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문재인 정부의 '미세먼지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맡게 됐다. 이로서 잠시 시들했던 '한국당 포위론'에 재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반 전 총장은 중도 보수와 충청권을 아우를 수 있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반 전 총장에게 미세먼지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제안했다. 16일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반 전 총장을 만났고, 반 전 총장은 "기후변화 등 국제 환경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에 도움이 될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반 전 총장에게 미세먼지 관련 역할을 맡기면서, 문재인 정부는 중도 보수를 향해 손을 뻗는 모양새를 취하게 됐다. 지난 대선서 보수 후보로 나섰던 반 전 총장이다. 자유한국당에서 분당돼 나온 바른정당은 반 전 총장을 품기 위해 만들어졌던 정당이라는 것이 중론. 한국당 홍문표 의원은 대선 후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바른정당은 반 전 총장을 모셔오기 위해 만들어졌던 것"이라고 전했다.
반 전 총장에게 미세먼지 문제를 맡기게 된 계기 역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제안이다. 청와대는 17일 브리핑에서 "손 대표의 추천을 문 대통령이 수용함에 따라 이뤄지게 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비문계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1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은 합리적이고, 능력이 검증된 분"이라며 "한국당 일부와 같은 극우를 제외하면 어느 정당, 정치인과도 협치의 길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한국당)포위 같은 말을 쓰지 않아도, 지금 국회에서 따로 노는 게 누군지 국민들은 다 보면 안다"면서 "범진보와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연대가 강해지면 극우세력은 자연히 도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반 전 총장은 충청권 기반의 정치인이다. 충북 음성이 고향인 반 전 총장의 지지모임인 '반딧불이'도 충북에 그 상당한 기반을 두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지난 15일 대전·충북을 잇달아 찾아 지원을 약속하는 등, 충청권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중이다. 반 전 총장의 영입은 상당한 상징성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우연의 일치일 수 있겠으나, 반 전 총장을 만난 노영민 비서실장도 충북 청주 출신의 정치인이다.
대전 정가의 한 관계자는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과거엔 충청권이 미는 정치인은 반기문-안희정이었는데 안희정이 사라진 지금은 그나마 반 전 총장 뿐"이라며 "분명 충청권엔 의미가 있는 정치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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