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금융당국 “일본의 금융보복 가능성은 낮아…유사시 철저한 대응책 마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분야에서도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특히 저축은행과 대부업계에 풀린 일본계 자금과 '엔화 캐리 트레이드'를 하는 일본의 일반 투자자 '와타나베 부인'의 자금 등이 이탈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일본발 금융보복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정부와 금융당국은 시장과 투자자를 안정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계 자금회수?…업계 "그럴 일 없다"
일본에 본사를 둔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어 "서민금융에 풀린 자금이 17조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본의 제재조치에 대한 영향은 적을 것이고 '회수'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일본에 위치한 본사도 국내 기류를 묻기 위해 수시로 연락이 오고 있다"라면서 "일본에서도 한일관계가 금융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지난 6일 전화통화에서 "금융산업의 경우, 충분한 대체재가 있는 유통산업과 달리 고객들은 금리혜택 등 상품의 특징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따라서, 현재까지 특별한 고객 동향의 변화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현재는 한일간 외교적인 상황이나 시장의 변동성을 집중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양국간의 외교적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할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전문가 "日의 자금회수? 금융 보복 가능성? 매우 낮다"
금융당국도 일본계 저축은행·대부업체의 여신회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일본계 저축은행의 총여신은 11조원으로, 업권 전체 18.5% 수준이며 일본계 대부업체의 대부자산은 6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38.5%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영업자금의 대부분을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고, 일본자금의 직접 차입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급격한 영업축소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업계 관계자들은 영업축소가 이뤄지더라도 국내 저축은행·대부업체로 충분한 대체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국내 기업 신용장 보증을 제한하는 등의 보복조치 가능성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은 "무역거래가 신용장 방식에서 송금방식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만약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금융시스템 전반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일축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전반적으로 은행의 대출태도가 양호한 상황에서 일본계 자금이 회수되더라도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만약 무리하게 대출을 회수한다면 큰 폭의 손실과 연체율 증가를 감당해야할 것"이라고 봤다.
한편, 정부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보탰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의 금융보복 가능성은 낮지만 만일의 경우, 철저히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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