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DL·삼성물산 영업익 감소
GS건설 흑자 전환 유일 성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고환율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복합적 악재속에서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1조220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23년만에 적자 전환했다. 사측은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현장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현대엔이 수주한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프로젝트(4조3720억원 규모) 등 해외사업장에서 공기지연과 추가비용이 발생하면서 약 1조1000원의 손실이 일시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현대엔은 지난해 4분기에만 1조43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건설도 별도기준 17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엔과 공동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자푸라 가스처리시 프로젝트와 마잔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반영돼서다.
공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수준이 된 원가율도 문제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원가율은 100.6%로 전년의 94.3%보다 6.3%p 상승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매출 30조3873억원, 영업이익 1조1828억원을 목표로 내세우며 선별 수주와 공사비 관리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인데 원가율 개선이 급한 불이 될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4031억원, 순이익 242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39.2%, 53.4% 감소했다. 매출도 10조5036억원으로 9.8% 줄었다. 수주는 목표치(11조5000억원)의 86.2%인 9조9128억원에 그쳤다.
부진의 주요인으로는 해외 수주 지연이 꼽힌다.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과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공장, 9000억원 규모의 리비아 인프라 재건사업, 1조8000억원 규모의 이라크 알포항 해군기지 공사 등 대규모 해외 수주를 기대했지만 이것이 연기되면서 목표했던 3조500억원의 20% 수준인 6118억원에 머물렀다. 회사 관계자는 “기대했던 해외수주가 이연돼 올 수주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원가율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대우건설의 원가율은 2022년 87.9%에서 2023년 89.6%, 2024년 91.2%로 지속 상승했다. 대우건설은 “진행 현장수 감소와 지속되는 원가율 상승, 일부 주택현장의 일시적 추가 원가 반영 등이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4.1% 증가한 8조3184억을 기록해 외형상 성장은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18% 감소한 2709억원에 그쳤다. 자회사인 DL건설의 실적 악화가 컸는데 일부 현장 원가율 조정과 대손 반영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별도기준 DL이앤씨 영업이익은 2570억원으로 전년(2691억원)보다 4.5%, DL건설은 139억원으로 전년(615억원)보다 77.4%가 각각 줄었다.
다행히 연결기준 지난해 원가율은 89.8%로 전년(90.2%)보다 소폭 개선됐다. 특히 4분기 별도기준 DL이앤씨의 주택부문 원가율은 85.9%로 전분기(92.3%)보다 6.4%p, DL건설 주택부문 원가율도 88.5%로 전분기(92.3%) 대비 3.8%p 개선됐다.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은 100.4%,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711억원으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DL이앤씨가 올해부터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리포트를 통해 "(DL이앤씨는) 경쟁사 대비 2021~2022년 착공한 저수익 현장 매출 비중이 축소되고 2023~2024년 착공 현장들의 양호한 수익성 등을 고려할때 주요 건설사중 주택 수익성 정상화가 가장 빠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매출 18조6550억원, 영업이익 1조10억원으로 전년보다 실적이 각각 3.4%, 3.2% 감소했으나 업계내에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테일러 반도체 공장 등 하이테크 물량을 비롯해 카타르 LNG 수출기지 탱크, 아랍에미리트 원전 등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들이 종료되며 매출이 감소했지만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운영과 수주잔고 확보로 견고한 실적을 유지한 것이 주효했다.
GS건설은 영업이익 2862억원으로 유일하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3년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영업손실 3879억을 낸 여파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모습이다. 매출은 12조8638원으로 전년보다 4.3% 감소했으나 신규수주 19조9100억원으로 미래 일감을 넉넉히 채웠다. 특히 원가율 높은 현장이 마무리되며 2023년 98%까지 치솟았던 원가율도 91%대로 개선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