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저임금 여성노동자들도 생리대가 부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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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저임금 여성노동자들도 생리대가 부담된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7.12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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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세·공과금·식대 내면 생리대 살 여윳돈이 없어요"…생리대 사려면 최저임금의 2.14배 지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최근 생리대 가격 인상으로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을 받는 여성 노동자도 생리대는 부담이 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언론에서 보도한 국가별 생리대 가격을 보면 한국의 ‘좋은느낌 스키니핏 하이퍼 울트라 날개 중형’(18개)은 5960원으로 개당 331원이다. 일본은 ‘로리에 에라 양 많은 날 날개 중형’(18개)은 369엔으로 개당 181원이다.

프랑스의 ‘Vania 울트라 날개 중형’(10개)은 1.64유로로 개당 218원이다. 덴마크의 ‘Always 울트라 스키니 날개 중형’(32개)은 28크로네로 개당 156원이다. 미국의 ‘Always 울트라 스키니 날개 중형’(32개)은 5.47달러로 개당 181원이다.

여성들의 생리 주기를 한 달에 6일을 한다고 가정을 하고 하루에 6개를 사용한다면 한 달에 36개의 생리대를 사용한다.

이들 국가들의 여성들이 한 달에 사용하는 생리대 가격(개당 가격×36개)을 계산해보면 한국은 1만1916원, 일본 6516원, 프랑스 7848원, 미국 6516원, 덴마크 5616원이다.

이들 나라들의 2015년 기준 시간당 최저임금은 한국 5580원, 일본 7843원, 프랑스 1만2072원, 미국 8193원이며, 덴마크는 최저임금 체계가 없다.

그렇다면 이들 국가들의 최저임금 대비 한 달 동안 사용할 생리대를 비율로 따지면 한국은 최저임금이 5580원이고 한 달 사용할 생리대 가격은 1만1916원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의 2.14배를 지불해야 한다. 반면 일본은 0.83, 프랑스는 0.65, 미국은 0.80을 지불하면 된다. 최저임금 대비 생리대 가격을 따지면 우리나라 생리대 가격은 최상위다.

최저임금을 받는 여성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씩 한 달에 20일을 근무하고 받는 임금은 100만원도 안 되는 89만2800원이고, 30일을 꼬박 일해야 133만9200원이다.

한 달 임금에서 집세와 식비, 교통비, 휴대폰요금, 공과금 등을 제외하면 한 달을 꾸려가기도 벅찬 게 현실이다. 따라서 생리대 구입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안양에 거주하는 송 모 씨는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들도 생리대가 문제지만 최저임금을 받는 여성 노동자들에게도 생리대는 부담이 된다”면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생리대 가격 인하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07년 소비자시민모임이 세계 29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국의 생리대 가격은 세계 5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쌌다. 조사는 생리대 위스퍼 20개들이 기준으로 진행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이 4692원으로 가장 비쌌으며, 아르헨티나(4509원), 터키(3879원), 러시아(3659원)에 이어 한국이 3590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1614원으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7년 한국은 미국 생리대 가격의 77%에 불과했는데, 9년이 지난 2016년에는 미국의 2배에 가까운 183%에 이르고 있다.

때문에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들에 가려져 생리대 가격 인상으로 생리대 구입에 아픔을 겪는 차상위계층에 속하는 최저임금을 받는 여성 노동자들에게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서 모 씨는 “최저임금으로 한 달을 꼬박 일해도 겨우 100만원이다. 비싼 월세내고 공과금 내고 식비까지 해결하려면 여윳돈이 없다”면서 “여기에 생리대까지 주기적으로 구입해야 해서 부담이다”고 토로했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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