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공판, 첫 증인 최준상 "삼성, 정유라 외 선수에 기회 주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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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공판, 첫 증인 최준상 "삼성, 정유라 외 선수에 기회 주려 노력했다"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7.05.02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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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10차 공판] "최순실 압력에 당시 승마계도 불만가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삼성의 독일 해외 전지훈련지원이 정유라에게 맞춰져 있긴 했지만 최순실의 영향력으로 인한 것일 뿐,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삼성이 정유라에 대한 단독 승마지원을 은폐하기 위해 최씨 등 다른 승마선수를 급히 독일에 해외전지훈련을 보내려 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임원진 5명에 대한 10차 공판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날 오전 공판의 첫 증인으로는 전 삼성승마단 소속 선수였던 최준상씨가 출석했다.

최씨는 증인신문에서 정유라가 지난 2014년 6월 상주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제자리돌기’ 실수를 3일 연속 반복하는 등 기량에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말했다.
 
또 "심판진이 선발전 이후 비디오를 보면서 기술에 대해 조언하는 ‘클리닉’ 절차를 이례적으로 진행하지 않아 당시선수들로부터 불만이 상당했다"는 증언과 함께, 최순실이 박원오 이사를 통한 영향력 행사로 정유라에게 유리한 심판을 초빙한 것 같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비선실세' 최순실 모녀의 영향력을 언제부터 알게 됐느냐는 특검의 물음에 증인 최씨는 과거 있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증언에 따르면 최씨는 2005년 강남의 한 주점에서 취객 5명과 시비가 붙었는데, 승마계 후배였던 장시호가 자신의 이모 최순실을 통해 사건을 무마시켰다고 한다.

최씨는 “어머니를 통해 최순실과 당시 박근혜 의원과 친분이 있다는 정도만 알게 됐다”며 “승마계가 최순실과 박 전 대통령의 관계를 알게된 것은 2014년경으로 기억하지만, ‘비선실세’라 불릴 정도의 영향력이 있는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공판에서 특검은 최씨로부터 삼성의 정유라 단독 승마지원 은폐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최씨는 “삼성이 다른 승마선수도 지원한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정유라 단독 지원 사실을 숨기려 한 것이라고 생각했느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최순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여러사람이 부담을 느끼고 있었고, 박원오도 난처해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변호인측은 삼성이 정유라에게만 승마지원을 하려던 것이 아니며, 올림픽 준비를 위해 다른 선수도 선발해 해외 전지훈련을 보낼 계획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삼성측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간 독대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올림픽 승마지원 요청을 받아 당초 여러 선수를 지원하는 계획을 진행하려 했지만, 최순실의 농간으로 정유라 1인 지원에 그쳤다는 입장이다.

변호인측은 삼성이 승마협회에 독일전지훈련단 파견선수 2015년 11월 4일자 공문을 제시했다. 이 공문에는 최씨에게 독일 전지훈련 선수 참가를 제안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전 승마협회 부회장)가 해외 훈련 의사를 타진할 당시 증인은 삼성이 정유라에 대한 단독지원을 은폐를 위한 것으로생각했느냐”는 변호인측 질문에 최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승마협 회장사가 바뀐 것이 최순실의 영향력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최순실의 영향력까지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며 “진술서에서 ‘최순실의 영향력’을 언급한 것은 그럴 수 있다는 것이지 확실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씨는 “지난해 10월 하순 황성수로부터 해외 전지 프로그램 참여 제안을 받고 참가 의사를 밝혔다”며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다만 최순실이 원치 않아 삼성의 계획이 딜레이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박원오와 황성수를 만난 후 삼성이 승마계를 지원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판에선 최씨의 진술조서 내용 속 표현을 놓고 특검과 변호인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검은 “진술서 작성 과정에서 본인이 자필로 적는 것이나, 검사가 타이핑하는 경우 둘다 효력에는 차이가 없다”며 “증인이 다소 긴 시간 조사를 받긴 했지만, 수사과정엔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증인의 진술조서가 특검측의 생각이나 추측으로 기재된 측면이 있다”면서 “표현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인데, 진술조서에 나온 표현의 정도가 증인이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담당업무 : 재계, 반도체, 경제단체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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