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선고 늦어지는 건 의견 일치 안 되는 것…각하나 기각 가능성 높아져”
박범계 “전원 일치 파면 선고 확신…결정문의 별개의견·보충의견 고심하는 듯”
박주민 “전원 일치 파면은 확실…8대0 만들기 위해 시간 더 들이는 것 같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또 한 번 미뤄졌다. 국회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지 100일, 변론을 마친 지 4주가 넘은 상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소추 의결서 접수 후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91일 만에 선고가 이뤄졌다. 변론 종결 시점으로 따지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 만이었다.
이러자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국민의힘에서는 기대감이 읽힌다.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서 선고가 지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다음은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19일 기자들과 만나 내놓은 분석이다.
“현 상황이라면 적어도 기각이나 각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판단하고 있다. 적어도 6명의 재판관이 의견일치를 봤다면 바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인데, 결정이 미뤄진다면 6명의 의견일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충분히 나타내는 것이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평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이같이 많은 억측이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통상 진행되는 평의 기간을 일주일 이상 초과하고 있다는 건, 서로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17일 TV조선 <뉴스9>에 출연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선고 지연은 각하와 기각 가능성이 높아지는 징후라고 내다봤다.
“선고가 늦어지는 건 이상 징후고, 의견의 일치를 보기 어려운 사정이 생겼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당초보다는 각하나 기각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아닌가.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재판관들의 정치적 성향과 선고 지연 상황을 고려할 때 기각 쪽으로 두 분, 각하 쪽으로 한 분 정도의 의견이 모이지 않았을까 싶다.”
반면 국회 탄핵소추위원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20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고 지연의 원인이 ‘결정문을 보강하는 것’이라며 전원 일치 의견으로 파면 선고가 나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헌법재판관 8대0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 선고가 나리라는 점에 조금도 의심이 없다. 탄핵심판 현장에서 재판관 8명의 표정과 질문을 생생하게 직접 목격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것이다.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은 파면으로 일치하지만 결정문의 별개의견이나 보충의견에 무얼 담을지 고심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윤 대통령 측이 주장한 조서의 증거 능력이라든지 수사권 논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17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8대0으로 인용될 것이라는 데는 흔들림이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오히려 8대0으로 만들기 위해 시간을 더 들이는 것 같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사건이고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나. 그러다 보니 헌법재판소가 이왕이면 같은 목소리를 내주는 게 맞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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