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기자]
저는 반려견 ‘두리’라고 해요. 우리 가족은 저를 포함해 엄마 아빠 형 누나 등 다섯 식구인데, 지금의 가족을 만난 지 2년쯤 됐어요. 꼬까옷도 입혀 주고, 아프면 병원에도 데려가고, 저를 알뜰히 보살피며 귀여워 해줘요.
제가 지난해 한 번 인사를 드린 적이 있죠.(시사오늘 5월17일字) 벌써 1년이 지나가 버렸네요. 요즘 반려견 ‘폭스테리어’ 일로 걱정이 많으시죠. 반려견 보호자가 펫티켓을 지켰으면 불상사는 없었을 텐데, 많이 아쉬워요.
이번에 보면, 어쨌든 반려견 보호자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그 반려견 친구는 지난 1월에도 아이를 물어 다치게 됐다죠. 그때 입마개 착용을 약속했다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잖아요. 보호자는 “애가 너무 답답해해서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입마개를 잠깐 뺀 것”이라고 해명했더군요. 평소 이웃에게 “우리 개는 안 문다. 우리 개가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말도 했네요.
저는 이웃 가족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선 바깥나들이 때 ‘마스크(입마개)’ 착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미세먼지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끼듯이 말이에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남을 배려할 때 안전도 확보될 수 있다’는 거예요. 1년 전에 가졌던 생각들을 여기서 다시 한 번 이야기해 볼게요.
이즈음 반려견에게 목줄을 달아 산책하는 건 정착된 것 같아요. 하지만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반려견 친구를 만나기란 쉽지 않아요. 아빠, 엄마들이 ‘귀여운 우리 애가 남을 해칠 리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거 같아요.
저는 초면인 사람을 경계할 때가 있거든요. 한 번은 아빠가 회사 직원들과 밤늦게 회식을 하는데, ‘픽업’ 하러 엄마 누나를 따라간 적이 있어요. 밤 10시쯤 됐는데, 마침 아빠와 회사 직원들이 식당에서 나오고 있었죠. 그중 한 분이 저에게 다가오더니 손을 뻗는 거예요. 순간 저는 해코지하는 줄 알고 그만 물어버렸어요. “아야!” 비명을 지르며 그 사람이 손을 빼는데, 제 이빨이 다 빠지는 줄 알았어요. 그 아저씨는 제가 귀여워서 만지려고 했다는데, 한밤중에 생면부지의 사람이 다가오니 방어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며칠 전 겪은 일 때문에 기분이 꿀꿀해요. 한강공원을 아빠와 걷고 있는데 어떤 어르신이 짜증을 내는 거예요. 그날 제가 실례를 했거나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았어요. 제가 잘못 들었나 했는데, 아빠는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답니다. 아빠는 말했어요. “우리 애는 남을 절대로 물지 않아요.” 사회적으로도 ‘반려견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한다, 안 한다 논란이 있잖아요. 어르신은 만약의 경우에 어떻게 하겠느냐며 일갈하더군요. “이것 봐, 당신 개가 본인에게는 가족이지만 나에게는 공포야.” 슬픈 하루입니다.
요즘 서점가에서는 설채현 수의사가 쓴 <그 개는 정말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가 핫 하게 뜨고 있다고 해요. 이 책은 지난달 출간 이후 벌써 3쇄를 찍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대요. 설 수의사는 책에서 “우리 애는 순해요”란 착각이 가장 위험하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고 합니다. “세상에 물지 않는 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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