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그림자금융 1조5000억 달러…5년 새 두 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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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그림자금융 1조5000억 달러…5년 새 두 배 껑충
  • 김유현 기자
  • 승인 2015.01.0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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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국내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규모가 5년 만에 두 배 급증해 1조5000억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안정위원회(FSB)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에서 그림자 금융으로 분류되는 기타 금융기관 자산 규모는 2013년 기준 1조4780억 달러로 집계됐다.

그림자 금융이란 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하면서도 은행처럼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아 위험성이 높은 금융기관과 영역을 의미한다.

투자은행·헤지펀드·구조화투자회사(SIV) 등 금융기관과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투자대상의 구조가 복잡해 손익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상품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국 그림자 금융 규모는 2008년 7334억 달러에서 2009년 9074억 달러로 23.7% 급증했다.

이후 2010년 1조 달러를 돌파한 뒤 가파르게 증가해 2012년 1조3120억 달러로 GDP(1조2224억 달러) 규모를 넘어섰다.

그림자 금융상품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확산시킨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당시 위기의 시발점이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그림자 금융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리스크가 큰 그림자 금융 규모가 국내에서도 급격하게 상승하자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금융기관들의 자산 보유는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면서도 "다만 금융위기 이후 기타 금융기관의 자산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앞으로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그림자 금융 위험성이 부각됐지만 획일적 규제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문제가 확대되기 전에 빨리 대응책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그림자 금융 규모는 확대되고 있다. 2008년 58조5000억 달러였던 세계 그림자 금융 규모는 2013년 75조2000억 달러로 증가했다.

FSB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가 대폭 강화된 데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해 그림자 금융 규모가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MMF와 헤지펀드 등 그림자 금융으로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며 "이런 자금은 단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유사시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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