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출범…박현주 “명실공히 한국 자본시장 대표하는 투자그룹”
‘증권사관학교’로 불리며 정영채·김해준 등 거쳐가…금융권 중심에서 활약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국내 최초 증권사인 대한증권(現 교보증권)은 지난 1949년 설립됐다. 5년 뒤, 현대적 모습을 갖춘 증권시장이 개장되면서 증권회사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한증권이 설립된지 70년. 그동안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야심차게 등장했던 증권사가 한순간 사라지는가 하면, 인수와 합병을 통해 사명(社名)을 바꾸고 새롭게 태어난 회사도 있었다. 본지는 그 긴 시간 치열하게 피고 졌던 대한민국 증권사들의 역사(歷史)를 되짚어보기로 했다.<편집자 주>
대우증권은 40여년의 역사만큼이나 많은 변화를 겪은 증권사다. 1970년 설립 이후 2016년 미래에셋대우로 재출발하기까지 사명(社名)은 여러번 바뀌었고, 분리·매각 등 여러 부침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강력한 맨파워를 자랑했던 '증권사관학교'라고 불리는 증권사였으며 이곳을 거쳐간 인물들은 현재 여의도 중심에서 업계를 리드하고 있다.
대우그룹의 몰락…1999년 계열사 분리
대우증권의 시초는 1970년 설립된 '동양증권'에서 시작됐다. 이후 대우실업에서 이 회사를 인수했고 1983년부터 '대우증권회사'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당시 '삼보증권'을 합병했다.
그 뒤 미국, 일본 등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국내 최초 민간인 연구소인 '대우경제연구소'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사세확장을 시작했다.
하지만 1999년 모그룹의 몰락은 대우증권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계열에서 완전히 분리된 것이다. 제일은행 등 6개 주요 채권은행들은 대우증권의 지분을 14.87%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됐으며 대우증권은 대우 계열사 중 처음으로 분리됐다.
대우증권은 당시 업계 1위였기에, 이를 향한 인수경쟁은 치열할 수 밖에 없었다. 2000년 인수 당시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대우증권 매각을 위해 주택은행, 국민은행 등과 접촉했으나 인수조건이 맞지 않아 실패했다. 결국, 산업은행이 실권주인수, 콜자금 손실분담금 등을 포함한 5000억원을 지급하며 대우증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끝나지 않은 매각史…미래에셋증권 품으로 '미래에셋대우의 탄생'
산업은행의 품에 안긴 대우증권의 '몸집 줄이기'는 계속됐다. 대우경제연구소, 탁구단, 본사사옥 등을 차례로 매각했다. 이중 현재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56(여의도동 34-3)에 위치한 舊대우증권 본사는 현재 미래에셋대우빌딩으로, 미래에셋대우 투자자산관리센터로 사용되고 있다.
2009년 대우증권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에서 산은금융지주로 변경됐다. 하지만 얼마가지 못해 산은금융지주는 해체됐고, 대우증권은 또다시 인수시장에 등장하게 됐고 결국, 미래에셋증권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창업자는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한 지난 2017년 신년사에서 "미래에셋대우의 출범으로 명실공히 한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투자그룹이 됐다"면서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를 강조한 바 있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만나 출범한 미래에셋대우는 성장을 거듭했고,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682억원을 기록함과 동시에 자기자본 1위를 지키고 있다.
'증권사관학교'로 불려…정영채·김해준 등 거쳐가
'증권사관학교'라는 별칭에 걸맞게 대우증권을 거쳐간 인물들은 현재 CEO 및 주요직으로 활약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이다.
우선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하면서 '증권맨'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우증권에서 자금부장, 주식인수부 부장, 기획본부장, IB담당 상무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은 정 사장보다 5년 앞선 1983년 대우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IB본부장, 법인사업 본부장, 자산관리영업본부장을 차례로 거친 후 교보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08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래 10년째 교보증권을 이끌고 있다.
정영채·김해준 사장은 모두 대우증권에서 'IB'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맞물려, NH투자증권과 교보증권도 현재 IB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대비 3.4% 증가했다. 특히 IB 관련 수수료는 2017년에 비해 17.9% 성장했다.
교보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전년도와 비교해 5.5% 증가했다. 교보증권은 실적 발표를 통해 "IB부문, OTC·자산운용부문은 Business 전문화 및 경쟁력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