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회장, 우리금융 내부통제 진두지휘…동양생명 인수 ‘조건부 승인’ 의식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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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회장, 우리금융 내부통제 진두지휘…동양생명 인수 ‘조건부 승인’ 의식한듯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5.03.20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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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특허청에 ‘우리라이프’ 상표 출원
우리금융그룹 경영실태평가 2등급→3등급
동양생명 편입 ‘조건부 승인’에 기댈수밖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우리금융 본점 전경.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 본점 전경.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추진하는 동양생명·ABL생명 통합인수 승인 여부가 이르면 오는 5월께 판가름 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경영실태평가 결과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하며 승인 불투명성이 커졌다. 

원칙상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으려면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등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종합평가 등급이 2등급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 다만 3등급이라도 조건부로 승인을 받을 수 있다. 3등급을 받은 우리금융이 동양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는 방법은 조건부 승인을 받는 것 뿐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조건부 승인을 염두에 두고 동양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임종룡 회장을 필두로 우리금융이 추진해온 일련의 내부통제 강화 움직임도 심사 과정에서 제출하게 될 개선계획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명의로 지난 12일자로 ‘우리라이프’라는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했다. 이는 동양생명 및 ABL생명 통합 인수 후 출범하게 될 우리금융 생보사의 새이름 후보군 중 하나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라이프’ 상표권도 함께 출원했다.

같은날 임종룡 회장은 타운홀미팅을 주재한 자리에서 신뢰와 윤리의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내부통제 강화 및 신뢰 회복은 현재 우리금융이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경영쇄신의 핵심이다. 경영실태평가 등급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 내부통제 실패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건 등을 포함해 우리금융 내 금융사고로 인해 금융당국을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후 우리금융은 경영쇄신, 특히 내부통제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이 과정에서 임종룡 회장이 내부통제를 진두지휘하는 모습도 강조됐다.

지난달 27일에는 임종룡 회장이 전국 그룹사 현장 내부통제 전담인력을 한자리에 모아 철통같은 내부통제에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임 회장은 같은달 5일과 10일, 11일 등 3일간에 걸쳐 14개 전(全) 자회사를 방문해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체계 강화와 윤리경영 실천을 당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감원은 이날 우리금융에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밝힌 결과 통보일은 전날(18일)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경영실태평가는 2등급(-)에서 3등급(+)으로 1단계 하향 조정됐다. 경영실태평가 등급단계는 총 15단계로, 1~5등급 외에 -, 0, + 등 3단계의 세부등급이 존재한다.

금감원은 등급 하양 조정 이유로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 자회사 M&A 등 주요 경영 의사 결정 시 사전 검토가 미흡했고, 자회사 리스크한도 관리나 은행 등 주요 자회사의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우리금융에 불리하게 나왔지만, 동양생명 승인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경영실태평가로 곧바로 동양생명 편입 승인 여부를 결론지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달 19일 은행장과의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사 결과에 대한 엄정한 판단, 그리고 그에 기초한 경영실태평가 도출, 이와 관련돼서 금융위의 보고라든가 그 보고 이후에 이어질 자회사 편입의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원칙대로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감원은 금융위부터 우리금융의 동양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의뢰받아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법령상 편입승인 요건 확인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및 소관 검사국에 경영실태평가 등급 등 사실조회를 실시했다.

특히 우리금융에 대해서도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 추가자료를 제출받아 심사하고 있다. 임종룡 회장과 우리금융이 앞서 해온 내부통제 강화 방안 등이 심사에 반영될 수 있다는 말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국이 그동안 내부통제와 관련해 임종룡 회장 등 경영진에 책임있는 자세를 주문한 상황에서 금감원 공식 통보 전 이미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알려지기까지 했기 때문에 조건부 승인을 받기 위한 전략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본다”면서 “금융위 승인 여부가 날 때까지 내부통제 강화는 꾸준히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금융지주·정무위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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