토중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