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첫해 최대 판매 실적냈지만 이후 내리막길…하반기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신차 알티마 위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부임 3년차를 맞이한 한국닛산 허성중號가 극심한 경영난에 빠진 모습이다. 회사 재무구조가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지난 2017년 2월 허성중 사장 부임 직전 때보다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필승카드인 신형 알티마마저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인해 판매 반등을 이루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어려움이 배가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닛산의 자본잠식 상황은 허성중 사장이 부임하기 전인 지난 2016년(회계연도 기준 당해 4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305억 원 규모에서 지난해 총 340억 원으로 35억 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자산총계보다 부채총계가 많은 상황이 지속된 탓으로, 회사 재무구조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더욱이 기업의 상환능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유동비율도 지난해 72.4%(유동자산 1034억 원, 유동부채 1429억 원)로 내려앉았다. 통상적으로 유동비율은 200% 이상이 돼야 회사 재무구조가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데, 한국닛산은 취약한 실정에 놓여있는 것이다.
특히 단기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과 상환해야 하는 부채에 대한 비율을 뜻하는 유동비율은 기업의 신용능력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지속 경영에 있어 중요한 항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한국닛산의 유동비율은 허성중 사장이 부임하기 전인 2016년 79.4%(유동자산 1342억 원, 유동부채 1690억 원) 수준보다 2년새 7% 포인트 하락해 기업 존속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닛산의 재무제표를 작성한 한영회계법인 역시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통해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완곡하게 표현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근거로는 지난해 발생한 141억 원의 영업손실과 함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395억 원 많고,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340억 원 많다는 요인이 꼽히고 있다. 449억 원에 달하는 지난해 기준 단기차입금 잔액도 올 회계년도 내 만기가 도래한다는 점에서 부담을 가중시킨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닛산이 현재의 경영난을 벗어날 수 있는 방안마저 딱히 찾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점이다. 닛산 본사에 차입금 만기연장을 요청하는 것 외에는 기댈 곳이 없어서다. 그나마 판매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가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이마저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라는 예상 밖의 악재와 맞닥뜨려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허성중 한국닛산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부임 첫해인 2017년 6285대의 판매량을 올렸던 것과 달리 이듬해 5053대로 실적이 19.6% 줄었고, 올해도 상반기까지 1967대를 파는 데 그치며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하반기 역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여파가 실적 견인차 모델인 신형 알티마의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한국닛산이 신형 알티마의 출시 행사 취소를 비롯해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닛산의 경영난은 전임 사장때부터 이어져 온 문제로 볼 수 있는 만큼 허성중 사장의 경영 능력이 부족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일본차 브랜드들의 최대 걱정거리인 일본(제품)불매운동의 여파가 아직은 수치로 확인되지 않고 있어 사태를 더 지켜봐야 할 듯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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