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지난 15일 정의당을 이끌어갈 새 당대표로 심상정 의원이 선출됐다. 심 의원의 대표직 취임은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2015년과 이번 2019년 모두 총선을 한 해 앞둔 ‘총선 정국’에서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셈이다.
‘컴백’ 취임식에서 “정의당 당대표직은 극한 직업”이라고 말한 심 대표. 그는 4년 전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또, 이번 21대 총선에선 어떤 전략으로 원내 소수 정당을 이끌어 유의미한 의석수를 얻으려는 계획일까.
공교롭게도 두 번의 취임식은 모두 같은 날짜인 7월 15일이었다. 이에 〈시사오늘〉은 두 번의 취임사 전문을 직접 분석해, 정의당의 총선 전략 변화를 알아봤다.
2015년 핵심 키워드 ‘세월호’와 ‘혁신’… 세월호 정국과 양당 피로감 자극
2015년 7월, 심 신임대표가 가장 많이 사용한 키워드는 ‘세월호’와 ‘혁신’으로, 각각 12번의 빈도수를 보였다.
이날 전임 지도부에게 감사를 표한 심 대표는 곧장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종용했다. 그는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하며 양당이 세월호 특조위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심 대표는 취임 직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세월호 특조위 사무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세월호와 같은 비중으로 ‘혁신(12회)’을 강조했는데, 유의어인 ‘개혁(4회)’과 맞물려 최빈(最頻) 단어로 등극했다. 이는 “양당제 독점 정치를 바꾸기 위해선 정의당이 필요하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통계에서 독특한 점은 대중에게 생소한 ‘예인선(曳引船)’이라는 단어를 2회 언급한 것인데, 예인선이란 고장난 대형 선박을 지정 장소까지 이동시키는 작지만 강한 추진력의 배를 말한다. 심 대표는 정의당을 배에 비유하며 양당의 폐단과 정의당의 존재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결국 2015년 정의당의 사령탑이 선택한 총선 전략은 ‘세월호 정국’과 ‘혁신’의 가죽을 두른 ‘양당제 비판’이었던 셈이다.
2019년 핵심 키워드 ‘지역구’… ‘원내 5당’에서 비례정당 한계 드러내
그로부터 정확히 4년이 지난 2019년 7월 15일. 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이정미 전 대표의 퇴임사를 이어받아 연단에 섰다.
심 대표가 이날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대부분 ‘정의당(12회)’, ‘이정미(5회)’ 등 당 관련 명사들이 차지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그 뒤를 ‘지역구(4회)’가 바짝 쫓고 있다는 점이다. 이 ‘지역구’ 단어의 등장 횟수는 관련어 또는 유의어인 ‘지역기반(2회)’, ‘인천 연수구(1회)’와 합쳐지면 최상위권으로 집계된다.
심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집권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지역구 당선을 위해 모든 당력을 쏟아 붓겠다. 주요 당직은 지역구 출마자들의 자리가 될 것이다”라고 당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요컨대 정의당이 지난 4년 동안 ‘원내 5당 정국’을 겪으며 비례 정당의 한계를 느꼈고, 다음 총선에선 지역구 확보를 통해 당의 기반을 다지는 새 전략을 택했다는 데이터의 설명이다.
*언어 표본 추출 집합 코퍼스 프로그램 AntConc를 사용했으며, 조사 및 형태소를 제거해 유의미한 표본을 추출했으므로 이미지상 어색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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