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훨’나는 대한항공 조원태 vs ‘주춤’하는 아시아나 박세창…희비 엇갈린 항공업계 오너 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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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나는 대한항공 조원태 vs ‘주춤’하는 아시아나 박세창…희비 엇갈린 항공업계 오너 3세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6.26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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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모습. ⓒ 각사 제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모습. ⓒ 각사 제공

항공업계 오너 3세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조원태 회장은 부친인 고 조양호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며 입지를 넓혀가는 반면, 박세창 사장은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인해 경영 능력을 펼쳐보기도 전에 사실상 금호그룹 내 배치전환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지난 4월 한진그룹 회장직에 오른 이후 경영 리더십을 입증하기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를 통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뤘으며, 최근에는 11조 원 규모의 신기재 도입을 결정하는 등 굵직한 족적을 남기기 시작했다.

더욱이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를 맺고 있는 델타항공이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서며 든든한 우호군을 자처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당장 행동주의 펀드 KCGI의 공세로부터 오너가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조원태 체제에서의 델타항공과의 협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물려받기 위한 상속세 재원 마련, 계속되는 KCGI의 위협으로부터 경영권을 지켜야 하는 등의 부담이 뒤따르고 있지만 나름 순항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금호그룹 3세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그간 3세 승계를 준비하며 경영 수업을 받는 데 집중해 왔지만,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면서 그 입지가 위태로워진 것.

매각 이슈가 터지기 전만 하더라도 업계는 박 사장이 아시아나IDT를 거쳐 향후 그룹 매출의 60%를 담당하는 주력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4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면서 경영 승계에 제동이 걸렸고, 향후 거취마저 불투명해졌다.

특히 금호 오너가가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은 박세창 사장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지원과 관련해 박 사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금호그룹 지주사) 지분 56.9%를 담보로 잡아둔 채권단은 오너가의 경영 참여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부친인 박삼구 전 회장이 유동성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는 점은 이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박 사장 또한 금호고속의 경영권을 간접적으로 쥐고 있는 채권단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매각 작업이 이뤄지는 대로 아시아나IDT 사장직을 내놓을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박 사장의 향후 행선지로는 금호산업이 꼽힌다. 사세가 쪼그라든 금호그룹의 재건과 경영안정화를 이끄는 동시에 승계 작업을 염두에 둔다면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이 가장 매력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금호산업은 매년 부채비율이 줄고 있는 등 재무건전성도 양호해, 건설업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박 사장이 오더라도 경영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3세 경영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역시 산적한 과제가 많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선 지주사 한진칼 지분 15.98%를 보유한 KCGI와의 전면전이 내년 주주총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임을 감안하면, 연임을 위한 수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CGI와의 지분 경쟁 속 260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 마련도 부담을 안긴다.

또한 대내외 불만을 잠재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는 물벼락 갑질 사태의 장본인인 조에밀리리(한국명 조현민) 전무의 경영 복귀에서 기인한 악재다. 한진칼 투자설명서에도 특수관계인의 평판 관련 위험 항목에 조에밀리리 전무의 물벼락 사건을 기재하고 있어 주주들의 불만을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진그룹 측은 조에밀리리 전무가 10년 이상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 온 경험과 경영그룹의 전반적인 매출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진에어 노조가 이에 반대하고 나서는 등 내부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원태 회장의 내실 경영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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