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흔들리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대표이사 2년 간 실적 악화에 오너리스크 ‘오점’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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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흔들리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대표이사 2년 간 실적 악화에 오너리스크 ‘오점’ 남겨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6.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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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 본격화된 2년새 영업이익 30% 감소, 배당·급여는 ‘두둑’…대표이사 사임두고서도 해석 분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최근 3년간 실적 추이표.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지난 2018년부터 실적 악화세가 뚜렷해졌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최근 3년간 실적 추이표.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지난 2018년부터 실적 악화세가 뚜렷해졌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사장의 입지가 급격히 흔들리는 모양새다. 조 사장이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맡았던 지난 2년간 경영실적이 곤두박질쳐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된 것. 특히 횡령·배임 등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 오너리스크를 안겼다는 점은 그간 속도를 내왔던 3세 경영 안정화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기 전인 지난 2017년 7934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5440억 원 수준으로 31.4% 급감하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조8000억 원 수준을 넘나들며 외형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 감소 폭이 늘어남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2년새 11.6%에서 7.9%까지 하락했다. 순이익 역시 2017년 6065억 원 수준에서 2019년 4296억 원으로 29.2% 떨어지는 등 수익성 저하가 뚜렷해진 상황이다.

올해 1분기에는 경영 부진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산업 부진과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한 1조4358억 원에 머무른 것. 영업이익도 24.6% 줄어든 1060억 원을, 영업이익률은 7.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557억 원, 681억 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 오너일가의 배를 불렸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을 늘려 주주가치를 제고했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2년 간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 없이 530억 원 가량이 오너일가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흘러들어갔다고 볼 수 있어서다.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율은 43.24%다.

더불어 조현범 사장은 지난 2017년 5억1300만 원이었던 급여 수준도 대표이사에 오른 2018년과 2019년 각각 10억3900만 원, 10억7000만 원을 수령하는 등 2배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실적 악화 속 회사에 기여한 성과가 미미함에도 전문경영인인 이수일 대표이사 사장보다 2배 이상을 받은 것으로 책임 경영과는 상반되는 행보로 해석된다.

물론 한국타이어의 문제는 실적 악화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조현범 사장이 지난해 11월 배임수재·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데 이어 4월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등 오너리스크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

그나마 지난 23일 조현범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이사직을 사임함에 따라 표면적인 회사의 오너리스크는 해소되는 듯한 분위기다.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한국타이어로서는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이수일 대표이사 사장을 통해 조 사장의 경영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로 작용한다.

하지만 조현범 사장이 경영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과 함께 도덕적 해이로 인한 회사 평판을 훼손시키고, 경영자질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됐음은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조현범 사장이 회사에 누를 끼치지 않고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회사 내 사장 직급과 등기이사직이 유지되고 있는 데다 1심 유죄 판결이 향후 경영 승계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항소심에 집중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현범 사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은 권한 축소나 당분간 경영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을 뜻하는것은 아니어서, 시장에 부정적으로 비춰질 여지를 남긴다"며 "여기에 글로벌 수요 감소 및 미국의 한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이뤄지는 등 불리한 업황 속 오너리스크 지속은 득될 게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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