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핵심 키워드, ‘IMF’와 ‘햇볕정책’… YS 때리고 北 끌어안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최근 한일 무역 갈등이 국내를 넘어 국제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다가올 광복절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대일(對日)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에 대해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시사오늘〉은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세 대통령들의 광복절 연설 전문을 분석해, 한일 관계에서 진보 출신 대통령은 과거를 강조한 반면 보수 출신 대통령은 미래를 강조했던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영원한 동지이자 라이벌’로 불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광복절 키워드는 어땠을까.
본지 분석 결과 YS는 남북통일과 민주주의 관련 주제를, DJ는 IMF위기와 시장경제, 햇볕정책 관련 주제를 집중 부각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 YS의 광복절 키워드, ‘통일’과 ‘자유민주주의’… 反독재·反전쟁 강조
YS는 총 5번의 광복절 연설을 통해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나아가 ‘한반도 통일’을 추진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며 ‘반(反)독재’ 정신을 주창했다.
취임 첫 해 1993년 연설, YS는 금융실명제 실시와 공직자 재산공개 등의 제도를 갖춰 정치와 금융 분야를 포함한 사회 전반의 ‘개혁(6회)’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동시에 ‘핵(7회)’과 ‘미사일(3회)’ 등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비판하며, 한반도 불안을 조성하는 무력 행위를 멈출 것을 경고했다.
1994년 기념사부터는 ‘통일(35회)’ 단어를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했으며, 그 다음으로 ‘민족(31회)’, ‘남북(12회)’ 등을 언급하며 남북 화해와 협력을 이야기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비핵화와 민족 통일에 대한 염원을 드러낸 것이다.
또한 ‘민주(18회)’를 자주 논하면서 문민정부의 출범으로 독재 군사정치가 완전 종식됐고, 특히 ‘자유민주주의(5회)’가 꽃필 수 있었다는 사실도 내세웠다.
1995년 경축사에서도 약 800개의 단어 중 ‘평화(14회)’, ‘한반도(7회)’, ‘남북(7회)’, ‘통일(7회)’ 등 북한 관련 어휘가 최상위 순위로 집계됐다. 독특한 점은 이날 대북 문제 연설에 ‘조선총독부(3회)’ 폭파가 여러 번 등장한 것인데, 여기엔 ‘남북 공공의 적’인 일본을 향한 강경 대응 노선을 형성해서 동일 민족성을 부각시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96년, 1997년 경축사의 최빈(最頻) 단어 역시 ‘통일’과 ‘남북’, ‘평화’, ‘민족’을 벗어나지 않았다.
◇ DJ의 광복절 키워드, ‘IMF’와 ‘햇볕정책’… YS 때리고 북한 끌어안기
DJ는 총 5번의 광복절 기념사 내내 YS정부에서 시작된 IMF 외환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한편,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이뤄내겠다고 주장한다.
그는 1998년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한국에 닥쳤던 IMF외환위기의 극복을 ‘제2의 건국’으로 명명하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국정 기조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총 1700여개의 단어 중 그가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압도적으로 ‘제2의 건국(28회)’이었으며, 그 뒤를 ‘노사(12회)’, ‘시장경제(8회)’, ‘기업(8회)’ 등이 이었다. 이전 정권의 경제적 실책을 회복하겠다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YS 비판’ 경제 기조와 ‘햇볕정책’으로 대표되는 대북 기조에 대한 언급은 계속된다.
1999년 연설에서도 DJ는 IMF 외환위기가 유발한 경제 상황과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설명했다. 약 1600여 개의 단어들 중 ‘21세기(9회)’, ‘재벌(9회)’, ‘IMF 또는 외환위기(6회)’, ‘포용정책(5회)’ 등이 주로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2000년의 최빈(最頻) 단어는 ‘남북(14회)’, ‘정보화(12회)’ 및 ‘지식정보(9회)’, ‘외환위기(5회)’ 순으로 확인됐으며, 임기 마지막인 2001년 역시 ‘경제(15회), ‘남북(8회)’, ‘햇볕정책(4회)’을 핵심 키워드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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