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는 떠나가는데’…넥슨, 올해도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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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는 떠나가는데’…넥슨, 올해도 웃을 수 있을까?
  • 강수연 기자
  • 승인 2024.04.17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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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액 3조9323억·영업익 1조2516억 원…‘역대 최대’
대표작 메이플스토리 ‘유니온’ 인구수, 3개월 만에 53% 줄어
공정위 “확률형 아이템은 국내 온라인 게임사의 주요 수입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넥슨 홈페이지 내 메이플스토리 화면 캡처. ⓒ사진제공=넥슨 홈페이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넥슨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 코로나 늪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 다만, 안심하긴 이르다. 넥슨의 간판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의 유저가 절반 이상 줄고 있어 향후 실적 향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인다.

17일 메이플스토리의 통계 사이트 메애기(Meaegi)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사이에 약 52.8%의 유저가 떠났다. 지난 1월 4일 51만8163명이었던 메이플스토리의 유니온 인구는 이달 11일 24만4555명으로 떨어졌다. 약 석 달 새 27만3608명이 사라진 것.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의 상당수가 게임을 떠나고 있다.

매애기는 메이플스토리의 유니온 인구수를 집계할 때, 유의미한 활동을 했다고 볼 수 있는 조건을 기준으로 한다. 이 조건은 유니온 랭킹과 캐릭터의 정보를 모두 수집해 △유니온 레벨 △유니온 전투력 △캐릭터의 경험치 △캐릭터의 전투력 등을 비교하고, 이들 간에 차이가 있는 경우 해당 계정을 활동한 것으로 판단해 인구수에 포함한다.

유니온 시스템은 △2차 전직을 완료한 60레벨 이상 캐릭터가 3명 이상이고, 레벨 총합이 500 이상이거나 △5차 전직을 완료한 캐릭터가 1명 이상이어야 한다. 유니온은 게임 내 보유한 캐릭터들로 공격대를 구성해 월드 내 캐릭터들의 능력치를 향상하는 콘텐츠다. 

이를 통해 코인을 획득해 다양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기에 많은 유저들이 이에 매달리게 된다. 즉 매애기 유니온 집계는 게임 내에서 상당한 활동을 한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충성 유저’ 대다수가 빠져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메이플스토리에서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 ‘블랙 큐브’에 대한 정보 조작 논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블랙 큐브’는 유저의 캐릭터가 보유한 장비의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데, 그 효과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넥슨은 블랙 큐브 출시 초기 1.8%였던 등급 상승 확률을 2013년 말 1.4%까지, 2016년에는 1%까지 낮추면서도 이를 유저들에게 공지하지 않았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코리아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인 116억4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큐브 구매에만 1년간 최대 2억8000만 원을 소비한 이용자도 존재했다.

이러한 논란으로 인해 신뢰가 흔들리며 유저들의 이탈이 가속화되자 넥슨은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했던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더 이상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로 인해 업계 안팎에서 넥슨의 2024년 1분기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넥슨 자체적으로도 올해 1분기 실적 악화를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넥슨은 지난 2월 IR 보고서에서 2024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52억~234억 엔으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74%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예상 매출은 971억~1071억 엔으로, 이 또한 14~22% 정도 축소될 것으로 봤다. 앞서 넥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9323억 원과 영업이익 1조2516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일각에서는 넥슨의 흑자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확률형 아이템이 넥슨의 인기 게임에서는 피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확률형 아이템은 유저들의 반복 구매가 불가피하며, ‘FC 온라인’과 같은 게임에서는 특히 두드러진다.

2023년 3월에 시행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넥슨은 홈페이지에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게시하게 됐다. 그러나 FC 온라인의 유저들은 이러한 확률이 현실과 상이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 FC 온라인 유저는 “1000만 원을 현질(현금을 내고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사는 일) 해도 안 되는 게 이 게임(FC 온라인)”이라며 “현질을 하지 않으면 현질한 유저와의 격차가 너무나도 커진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다른 게임과는 달리 신규 고 스탯(능력치) 카드가 매 시즌 계속 꾸준하게 나와서 좋은 팀을 구성해도, 또 다시 현질해서 신상 카드를 쓰고 싶게 (게임을) 만들었다”며 “예를 들어 옛날에 출시된 카드의 능력치 기준이 100이라면, 새로운 카드는 120으로 상승, 같은 선수라도 옛날 카드를 사용하는 유저는 능력치 차이로 새로운 카드를 따라잡지 못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저들 사이에서는 넥슨의 FC 온라인 게임이 ‘확률 극악 게임’이라 불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는 게임사 입장에선 그 만큼 돈이 된다는 얘기가 된다. 즉 확률형 아이템이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

실제 FC 온라인은 게임 인기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PC방 게임 통계서비스 ‘더 로그’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넥슨의 FC 온라인과 서든어택은 점유율 8.87%, 7.19%로 게임 순위 2위와 3위에 올라 있다.

한편, 넥슨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출시 예정작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네오플의 대표 IP인 ‘DNF 유니버스(통칭 DFU)’의 다중 우주 중 하나를 배경으로 하는 PC 및 콘솔 게임으로 지난해 12월 북미 최대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s)’에서 인게임 플레이가 담긴 트레일러를 처음 공개한 뒤 해외 게이머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바 있다.

넥슨 관계자는 “특히 북미 시장을 주력하고 있어, 모바일 게임보단 콘솔 게임에 주력할 것”이라며 “이는 모바일을 출시하는 다른 게임사와 차별점”이라고 언급했다.

담당업무 : IT, 통신, 전기전자 와 항공,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Hakuna mat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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