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추미애 “검찰 인사, 기회 줬지만 윤석열 총장이 거역”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 간부급 인사 단행과 관련해 ‘검찰청법 위반’이라는 논란이 일자 9일 “검찰청법 위반이 아니라 검찰총장이 저의 명(命)을 거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정점식 의원이 “대검 간부 인사는 (관례상)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전적으로 들었다. (추 장관 인사는) 명백히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지적하자 “총장의 의견을 충분히 들으려고 했지만 검찰총장이 법령에도 없고 관례에도 없는 요구를 했다”고 맞받아쳤다.

정 의원이 “검찰인사위원회 개최 30분 전에 법무부에 오라는 전례가 있었다고 생각하느냐. 정말 의견을 듣고자 한 게 맞느냐”고 묻자, 추 장관은 “인사위 전 30분뿐 아니라 그 전날도 의견을 내라고 했고, 한 시간 이상의 전화통화를 통해 의견을 내라고 한 바 있다.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로 무려 6시간 기다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장관은 이어 “그러나 검찰총장은 제3의 장소에서 인사의 구체적 안(案)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법령에도, 관례에도 없는 그런 요구를 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법무부가 법령에 따라 검찰총장의 의견개진권을 준수한다면 그건 당연히 업무에 관한 것이고, 인사안 자체는 외부에 유출될 수 없는 대외비라 당연히 집무실에서 진행이 돼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견을 구하기 위해 (인사안을) 봐야겠다면 집무실에서 대면해 총장에게 보여드리고 의견을 구하고자 여러 시간을 기다리면서 오시라고 했다”며 “이건 총장을 예우하는 차원이었지, 절대 요식행위가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추 장관은 또한 “설령 (검찰총장이) 특정한 자리, 특정한 사람이나 인사 기준, 범위에 대해서 의견을 낼 수 있다고 해도, 대통령 인사권에 대해 일일이 한 사람, 한 사람 의견을 내겠다는 것은 법령상 근거가 없는 인사권 침해”라고 꼬집었다.

秋 검찰 물갈이 두고 정치권 갑론을박… “적재적소 인사” vs “학살 인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참모들을 전원 물갈이하는 대검 고위급 인사를 단행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거세다. 여당은 반발하고 있는 검찰을 비판하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는 반면, 야당인 한국당은 '학살 인사'라며 대통령과 추 장관을 저격하는 모양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인사를 환영한다”며 “검찰 조직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형사-공판부 출신 검사를 등용해, 특정 인력에 편중된 인적 균형을 잡은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원내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인사를 두고 추 장관과 충돌한 것에 대해 “검찰에 대한 인사권자는 대통령이고 제청권자는 법무부 장관이다. 검찰청법 제34조에 따라 검찰총장이 인사에 대해 의견은 낼 수 있지만 최종 결정은 법무부 장관의 고유 권한”이라며 “검찰이 보여준 모습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사권자의 인사명령에 복종하는 것은 공직자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며 “이런 의무가 검찰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이번 인사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특정 직렬의 고위직 독점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전문성 인사 원칙이 새롭게 확립된 적재적소의 인사기용”이라고 평가했으며,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인사권에 충실히 따라야 할 검찰총장이 스스로 정치적 행위자가 되어 본분을 망각한 채 사실상 항명을 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대안신당 소속 박지원 의원도 이날 추 장관의 물갈이 인사와 관련해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역시 추미애는 추미애다. 통쾌하게 했더라”며 “인사는 한두 사람을 정리하면 나비효과가 난다. 이제 차장급들이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부장 또는 검사장으로 나갔는데, 그 후속 인사는 차장, 부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제 (정권을 겨냥한) 수사 라인 차장, 부장들도 온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측은 “학살 인사”라고 반발하며 탄핵소추 요구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검찰 학살 인사’에 대해 격앙된 목소리 많았다”며 “운영위원회나 법제사법위원회를 당연히 소집해 따져야 한다. 검찰 학살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도 당연히 할 것”이라고 투쟁 의지를 밝혔다.
 
이어 “검찰 학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며 앞으로도 검찰 인사를 쟁점화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형준 통추위원장 ‘러브콜’… “안철수 합류, 통합의 가장 큰 목표”

보수·중도 성향의 정당·시민단체들이 모여 9일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 발족에 합의한 가운데, 통추 위원장으로 추대된 박형준 정치플랫폼 ‘자유와공화’ 공동의장은 “(안철수 전 대표의 합류가) 통합의 가장 큰 목표”라며 “(귀국후 만날) 계획은 아니지만 보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정부의 잘못된 국정운영과 권력남용에 대해 보수와 중도의 많은 국민들이 바로잡기를 원한다”며 “하지만 정권심판을 원하는 국민들이 그 심판을 수행할 도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기 보수의 잘못과 오류를 반성하고, 그 과정에서 생긴 상처와 분열을 치유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합 추진을 위한 △혁신 △확장 △미래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며 “좁은 정체성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요구와 이익, 견해들을 모아내는 통합, 보수에서 중도까지 확장하는 통합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합의된 원칙과 통추위 구성에 관해서 흔쾌하게 동의했고, 새로운보수당은 당내 논의를 거친다고 해서 아직 결과를 충분히 듣지는 못했다”며 “한국당 쪽에 황교안 대표가 합의한 사항에 대해 공개적으로 뜻을 표명하도록 접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우리공화당이나 일부 세력은 통합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처음부터 갖고 있어서 함께 시작할 수 없었다”며 “지금 통합하려는 건 새로운보수당 뿐만 아니라 중도의 여러 세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렇게 되면) 안철수 대표도 들어올 것이다. 확장적 통합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미 많은 여러 세력과 접촉하고 있고, 통합에 참여할 중도보수나 중도세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합류와 관련해 “지난 8월 ‘자유와공화’에서 통합을 제의한 이후로 가까운 의원과 대화도 나누고 소통은 했지만 직접 대화는 하지 않았다”면서도 “(안 전 대표의 합류) 그것이야말로 통합의 가장 큰 목표가 아닐까 싶다. 계획은 없지만 보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반(反)문재인 세력의 신당 창당 여부와 관련해서 “정당 형태를 갖고 있는 데도 있고, 정당 창당을 준비하는 곳도 있고, 여러 형태의 조직, 정당이 있다”며 “한 용광로에 모으려면 틀을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리적으로는 아마 2월10일 전후에 새로운 통합정치의 모습이 거의 확정될 것”이라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