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교수, “초저출산? 노동시장 이중구조부터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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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교수, “초저출산? 노동시장 이중구조부터 해소해야”
  • 박제은 기자
  • 승인 2025.03.13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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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산 현상 이면엔 청년층 과잉경쟁·불안 존재
출산율 0.78명,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선결돼야
대·중소기업 간 초과이익공유제로 동반성장 이뤄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제은 기자]

지난 12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제117회 동반성장포럼이 열린 가운데, 김영식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는 모습. ⓒ 동반성장연구소

한국이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노동시장 이중구조부터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고착화가 계층사다리 단절을 야기하는 만큼,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국가 경쟁력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다.

김영식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2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117회 동반성장포럼에서 ‘초저출산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초저출산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청년층 고용불안과 양육 부담을 넘어, 그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주목했다.

김 교수가 설명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란,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비정규직 중심의 ‘2차 노동시장’ 사이의 임금 격차 확대 및 이동 제한의 문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는 "청년층 비정규직 비율이 최근 20년간 31.8%에서 41.4%로 늘었고,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의 노동 이동은 2021년 기준 3.3%에 불과하다"며 그 실상을 짚어냈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청년층이 직면한 과도한 경쟁 압력과 고용 불안, 주거 불안으로 귀결된다. 궁극적으론 양육 부담에 따른 저출산 현상에 기여하게 되는 식이란 설명이다. 한국의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8명까지 하락,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를 입증할 데이터로는 가정의 출산 결정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그가 지난해 권오익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이영재 경북대 교수와 공동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심화로 고소득층 가구는 자녀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자녀 수를 줄이고 교육 투자를 늘리는 반면, 저소득층 가구는 자녀의 수와 교육 투자를 모두 줄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때문에 김영식 교수는 한국의 초저출산 문제의 본질적 해법으로 노동시장의 구조적 개혁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이 평균 7.37% 정도인 반면, 중소기업은 그 절반 수준인 약 3.5%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이윤율 격차는 단지 노동생산성의 차이가 아니라 대기업의 시장지위 남용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의 △낮은 투자율 △저생산성 △저임금 △인력의 질 저하 등 악순환이 구조화됐다고 비판했다.

해결책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위한 이익 배분이 제시됐다. 이를 정책화한 게 ‘초과이익공유제’ 도입이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예상 이익을 초과 달성한 부분을 나누는 초과이익공유제가 필요하다”며 “자발적이고 공정한 협상 방식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생산물 시장의 불공정 거래 문제를 해소하면 노동시장의 임금 격차와 노동 이동성 단절이라는 구조적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며, “이러한 동반 개혁을 통해 한국의 초저출산 문제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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