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자 투표 신청 요건 강화·우편투표함 사용 제한돼
민주당 “유색인종 유권자 겨냥한 부당한 법안” 비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문민지 기자]
미국 조지아주가 투표 접근성을 축소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현지 시각)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투표 접근성을 제한하는 법안이 주 의회를 통과하자 즉각 해당 개정안에 서명했다. 조지아주 의회는 하원 찬성 100 대 반대 75, 상원 찬성 34 대 반대 20으로 법안을 가결했다.
켐프 주지사는 “이 법안의 초안은 2020년 선거 이후에 시작됐다”며 “내가 서명한 법안은 투표를 더 쉽게 하고 부정행위를 더 어렵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앨런 파월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개정된 법안은 작년 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선거제도에 필요했던 획일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법안은 선거 시스템을 정비하고 업무 또한 정리했다”며 개정안을 옹호했다.
공화당 주도로 개정된 이 법안에는 부재자 투표 신청 요건을 강화하고, 부재자 투표 요청 기한을 선거 전 11일로 단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개정안은 우편 투표함을 사전투표 장소에만 배치하고 선거구가 열려있는 기간 동안에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우편 투표함 사용을 제한했다. 이 외에도 결선투표 일정을 현행 9주가 아닌 4주로 축소하고, 투표하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는 유권자들에게 음식과 물을 제공하는 것도 금지했다.
투표 접근성을 축소하는 개정안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지난 대선의 영향이 크다. 공화당은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이었던 조지아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1만 2000여 표 차이로 승리한 요인에 대해 우편투표 확대를 꼽았다. 부정투표 의혹이 제기됐지만 조지아주 선거 책임자들은 이를 증명할만한 증거가 없다며 일축한 바 있다. 공화당은 2020년 대선 결과에 격앙된 보수층을 달래기 위해 이미 아이오와주에서도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켰고, 애리조나·플로리다·텍사스주 등 주에서도 투표 접근성을 축소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민주당 측은 반발하며 “공화당의 부당한 법 개정은 유색인종 유권자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조지아의 새 법이 특히 지난 대선 바이든 대통령을 승리로 이끄는데 결정적이었던 많은 흑인 인구의 투표를 더 어렵게 만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조지아주의 개정안을 비판하며 “공화당원들이 전국을 떠도는 것은 가장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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