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대출 가시화…가계부채 가속화 우려
스크롤 이동 상태바
2%대 대출 가시화…가계부채 가속화 우려
  • 김유현 기자
  • 승인 2015.03.15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하면서 '연 2%대 주택담보대출'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지난해부터 급증세를 이어온 가계부채 문제에 기름을 부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3년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외환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된 다음날(13일) 최저 2.72%에서 최고 3.02%까지 떨어졌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국고채 금리와 연동해 움직이는데, 통상 국고채 금리 변동은 익일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반영된다.

그런데 12일 1.90%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3일 0.03%포인트 떨어진 1.87%를 기록했다. 이에 3.02%였던 외환은행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오는 16일부터 2.99%로 내려가게 된다.

다른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대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하나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3년 후 변동금리 전환)은 최저금리는 2.9%까지 내려왔으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95%에 도달했다.

우리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는 2.88%를 기록했고, 인터넷 대출상품인 '아이터치 아파트론'의 금리는 이보다 더 낮은 2.68%까지 주저앉았다.

게다가 오는 24일 출시를 앞둔 '2%대 안심전환대출'은 이 같은 추세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장기 분할상환형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타도록 유도하고자 내놓는 안심전환대출의 금리는 2%대 후반으로 예상됐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며 당초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 간 전사적 대출금리 인하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11년부터 고객이 부담하던 근저당권 설정비를 은행이 부담하면서 '대출 갈아타기'가 활발해졌고, 현재 은행들마다 신규 주택대출의 상당 부분을 이런 차환대출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대 중반 전환대출이 출시되면 차환대출 수요를 모두 흡수할 있어, 전환대출로 빠져나가는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서라도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물론 금리인하가 대출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줄여준다는 긍정적 측면을 갖고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가계부채 리스크는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는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에도 대출 비수기인 1월조차 가계대출이 늘어났고, 지난달에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2%대 주택대출금리가 보편화되면, 가계부채 문제는 한층 더 심각해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문제는 미국이 시장의 예상대로 오는 6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다.

우리나라는 외국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서 신흥국으로 분류된다. 신흥국들은 통상 선진국보다 높은 금리를 무기 삼아 자본을 끌어온다.

때문에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고, 우리나라 금리가 1%대를 유지하면 국내 유입됐던 자본이 미국 등 안전한 시장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동일하게 금리를 운용하는 이유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오면 지금은 단순히 규모의 문제였던 가계부채가 원리금 상환 등 문제로 전이될 수 있고, 또 다시 부동산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