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대한민국에 때아닌 이념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육군이 지난달 24일 육군사관학교에 세워진 홍범도 장군 흉상의 철거·이전 계획을 밝혀 논란입니다. 육군 측은 홍범도 장군의 광복군 시절의 공훈은 인정하지만, 소련 공산당에 가입한 이력이 있어 육사에 흉상을 놓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은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세운 것입니다.

국가보훈부와 광주광역시가 정율성 공원 조성을 두고도 부딪혔는데요. 

광주에서 작곡가 정율성을 기리는 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보훈부와 광주광역시 간 파열음이 발생했습니다.

국가보훈부는 정율성의 중국공산당 활동과 6·25 전쟁 당시 북한군 소속으로 활동한 이력을 문제삼았습니다. 박민식 보훈부장관은 “나라의 근간을 지킨다는 심정으로 어떤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며 “헌법소원까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광주시는 이를 두고 철지난 이념공세라고 일축했습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철지난 이념 공세가 광주를 향하고 있다”며 “언제나 그렇듯 광주 정신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강행 의지를 보였습니다.

해당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현재 정부여당의 주요 기조는 ‘반공’에 입각한 모습입니다.

이념몰이는 전 정권이었던 문재인 정부시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문 정부는 ‘반일’ 성향을 보였습니다. 특히 대일외교에서 다소 강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결과 한일관계가 경색됐습니다.

2018년 12월 20일 동해 상에서 북한 어선에 대한 구조 활동을 하던 중, 일본 해상자위대의 P-1 대잠초계기가 우리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과 해경 소속 삼봉함을 향해 저공비행하며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일본 측은 한국이 화기관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주장했으나, 우리 군은 추적을 위한 화기관제 레이더의 조사는 일절 없었다며 반박했죠.

또한 상술한 양국 간의 분쟁이 격화되자 일본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의 수출을 제한을 발표하며 무역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한일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급기야 문재인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정권이 바뀐 지금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반대하며 대여권 투쟁에 나섰죠.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신친일파’라고 규정하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지난 4일 단식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며 정부를 향해 “일본 국민들조차 문제 제기에 나서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정당한 우려를 제기하는 국민을 싸워야 할 대상으로 취급한다”며 맹폭을 가했습니다.

같은날 서은숙 최고위원은 직접 신친일파라는 단어를 써가며 “현시대에 활개 치는 신친일파가 일본의 이익을 위해 핵 오염수 투기에 ‘예스’를 외치고, 항일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향해 ‘노’를 외치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고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습니다.

민주당의 행보에서 뚜렷한 반일 성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친일파'로 규정하며 정쟁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양당의 이와 같은 과격한 이념투쟁은 다가오는 총선을 두고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도 듭니다.

양쪽의 이념 모두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이념으로 인해 이미 남북으로 갈라진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갈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듭니다. 이에 대한 진중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