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성장세 띠는 TDF…높은 수수료는 ‘성장 족쇄’ [주간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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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성장세 띠는 TDF…높은 수수료는 ‘성장 족쇄’ [주간필담]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3.05.28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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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누적 순자산 10배↑…올해 1분기 10兆
노후생활 위한 연금펀드는 결국 ‘필수재’로 봐야
대표적 TDF2040 연 수수료 0.54~0.71% 수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2016년 처음 출시된 TDF가 매년 성장을 거듭한 결과 올해 1분기 누적 순자산 10조 원을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장기투자라는 전제가 깔린 연금펀드 특성상 높은 수수료는 해결해야 하는 주요 과제로 꼽힌다. ⓒ시사오늘 김유종
2016년 처음 출시된 TDF가 매년 성장을 거듭한 결과 올해 1분기 누적 순자산 10조 원을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장기투자라는 전제가 깔린 연금펀드 특성상 높은 수수료는 해결해야 하는 주요 과제로 꼽힌다. ⓒ시사오늘 이근

안정적인 노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생애주기별로 자산을 배분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매섭게 성장하고 있지만, 초 장기적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투자해야 하는 ‘연금상품’이라는 특성상 높은 수수료가 TDF의 발목을 잡는다.

퇴직 후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라도 ‘연금’은 우리 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측면에서 지금 당장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감히 ‘필수재’라고 칭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2016년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TDF는 2018년 누적 순자산 1조 1000억 원을 달성한 데 이어 불과 5년 만에 약 10배 상승했다. 올해 1분기 기준 TDF의 누적 순자산은 10조 원이다. 이처럼 TDF에 많은 돈이 쏠리고 있다는건 단순히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가 아닌 은퇴 이후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투자가 늘었다는 사실을 대변한다.

TDF는 초기에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비중을 늘리고, 은퇴시점이 다가오면 주식 투자 비중을 줄여 비교적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는 비중을 확대하는 ‘글라이드 패스’ 방식을 활용해 만들어진 상품으로, 2025·2030·2035·2040·2045TDF 등이 있다. 해당 상품명은 투자자의 은퇴시점이 기준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TDF의 수익률은 △2018년 8% △2019년 17.2% △2020년 8.4% △2021년 11.3% △2022년 14.8% △2023년 1분기 4.5%며, 누적 수익률은 15.7%다. 퇴직연금 원리금 상품과 물가상승률의 누적 수익률보다 높은 수치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 기준 퇴직연금 원리금 상품과 물가상승률의 누적치는 각각 9.1%, 11.6%다.

사실 누적 수익률 자체는 장기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다. 물가상승률보다 고작 4.1%포인트,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보다는 6.6%포인트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유자금으로 안정적인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전혀 부족함이 없다.

향후 TDF의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높은 수수료가 TDF의 성장세에 브레이크를 거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애당초 TDF는 단기적인 투자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상품이 아니다. 개인연금을 목적으로 장기투자라는 전제가 깔린 상품인데 비싼 수수료로 인해 20년, 30년 후 투자자가 받게 될 연금의 총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중심에서 각 기업의 주축을 맡고 있는 40대 직장인들은 노후를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세대다. 이들의 은퇴시점은 2040년으로, 당연히 이들이 가입해야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TDF는 은퇴시점을 2040년으로 잡고 투자하는 TDF2040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TDF2040의 연 수수료는 △신한마음편한TDF2040(0.65%) △KB온국민TDF2040(0.65%) △교보악사평생든든TDF2040(0.635%) △미래에셋절략배분TDF2040(0.71%) △메리츠프리덤TDF2040(0.542%) 수준이다. 이외에도 연 수수료 1%에 육박하는 TDF도 찾아볼 수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사들이는 대표적인 ETF인 KODEX200·TIGER 미국S&P500 ETF의 경우 연 수수료가 각각 0.15%, 0.07%로, TDF에 비해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결국 TDF가 연금시장에서, 더 나아가 투자시장에서 확실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연 수수료를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앞서 투자 관련 상품들이 그래왔듯 수수료는 언젠가는 줄어들 것이다. 자유시장경쟁체제 내에서는 항상 ‘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기업간 이윤 극대화를 위한 수수료 담합, 일명 카르텔을 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그러나 그 시점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막연히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만 있을 뿐이다. 하루 빨리 TDF가 높은 수수료를 거둬가는 상품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투자자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진정한 연금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좌우명 : 닫힌 생각은 나를 피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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