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尹心 업고 국민의힘 대표 당선…10·11보궐 패배 책임
인요한 혁신위, 친윤·지도부 압박…장제원 불출마·김기현 사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2023년 정치권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쟁을 거듭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외에도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 등 악재가 겹쳐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
정부여당은 엑스포 유치 실패,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을 국민에게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며 실망을 안겼다.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패배 이후 김기현 지도부가 9개월 만에 물러났고, 국민의힘은 쇄신 일환으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시사오늘>은 올해 정치권 10대 뉴스를 정리해 봤다.
①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김기현 당대표 선출
주저앉은 유승민·나경원·안철수와 천아용인 등장
3월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역대 전대와 비견되게 큰 관심을 받았다. 본선에서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 순으로 1~4위를 차지해 김기현 대표가 당선됐다. 전당대회 전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던 김 대표는 친윤계 지지를 등에 업고 52.9% 득표율로 당선됐다.
전당대회 이전에 전당대회 룰 변경(당원투표 70%·여론조사 30%→당원투표 100%, 결선투표 도입), 국민의힘 일부 초선 의원 ‘나경원 연판장’, 나경원·유승민 불출마 선언,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 이진복 전 정무수석 “아무 말 안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것” 발언, 대통령실 당무 개입 논란 등으로 설왕설래가 많은 선거였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은 본선에 진출했으나 모두 낙선했다.
②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윤관석·이성만 자진 탈당
지난 4월 공개된 ‘이정근 녹취록’은 2021년 3~4월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번져 정치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녹취록에는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강래구 수자원공사 감사 등이 돈을 마련해 일부 의원과 위원장에게 돌린 것으로 추측되는 내용이 포함됐다.
논란의 중심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프랑스 파리 유학 도중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을 탈당하고 귀국했다. 이어 이성만·윤관석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으며, 윤 의원은 8월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검찰은 현재 송 전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수사 중이다.
③ 김남국 코인 논란…국회 윤리심사자문위 제명안 권고 불구 부결
지난 5월 김남국 의원이 거액의 가상자산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논란이 일었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게임사 입법 로비 의혹으로까지 번진 이 사건으로 고위공직자의 가상자산을 재산 공개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급물살을 탔다. 김 의원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코인을 보유한 정황과 상임위 활동 중에도 수시로 거래한 사실이 전해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논란 직후 민주당을 탈당하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회 윤리특위 산하 윤리심사자문회의가 김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권고했으나, 윤리특위 소위에서 제명안이 부결되며 일단락됐다.
④ 日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다. 방류 결정은 7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관한 최종보고서에서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며 본격화했다. 세계 각국에서 환경 오염,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입장을 표했다.
오염수 방류 문제는 국내 정치에서도 논쟁의 중심이 됐다. 민주당은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사실상 용인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장외집회를 하는 등 거세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광우병 소고기’ ‘사드 전자파’에 이은 괴담 선동이라며 반박했다.
⑤ 이재명 체포동의안 국회 가결…구속영장 기각
올해 국회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두 번 이뤄졌다. 지난 2월 검찰은 이 대표에게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97명 의원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으로 최종 부결됐다.
이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배임 혐의,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이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9월 21일 국회에서 이뤄졌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됐다.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많은 이탈표가 나옴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 대표는 표결을 하루 앞두고 페이스북에 “명백히 불법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검찰독재의 폭주기관차를 국회 앞에서 멈춰 세워달라”는 글을 올리며 ‘부결’을 요청했다. 당초 약속한 ‘불체포 특권 포기’ 입장을 버린 것이다. 이 대표는 본회의 당시 단식 22일 차에 접어들어 표결에 불참했다.
⑥ 민주당 김은경·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6월과 10월, 김은경 혁신위·인요한 혁신위를 띄웠다.
돈봉투 전당대회, 김남국 가상자산 논란으로 위기를 거듭한 민주당은 혁신위 출범을 결정한다. 당초 혁신위원장으로 지명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은 과거 천안함 자폭설 등 발언을 한 사실이 구설수에 오르며 6월 초 사퇴한다. 그 자리에 김은경 혁신위가 들어섰다. 김은경 혁신위가 출범 초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등 혁신안을 제안했으나, 지도부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등 혁신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 이어 혁신위가 김은경 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등 설화로 동력을 잃으며 예정보다 빨리 종료했다.
국민의힘은 10·11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참패로 위기를 맞자, 혁신위원회 출범을 결정한다. 예상보다 큰 격차 패배에 ‘민심 이반’이 가시화하자 내년 총선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었다. 김기현 지도부는 그간 수직적 당정관계를 해소하지 못한 결과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호남 출신의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가 위원장으로 낙점됐다. 인요한 혁신위는 ‘징계자 사면’ ‘당 지도부·중진·친윤계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을 혁신안으로 내세웠다. 혁신위는 결국 조기 종료했다.
⑦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민주당 진교훈 당선…與 17.15%p 격차 대패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총선 전초전’ 성격을 띠어 그 결과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다. 결과는 민주당 후보였던 진교훈 강서구청장의 승리였다. 국민의힘은 8회 지선에서 2.61%p 차로 승리한 곳에서 16개월 만에 17.15%p 차 패배를 맛봤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그의 대법원 확정판결로 인한 직 상실로 보궐선거가 열렸음에도, 재출마를 시사해 경선 전부터 논란이 있었다. 윤석열 정부는 김 전 구청장을 특별사면·복권 결정하며 출마 길을 열어줬다.
⑧ 장제원 총선 불출마 선언·김기현 당대표 사퇴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 내 쇄신 요구가 빗발쳤다. 특히 인요한 혁신위는 ‘친윤·당 지도부·중진 용퇴론’을 주장하며 강도 높은 혁신을 요구했다.
12월 12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부 성공의 최소한 조건”이라며 “백의종군의 길을 간다”고 전했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는 다음 날(1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⑨ 이준석, 국민의힘 탈당…제3지대론 꿈틀
총선을 앞둬서인지 올해 신당 소식도 많이 들려왔다. 양향자 의원은 한국의희망, 금태섭 전 의원은 새로운선택을 창당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몇 달 전 책임 있는 사람으로부터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등 자리도 제안받은 적 있다. 그런데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개혁신당 창당을 시사했다. 천하람 변호사와 경기도의원도 이에 합류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하는 등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론도 계속 들려오고 있다.
⑩ 한동훈 비대위 출범…장제원 불출마·김기현 당대표 사퇴
보수 지지층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권에 전면으로 나섰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돼, 586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 등 쇄신을 예고하고 있다. 한 신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 수락과 동시에 지역구·비례 불출마를 선언하며 “우리 당은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기로 약속한 사람만 공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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