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신원재 기자]
<486 아날로그>는 내가 한 없이 고민하던 시절 노트에 긁적였던 흔적이다. 방구석을 정리 하다 찾게 된 노트 속에는 그 시절 나를 힘 들게 했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 시절의 고민이 나 혼자만은 아니었을 거란 생각을 해봤다. 지금은 추억이 돼 버린 그때의 고민들을 늘어놓고 독자들과 함께 해봤다. <편집자 주>
겨울을 남긴 가을
이제 그림을 그만 그리렵니다
푸른 빛깔, 하얀 미소를
그리고 사르라니 연한 추억을
다시 떠올릴지도 모를 우리를 위해
이 순간을 지우며
오늘밤을 잊습니다.
이제 그림을 그만 그립니다.
풋내기 화가의 실수로
터져 나온 못내 아쉬운 웃음은
손수건에 묻혀
구도에 그친 도화지와 함께 접어두고
무겁게 일어섭니다.
머지않아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
흰 눈이 내리는 그런 겨울아침에
하얀 백지 위를
어설픈 화가는 보라색 발자국을 남기며
화실(畵室)로 갈 것입니다.
85년 늦은 가을
詩를 읽으며…
남산 기슭에서 재수생활을 했다. 학원에선 공부도 하지만 친구도 사귀게 된다. 그들과 친구 집에서 밤새 쏟아낸 이야기는 ‘개똥철학’. 소재는 미래와 사랑과 과거에 대한 ‘자기표백’이었다.
그런 해맑은 자위를 하면서 기자가 꿈이었던 친구와는 가끔 짧은 밤을 긴긴 이야기로 채우며 보냈다.
그 친구는 대학에서 음악에 빠져 교내 가요제에 나가게 되었고, 이 시에 곡을 입혀 불렀다. 테이프에 직접 녹음까지 해주었는데… 지금은 테이프도 없고 친구와의 연락은 이어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올해 대입(수능)도 얼마 안 남아 어느새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입시는 날로 우리 아들, 딸들을 힘들게 한다.
우리나라 대학 입시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이도 제도가 너무 복잡해 연구대상이 된다고 한다.
모두 좋은 결과만 만들어 내길 바란다. 어제 과음한 탓에 옛날 생각도 나고, 그 노래를 다시 부르고 싶다. 어떻게 부르는지도 모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