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로 교통사고 비용 GDP 1.2% 수준
“청구 디지털화로 행정처리비용 감축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26조에 달하는 사회적비용이 교통사고로부터 야기되는 가운데 비용 감축을 위해서는 사고 자체의 감소뿐아니라 사고발생시 처리 비용 감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험사는 보험청구의 디지털화를 통해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고 정부는 사고데이터 기록 및 공유를 위한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9일 보험통계조회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사의 손해액은 14조1000억원으로 지난 10년간 연간 5%씩 증가하고 있다.
또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국내 도로 교통사고 비용(교통사고에 따른 사회적비용)은 국내총생산의 1.2% 수준인 약 2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GDP 대비 교통사고 비용 비중은 미국이 2.1%로 가장 높지만 우리나라도 독일·영국·일본 등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도로교통사고 비용은 물적피해, 인적피해, 사회기관 비용으로 나눠 산출된다. 2022년 사고 비용을 피해종별로 살펴보면 물적피해 45.6%, 인적피해 48%, 사회기관 비용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보험행정비용은 약 5%로, 사회기관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사회기관 비용중 보험행정비용은 2018년 1조1000억원에서 2022년 1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3.4% 증가했다.
보험행정비용은 보험금 청구 처리를 위한 사고 조사 및 피해자와의 화해, 소송 등을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비용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사고로 인한 직접적 대물 및 인적 피해 금액 이외의 행정적 비용을 추정한 수치다.
천지연 연구위원은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논의는 지속되고 있으나 사고조사 및 처리 절차에 따른 비용 감축에 대한 논의는 다소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행정비용 감축을 위한 보험회사 및 정부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보험사는 사고 조사 및 보험 청구 절차의 디지털화를 통해 행정처리비용을 감축할 수 있다. 중국 평안 보험은 자동차 사고 시 초기 보고, 사고 사진 등을 자체 앱에 제출하고 이를 AI로 분석한다. 손해평가 및 문서 처리 등이 자동으로 이뤄져 보험 청구 절차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스마트 자동차 청구 절차를 통해 자동차 사고의 95.5%를 5~10분 내 조사하고, 이 중 30%는 AI 이미지 인식 기술로 손해평가를 완료하며 정확도는 95%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자동차보험 이외의 보험에서도 증권발행, 청구자료 수집, 책임 및 손해평가에서의 수작업을 디지털화해 약 152만 시간을 절약했으며 정확도는 9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메트로마일 보험회사는 머신러닝 기법을 통해 보험청구의 10%를 차지하는 보험사기를 신속하게 발견해 수동으로 확인하는 시간을 크게 감축했다.
아울러 정부는 정확한 사고 조사 및 보험 청구 절차의 디지털화 등을 확대하기 위해 사고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련 데이터를 사고처리 관련 기관과 공유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천 연구위원은 “사고기록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 사고기록장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작년 12월 자동차 사고기록장치 기록 항목이 45개에서 67개로 확대되는 등 자동차 사고분석의 신뢰도 제고 및 안전성 강화를 위한 입법 예고가 있었으나 주요국과 비교하면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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