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③]정치권 확산…공약보단 외양 가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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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주의③]정치권 확산…공약보단 외양 가꾸기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8.25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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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싱크탱크, "2016년 총선, 이미지 메이킹·콘텐츠 겸비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왼쪽), MB(이명박 전 대통령) ⓒ 뉴시스

한국 사회 깊숙이 자리한 외모지상주의가 정치권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시대 흐름으로 인해 몇몇 정치인들은 정책이나 공약 준비보다 외양 가꾸기에 치중하기도 한다.

물론,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외모 또한 공약 못지않게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는 데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최근 어느 시장조사전문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9.5%가 '한국인들은 다른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외모가 향후 더욱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라는 의견에는 79.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정치인이 어떤 외양적인 조건을 갖췄는지에 따라 유권자들의 선택이 갈릴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때문에 정치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에서 활동하는 정치인일수록 외모, 몸매, 옷차림새 등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정치 컨설팅 업계에서는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표현한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 등이다.

1980년대 미국을 이끌었던 레이건 대통령은 강력한 군사력을 밑바탕으로 '반공'과 '경제회복' 구호를 내세워 미국 호황기를 이끌었던 정치인이다. 이 같은 강경한 보수 색채를 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대통령직을 연임할 수 있었던 까닭은 빼어난 용모와 더불어 원숙미와 노련미를 강조하는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정계 입문 전 아나운서, 영화배우 등 방송 관련 직업군에서 활동한 바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인으로 평가되는 토니 블레어 총리는 총리 시절 유난히 청색 계열 의상을 선호했다고 한다. 이는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의 일환이었다고 전해진다. 청색은 심리학적으로 본능보다 이성을 자극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그의 카리스마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효과를 불러왔다고.

그러나 외모, 즉 이미지 메이킹만으로는 험한 정치판에서 살아날 수 없는 법이다. 유권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외양뿐만 아니라 내세울 수 있는 콘텐츠가 확보돼야 한다는 것.

차기 총선에서도 이미지 메이킹과 콘텐츠를 겸비한 정치인들의 생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25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나 역시 총선 출마를 모색하는 한 사람인데, 단순 이미지 메이킹만으로는 더 이상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며 "국민들에게 호감을 주는 인상도 갖추고, 의정 활동 능력에 대해서도 확신을 줘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민주정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도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 유권자들이 과연 겉모습만 보고 표를 행사하겠느냐.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난 지 오래"라며 "이미지 메이킹도 매우 중요한 사전 작업이지만, 그보다 내세울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이슈를 선점해야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07년 대선을 예로 들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07년 대선 때를 생각해봐. (웃으며) 외모만 놓고 보면 우리 쪽 정동영 후보가 압승이었지.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어떻게 이겼겠어. '경제 살리기'라는 이슈를 선점했고, 또 기업가 출신이니까 국민들에게 '경제는 MB가 낫지'하는 확신을 줬으니 정동영을 큰 격차로 따돌린 거 아니겠어. 외모보다는 콘텐츠야. 둘 다 겸비하면 당연 최고지."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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